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과 맛집이 만나다 / ‘오페라의 유령’&‘아카사카’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중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19세기 파리 오페라 하우스를 배경으로 오페라 하우스 지하에 숨어 사는 천재음악가 팬텀과 프리마돈나 크리스틴, 그리고 크리스틴을 사랑하는 귀족 청년 라울의 러브 스토리를 담고 있다. 그랜드하얏트서울 지하 1층에 위치한 일식전문점 ‘아카사카’에서는 밥하고 궁합이 잘 맞는 ‘도미조림’과 한국식 입맛에 맞게 재해석한 ‘도시락 정식’을 맛볼 수 있다.

1986년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한 이래 1988년 브로드웨이에 상륙, 1억3000만 명이 관람하며 20여 년 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오페라의 유령>이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25주년 내한공연을 시작했다.

공연은 다양한 볼거리와 훌륭한 음악 그리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까지 삼박자가 완벽하게 어우러져 공연에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흡입력이 있다. 특히 배우들의 뛰어난 가창력과 18인조 오케스트라의 환상적인 연주로 들려주는 주옥같은 명곡들이 더해져 짙은 감동을 남긴다.

공연이후 그랜드하얏트서울로 향했다. 하얏트만이 내뿜는 특유의 야경과 아이스링크장을 보면서 우아한 식사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예약해둔 창가 자리에 앉아 밖을 내다보니 아직 녹지 않는 눈과 한 눈에 보이는 서울 야경이 마음을 탁 트이게 한다. 이 곳의 주방장이 자신 있게 내놓은 추천요리 ‘도미조림’과 ‘도시락 정식’을 주문했다.

먼저 ‘도미조림’은 도미 머리에 우엉, 표고버섯, 연근, 밤, 꽈리고추 등이 함께 들어간 조림 요리다. 조림을 위해 간장, 정종, 물, 설탕, 미림(맛술)을 넣고 15분 정도 졸이면 걸쭉한 느낌의 소스가 완성된다. 여기에 도미 머리와 각종 재료를 넣고 졸이는 방식으로 요리가 제공된다. 큰 그릇에 도미 머리가 통째로 들어가 있어 푸짐함을 자랑하며, ‘어두육미(魚頭肉尾)’라는 말이 있듯이 머리에 많은 살이 쫄깃하게 씹힌다. 일본에서는 도미의 머리를 이용한 요리가 상대방을 대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게 ‘아카사카’ 와타나베 케이이치 주방장의 설명이다.

일본 요리 자체가 달고, 짠 맛이 나기 때문에 밥하고 함께 먹어야 한다. 밥 한 술과 함께 도미 머리의 두툼한 살을 떼어서 소스에 살짝 찍어서 먹으면 궁합이 좋고 한국인의 입맛에도 맞는다. 연근과 우엉, 표고버섯 등도 쫄깃하게 씹히는 식감이 좋다.

‘도시락 정식’은 일본을 대표하는 스시와 각종 튀김, 조림 등 다양한 메뉴가 조금씩 나와 여러가지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런치시간에만 제공되는 이 메뉴는 비즈니스 자리에서 손님들을 대접할 때 부담 없지만 고급스럽게 대접할 수 있는 요리 중 하나 아닌가 싶다.

먼저 스시 등 차갑게 먹을 수 있는 음식 위주로 도시락이 제공된다. 그 중에서 굴을 스팀에 찐 요리가 나오는데 그 위에는 초고추장, 양파, 깨 등을 믹스한 양념이 있어 느끼하지 않으면서도 담백하다. 또한 노른자도 함께 나오는데 이는 초고추장이 매울 수 있어 매운 맛을 미화 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게 와타나베 케이이치 주방장의 설명이다. 담백하면서도 약간의 매콤함이 가미돼 있어 누구나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맛이다.

하얀새우 위에 가쓰오 생선 알을 더한 요리도 있다. 우리가 알던 쫀득한 느낌의 새우살 보다 조금 더 부드러우며 생선 알의 짭쪼름한 맛 덕분에 적당한 간이 돼있어 자꾸 젓가락이 가게 한다. 여기에 새우, 토란, 문어, 간장 소스로 졸인 관자, 양갱 등 다양한 해산물 요리를 하나의 접시에 집약해서 내놓는다. 특히 어묵을 갈아서 굴을 넣고 찜 요리를 한 생선어묵은 부드러운 두부에 굴이 씹혀 오묘한 맛을 낸다. 사시미로는 참치등살, 방어, 광어가 나온다.

첫 번째 도시락을 먹고 나면 두 번째로 오리고기, 가지 대파를 조린 것과 삼치구이, 튀김이 제공된다. 가지는 부드럽고 오리고기는 씹히는 맛이 있다. 소스는 앞서 먹었던 도미조림보다 덜 걸쭉한 느낌이다. 삼치구이와 참치에다가 초고추장을 버무린 요리도 나온다. 여기에 새우, 전복, 표고버섯, 피망을 튀긴 튀김 요리로 마무리를 할 수 있다.

‘도시락 정식’은 차가운 음식을 먼저 먹게 하고, 이후에 뜨거운 음식을 따뜻하게 먹을 수 있게 두 번에 나눠서 나온다. 일본 요리지만 초고추장에 묻힌 굴이나 참치회처럼 중간에 한국적인 맛을 가미해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다.

<오페라의 유령>

장소: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공연일정: 2012년12월7일~2013년2월28일

평일 오후8시(1월 30일 오후3시, 오후8시 2회 공연)/토·일·공휴일 오후2시, 오후7시

(12월 25일, 1월 6일 오후3시 공연 1회/ 2월 10일 오후6시 공연 1회)

줄거리: 19세기 프랑스 파리 오페라하우스를 배경으로 흉측한 얼굴을 마스크로 가린 채 오페라하우스 지하에 숨어 사는 천재 음악가 팬텀과 프리마돈나 크리스틴, 그리고 크리스틴을 사랑하는 귀족 청년 라울의 러브 스토리를 담고 있다.

추천메뉴: ‘도미조림’ 6만4900원, ‘도시락 정식’ 7만원3100원

위치: 서울 용산구 한남동 747-7번지 그랜드하얏트서울 지하1층

문의: 02)799-81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