출처=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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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 수수료 인하에도 불구하고 카드사들이 올해 1분기 실적에서 대체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우리·삼성 등 3개 카드사가 두 자릿수의 당기순이익 증가율을 보였고 7개 전업카드사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5%가량 늘었다.

수수료가 인하 되면서 신용판매 부문 실적에선 부정적 영향을 받았으나, 사업 다각화를 통해 만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올 1월 말부터 적용된 것을 감안했을 때 2분기 실적 하락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롯데, 전년比 순익 81% ↑…우리·삼성도 선전

18일 업계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롯데·하나카드)의 올해 1분기 합산 당기순이익은 7640억원으로 전년 대비 5.3%(408억원) 상승하며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앞서 카드업계는 반복되는 영세·중소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신용판매 부문 적자를 우려했으나, 금융사업 등 ‘비(非) 카드’ 부문에 공을 쏟으며 활로 모색에 나선 효과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롯데카드의 선전에 업계 이목이 쏠린다. 올 1분기 롯데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81% 오른 914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업계 최고 성장률을 냈다. 신판 사업 수익성을 강화하고 금융부문 사업을 확대한 영향이 주효했다는 게 롯데카드 측 설명이다.

우리카드와 삼성카드의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16% 오르며 실적 상승세를 이어갔다. 우리카드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855억원, 삼성카드는 1608억원에 달했다.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1765억원의 순익을 내며 선두자리를 지켰다.

반면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 하나카드의 실적은 뒷걸음질 쳤다. KB국민카드는 신용손실 충당금 전입액 증가 등 요인으로 순익이 1189억원에 그쳤고, 현대카드는 지난해 일회성 요인에 따른 법인세 비용 감소 기저효과가 작용해 769억원 순익에 머물렀다. 이들의 순익 감소율은 각각 16%·4%로 집계됐다.

하나카드는 순익이 25% 가량 줄어들면서 업계 내 가장 큰 순익 감소율을 보였다. 하나카드의 올 1분기 순익은 546억원으로, 특별퇴직과 카드론 취급 한도 하향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호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카드업계…“본업서 이익 못 내”

비교적 양호한 실적으로 곳간 채우기에 성공했지만, 업계 내부에선 “이후의 실적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는 회의적인 의견이 나온다. 금리 인상 움직임에 따라 조달비용이 늘어나고, 수수료 인하로 인해 본업인 신용판매에선 이익이 더욱 쪼그라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1월 31일부터 연매출 30억원 이하의 영세·중소가맹점에 대한 결제 수수료율을 최대 0.3%포인트(p) 인하하기로 했다. 개편방안에 따라 연매출 3억원 이하 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기존 0.8%에서 0.5%로 0.3%포인트 낮아지고 ▲3~5억원 구간 가맹점 1.3%→1.1% ▲5~10억원 구간 가맹점 1.4%→1.25% ▲10~30억원 구간 가맹점 1.6%→1.5% 등으로 인하됐다.

연매출 30억원 이하 신용카드가맹점이 전체 가맹점의 96%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카드업계는 이번 수수료 인하로 인해 연간 5000억원이 넘는 수수료가 줄어들게 됐다. 업계에선 ‘1.5%’ 정도가 신용판매 부문에서 적자를 면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고 보기 때문에 이미 이익을 내기 힘든 상황에 접어들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1분기 실적은 올 1월부터 3월까지의 수치여서 1월 말부터 적용된 카드 수수료 인하 여파가 덜 반영됐을 것”이라며 “수수료 인하로 인해 본업에서 이익을 내기는 사실상 역부족이고, 2분기부터는 비카드 부문에서 이익을 내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