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담뺑덕’ 주인공 심학규(정우성 분)는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에 시달리다, 결국 시력을 잃게 됩니다. 심학규 시야를 흐리게 한 장본인은 ‘황반변성’입니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심학규는 디지털 기기 사용빈도가 높은데다, 평소 당뇨질환도 앓고 있었습니다. 빈번한 음주와 흡연도 즐겨하는 캐릭터였죠.  당뇨와 음주, 흡연은 황반변성을 위험을 더욱 높이는 요인으로 분류됩니다.

시야흐림 현상은 나이가 들면 찾아오는 ‘노안’ 정도로 가볍게 여길 수 있지만 시력을 잃을 수도 있는 무서운 인질환입니다. 황반변성은 당뇨망막병증, 녹내장과 함꼐 한국 3대 실명 질환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노안 증상과 혼동해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황반변성, 조기 발견‧조기 치료 중요

황반변성은 눈의 안쪽 망막의 중심부에 물체를 선명하게 볼 수 있게 해주는 신경조직인 황반부에 변성이 일어나는 질환입니다. 황반변성을 앓게되면 시력이 감소하거나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는 증상(변시증)들이 일어나게 됩니다. 황반변성은 크게 건성(비삼출성)과 습성(삼출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습성 황반변성의 경우 시력저하에 크게 영향을 미치며 그대로 방치할 경우 실명에 이르기도 합니다.

건성 황반변성은 노화로 망막에 노폐물이 쌓이면서 노란 반점이 망막과 맥락막에 생길 수 있는 질환입니다. 증상 진행이 느리고 초반에는 증상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습성은 황반 속 시신경과 시세포가 죽으면서 망막에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하는 맥락막에 비정상적인 신생 혈관이 자라는 것을 뜻합니다. 이 신생 혈관이 혈관층을 벗어나 망막까지 이르면 망막세포를 파괴하고 출혈을 일으켜 결국 실명할 수도 있게 됩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40세 이상에서 눈 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 중 노인성 황반변성 비중은 13.4%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를 보면 2020년 황반변성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만1367명으로 2016년 14만5018명보다 40% 가량 급증했습니다. 황반변성은 대표적인 노년기 질환으로 예전에는 70대 이상에서 주로 발병했지만 최근에는 50~60대 중년 환자가 늘어나면서 전체 환자의 40% 규모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황반변성은 고령자와 흡연자, 고혈압‧심혈관계 질환자, 고콜레스테롤혈증 보유자, 항산화제 섭취량이 부족한 사람, 가족력이 있는 사람 등에게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황반변성은 대개 나이가 들어가면서 급격하게 발병률이 증가합니다. 흡연을 할 시 흡연을 하지 않는 경우보다 2.2배 유병률이 높습니다. 고혈압‧심혈관계 질환자는 황반변성 위험도가 45% 증가합니다. 서구식 고열량 식습관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황반변성이 의심되면 안과에서 시력과 안압 측정을 통해 시력을 확인하고 눈의 전안부(前眼部)를 확인하는 세극등 검사, 이후 빛간섭단층촬영술(OCT), 안저(眼底) 검사, 시야 검사를 통해 진단을 할 수 있습니다.

황반변성이 생기면 치료해도 이미 손상된 세포를 되살릴 길은 없습니다. 그러나 다른 질병과 같이 조기 진단해 치료하고 잘 관리하면 시력 저하 속도를 늦출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예방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40대부터 발병률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므로 1년에 한 번 정도 안과를 찾아 정기검사를 통해 병을 발견한 후 적절히 치료하면 병 진행을 늦출 수 있습니다.

황반변성이 생기는 망막과 맥락막 조직은 우리 몸에서 단위 체적당 가장 왕성한 혈액이 흐르는 조직입니다. 활동이 많은 만큼, 산화 스트레스도 많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노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눈에서 발생하는 산화 스트레스를 막는 것이 중요합니다. 산화 스트레스를 막기 위해서는 항산화 물질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섭취하면 좋습니다.

 

황반변성 등 안구질환 시밀러 개발 속도

황반변성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의사의 판단에 따라 다양한 의약품이 활용될 수 있습니다. 유명한 약 중 하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개발한 미국 리제네론의 ‘아일리아(성분 애플리버셉트)’입니다. 아일리아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매출 93억8470억달러(약 11조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대개 단일 품목으로 연매출 1조원 이상을 기록하는 약은 ‘블록버스터’라고 불립니다.

우리나라의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연구개발(R&D)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알테오젠 등이 있습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0년 6월부터 우리나라 등 총 10개국에서 습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 환자 449명을 대상으로 ‘SB15(성분 애플리버셉트)’ 임상 3상을 진행해 최근 종료했습니다. 셀트리온은 최근 ‘CT-P42(성분 애플리버셉트)’ 임상 3상 환자모집을 마치고 시험 마무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독일, 스페인 등 총 13개국에서 개시된 임상 3상은 당뇨병성 황반부종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알테오젠은 ‘ALT-L9(성분 애플리버셉트)’의 프리필드시린지(사전 충전 주사) 제형으로 특허협력조약(PCT) 출원을 완료했습니다. 프리필드시린지는 1회 투약량에 맞춰 제작되는 모양입니다. 유리병(바이알)에 담긴 치료제를 주사기로 뽑아 소분할 필요가 없어 의료진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오염으로 인한 감염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경쟁력 있는 안구질환 바이오시밀러가 곧 출시되면 환자 의료비 부담을 낮출 수 있어 더 많은 환자가 치료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