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적, 훈훈한가요? 

“정말 힘든 한 해였어요.” 유통업체들은 하나같이 경제 불황으로 인해 고달픈 2012년을 보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그러나 장기화되는 불황이란 상황에 적응해 나가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저마다 고군분투한 결과는 괜찮은 편이다. 이만하면 2013년 유통업계, 희망을 발견할 수도 있을 듯싶다.
올해 유통가는 어떤 모습으로 2012년을 마무리할까. 그래서 유통업체 홍보팀 직원들에게 물었다. 경기 및 소비 침체로 힘든 한해를 보낸 소감과 더불어 백화점, 홈쇼핑을 비롯해 패션, 화장품, 식품, 주류 등 각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들의 올해 성과와 내년 계획을. 2012년 유통업계의 ‘송년’ 스타일을 살펴보고 2013년 ‘흥행’ 스타일도 예측해 보자.

GS샵 태국 홈쇼핑 방송 장면

롯데백화점 김근수 과장 “올 한해는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온 극심한 소비침체에 백화점 업계가 적응을 해나간 분위기였습니다. 그래서 연말 겨울시즌에 들어서는 매출 실적이 양호한 편이에요. 하지만 이러한 소비침체를 장기적 관점에서 보고 고객의 소비행태 변화와 연관지어 생각해야 합니다. 롯데백화점은 아울렛 및 프리미엄 온라인 쇼핑몰 등 유통채널을 다각화하고 해외로도 눈을 돌렸어요.

중국에 텐진 문화중심점을 지난 9월 성공적으로 오픈시켰고요. 현재의 경제 위기는 글로벌 경기 침체라는 대외적인 원인 외에도 국내 소비자 및 기업에 만연해 있는 불확실성의 팽배가 중요한 원인이라고 생각해요. 새해에는 이러한 불신이 말끔히 사라져서 소비는 진작되고 기업 투자는 확대돼 선순환의 경제흐름이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백화점 업계는 내년에도 소비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고객 취향을 고려한 다양한 형태의 상품과 마케팅을 실시함으로써 올해보다는 소폭 개선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2013년 롯데백화점은 보다 다양해지고 급변하는 고객의 욕구에 부합되도록 여러 실험적·혁신적인 형태의 편집매장 및 상품을 지속적으로 제안할 예정이다. 또 젊고 패션 부문이 강한 백화점으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 운영) 홍순철 과장 “장기불황 탓에 소비자들의 지갑이 더욱 얇아졌습니다. 그래서 유통업체들은 할인 이벤트와 기획 상품들을 다양하게 내놓는가 하면, 저렴한 가격대의 고품질 상품을 개발하는 등 소비에 움츠린 고객들을 공략하기 위해 애를 많이 쓴 한 해였어요.

이베이코리아의 경우도 G마켓의 ‘굿 시리즈’, 옥션의 ‘올킬 시리즈’와 같이 유통 마진을 대폭 줄인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기존 상품에 파격적인 할인을 적용한 제품들을 선보여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내년 역시 불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힘든 한 해가 될 듯합니다. 미국의 재정절벽, 유로존 위기 등 불확실한 세계경제 요소가 모두 해결돼 국내 경기가 확 살아나기를 바랍니다.”

▶G마켓은 올 초부터 특정 제품에 파격적인 할인 폭을 적용해 한정 판매하는 코너 ‘굿시리즈’를 운영해 오고 있다. TV, 소파, 자전거, 비데 등 다채로운 제품들을 선보이며 반값 열풍을 주도했다. TV·태블릿PC·모니터 등 전자제품에서부터 식품·유아용품·패션 등의 상품군을 출시하고 있는 옥션의 올킬 시리즈도 마찬가지다.

이외에도 생필품이나 식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G마켓 ‘마트온’ 서비스, 사무용품 구매에 편리한 중소사업자 대상의 B2B 전문몰 ‘비즈온’ 서비스에 이어 중소상인 해외수출 시스템(GEP) 서비스도 론칭했다. 이베이코리아는 올 한해 이러한 활동을 통해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 불황 속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앞으로도 불황에 따른 새로운 소비 패턴을 주도하는 데 노력하면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모바일 쇼핑 서비스에도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GS샵 황규란 차장 “올해 홈쇼핑은 불황으로 인해 오히려 빛을 본 분야예요. 아마도 유통업계 중 가장 맑은 날씨를 보였을 겁니다. 극심한 불황에 소비자들은 상품 가격대가 비싼 백화점 찾기를 꺼렸고 대형마트는 휴일 영업 규제로 어려운 한 해를 보냈으니까요. 반면 외환위기 때 가장 큰 성장을 보이며 불황에 강한 모습을 보였던 홈쇼핑은 이번에도 기회로 삼아 성장을 이어갔어요.

2012년 홈쇼핑 업계를 이끌었던 화두는 ‘패션’이었습니다. 백화점 입점 브랜드와 디자이너를 끌어들여 고품질의 의류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대로 선보였고, 백화점 소비를 줄인 고객들이 홈쇼핑으로 눈을 돌리며 큰 호응을 이끌어낸 거죠. 예전엔 홈쇼핑이 백화점보다 수준이 좀 떨어진다는 인식이 많았지만 올해는 좋은 품질의 상품을 실속 있게 구매할 수 있는 (유통) 채널이란 이미지를 깊이 각인시키게 된 한해였습니다.”

▶2010년 홈쇼핑 업계 처음으로 취급고 2조원을 돌파한 GS샵은 불황을 기회 삼아 성장에 탄력을 받으며 올해 3조원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내년에도 불황과 저성장 시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치소비에 눈을 뜬 소비자들이 당분간 홈쇼핑을 더욱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서 아시아 시장을 석권하고 이를 발판으로 명실상부한 세계 1위 온라인 유통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그려놨다.

지난해 국내 대형 유통업체로는 최초로 태국에 진출한 데 이어 올 2월에 베트남, 4월 중국, 7월 인도네시아 등 3개국에 잇따라 진출하며 해외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간 해외 사업을 전개하는 국가에 총 540만 달러(약 60억원) 규모의 중소 협력회사 상품을 수출, 최근엔 ‘무역의 날’ 행사(한국무역협회 주최·지식경제부 후원)에서 ‘500만불 수출의 탑’도 수상했다. 올해 말까지 1000만 달러(약 109억원) 수출을 예상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해외 사업을 더욱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BGF리테일의 편의점 'CU'.

BGF리테일(CU 운영) 연정욱 팀장 “올해도 열심히 뛰어 왔으니 아쉬운 점은 없어요. 기존의 외국 브랜드에서 국내 독자브랜드로의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며 새로운 성장 발판을 마련했으니 매우 뿌듯하고 보람찬 한 해였어요. 국내 1위 프랜차이즈 업체로서의 자부심과 사명감을 느끼며 앞으로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대한민국 편의점 브랜드가 될 거란 생각을 해봅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한 응집력과 집중력을 보여준 모든 임직원들에게 존경과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내년에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형국입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존 편의점 반경 250미터 이내에는 같은 브랜드로 새 가맹점을 내지 못하도록 하는 모범거래 기준을 마련했고… 장기 불황과 경제민주화에 따른 시장의 변화들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내년 경영 활동에 매우 조심스러운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BGF리테일도 내년엔 보다 내실 있는 사업 전개를 해나가려 합니다.”

▶국내 1위 편의점 ‘훼미리마트’는 지난 8월 ‘CU(씨유)’라는 독자 브랜드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일본 훼미리마트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지 22년 만에 ‘21세기 한국형 편의점’으로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한 한해였다. 한국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원두커피, 어묵, 도넛, 떡볶이와 같이 간단한 먹을거리들을 판매하기 위한 전용 진열대인 ‘아일랜드 카운터’를 설치하고 저렴하면서도 괜찮은 품질의 상품을 찾는 고객을 위해 PB(자체 브랜드) 상품 구성도 대폭 확대했다.

유통업계로는 최고 적립률을 내세운 ‘CU멤버십 카드’도 선보이는 등 새로운 가치 창출에 집중하며 국내는 물론 해외로의 도약을 목표로 달려 나가는 중이다. 훼미리마트를 운영하던 보광훼미리마트도 회사 이름을 BGF리테일로 바꿨다. 이번 변신을 발판으로 국내에서 축적된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경쟁력 삼아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하는 편의점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이랜드 허승재 차장 “세계 경기의 회복세가 여전히 가시화 되지 않고 있어 아쉽습니다. 유럽 등 외부 변수가 빨리 개선돼 국내 소비가 되살아났으면 하는데…. 최근 몇 년간 시장 및 업계 분위기는 다소 침체된 것이 사실이지만, 다행히 이랜드의 경우 중국에서의 성장세로 인해 전체적으로 경쟁사들 보다는 좋은 결과로 2012년이 마무리 될 거라고 기대됩니다.

특히 올해의 성과라고 한다면 중국에서 매출 2조원을 넘기게 된 것이죠. 내년에도 경기가 나아지진 않을 거예요. 그래서 이랜드 특유의 스피드와 수익 경영으로 어려운 국내·외 시장을 개척해 갈 생각입니다. 성장 동력인 M&A(인수·합병)를 통해 그룹의 성장전략에 보탬이 되는 좋은 성공 사례가 많이 나오기를 바랍니다.”

▶이랜드가 달성한 중국 매출은 올해 2조원 정도다. 국내 패션부문 매출(1조8000억원 예상)을 처음 뛰어 넘는 고속 성장이다. 내년에는 이보다 30% 많은 2조6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고배를 마신 중국 시장에서 성공한 비결은 ‘중국기업화’라고 할 만큼 철저한 현지화에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랜드는 2016년까지 중국에서 연 매출 10조원 시대를 연다는 목표를 잡았다. 세계적인 불황 속에서 적극적인 사업 확장을 통해 중국 내 매출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기존 강세인 패션에서 외식, 레저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기존 백화점 중심 영업에서 쇼핑몰과 대형 종합 스트리트숍 등으로 판매망도 다변화할 계획이다. 또 글로벌 브랜드들과의 제휴도 확대할 방침이다. 실제로 이랜드는 최근 나이키골프, 게스 진·잡화·이너웨어, 랭글러 등과 잇달아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아울러 지난 12일 상하이에서 패밀리 레스토랑 애슐리 1, 2호점을 오픈하는 등 2016년까지 대도시의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애슐리 매장 200개, 카페루고(커피전문점) 매장 1000개를 열고 연매출 3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아모레퍼시픽 '아리따움'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

아모레퍼시픽 이희복 팀장“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올 3분기 매출이 14% 증가했어요. 신제품 판매 호조세가 지속되는 데다 적극적인 해외사업 확대로 모든 사업 부문이 높은 성장을 한 것으로 봅니다. 특히 생활용품 및 녹차(MC&S), 국내 화장품 부문의 수익성이 개선된 게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어요. 아모레퍼시픽 주요 부문의 매출 성장세를 살펴보면 국내 화장품 부문이 4858억원의 매출을 거둬 13%, 해외 화장품 부문은 1076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41% 성장했습니다. 1399억원 매출을 올린 MC&S 부문도 19%나 성장했죠. 불황임에도 이만하면 올해 견고한 성장을 지속한 셈입니다.”

▶올해 아모레퍼시픽의 국내 화장품 사업은 방문판매 경로에서 ‘헤라 UV 미스트 쿠션’ 등의 혁신 제품 판매 확대와 아모레 카운슬러 증모(增募) 효과로 성장세를 가속화하고 있다. 면세점  경로에서는 추석 시즌 외국인 관광객의 구매 증가와 더불어 ‘라네즈 워터뱅크에센스’ ‘슬리핑팩’ 등 주요 브랜드의 히트 상품 판매가 좋은 실적을 거뒀다. 시판(아리따움) 경로에서도 ‘한율 율려원액’ ‘아이오페 바이오에센스’ 등의 판매가 증가했다.

온라인 역시 홈쇼핑 내 아이오페 에어쿠션 방송 편성 확대, 직영몰, 백화점 닷컴 사이트 내에서의 판매 성적이 좋았다. 중국 및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일본, 미국 등 해외 사업에서 고르게 성과를 올린 점도 주목할 만했다. 특히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등 주요 아시아 국가에서 매출이 크게 성장한 점은 고무적이다. 아직 내년 사업 전략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SPC '파리바게뜨' 싱가포르 1호점

SPC 현주엽 차장 “올 한 해 국내 시장 분위기는 정말 안 좋았습니다. 불황이 장기화 되다 보니 이젠 사람들이 빵도 잘 안 먹으려 해요. 제빵사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분류하려 하고, 올 4월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빵집 간 거리를 제한하는 모범거래기준을 내놓기도 했잖아요. 국내 파리바게뜨 매장 출점 속도가 크게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죠.

게다가 내년부터는 경제민주화 바람으로 기업 경영활동이 더 위축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고요. 내년도 쉽진 않을 것 같아요. 국내시장은 원가 절감 등에 신경 쓰고 해외 사업을 더 열심히 할 계획이에요. 올 한 해 두드러진 성과 역시 글로벌 진출이었거든요.”

▶‘파리바게뜨’라는 브랜드로 잘 알려진 SPC그룹은 중국 전역에서 베이커리 한류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3월 베트남 호치민에 글로벌 100호점 개점과 함께 올해 ‘2020 글로벌 전략’을 내걸었다. 2020년까지 후발주자들이 감히 넘볼 수 없는 세계 1위의 제과제빵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것이다. 파리바게뜨가 성공적인 글로벌 사업을 펼치며 100호점을 돌파한 요인으로 이 회사는 ‘맛과 현지화’를 꼽았다.

현지 고객의 입맛에 맞는 맛있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전략이라는 것. 9월에는 싱가포르에 첫 점포를 열었으며 내년에는 인도, 중동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2015년까지 20개 나라에 1000개의 매장을 만들어 해외 매출만 7000억원을 올리고, 2020년까지는 매장 수를 60개국 3000개로 늘릴 계획이다.

 

대상 권용석 팀장 “올해 식품업계는 고전의 한 해였습니다. 미국과 유럽 등 국제 경제의 침체로 인한 내수 경제 압박 때문에 소비심리가 위축됨에도 불구하고 물가는 지속적으로 인상되는 불균형 현상을 보였어요. 특히 밀가루, 옥수수, 설탕 등 국제 곡물가의 급격한 인상은 국내 식품 업체들에게는 이익 보전은 기대할 수도 없이 손실을 떠안아야 하는 부담으로 작용했죠.

하지만 대상의 경우에는 다행히도 2009년부터 주요 식품의 원재료를 밀가루에서 쌀로 전환해 그나마 국제 곡물가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이익률 감소를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었습니다. 4년째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생산공급망관리(SCM)를 통해 재고손실률도 줄였고요. 계열사 실적 개선을 통한 영업외손실 감소 등의 요인들이 전반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를 달성하는데 기여했다고 생각됩니다.”

▶올해 대상은 브랜드 호감도나 주요 제품의 재구매율 등의 기록들이 안정된 상승 곡선을 유지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국내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홍초’, 원재료를 밀가루에서 우리쌀로 바꿔 사랑을 받고 있는 ‘순창고추장’, 프리미엄 카레 시장을 개척한 ‘카레여왕’처럼 보다 차별화된 제품 개발로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내년도 세계 경제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상은 위기대응력을 강화하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가시성을 확보하는데 전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글로벌화·차별화된 제품 개발과 바이오 등 소재 산업 육성으로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구상.

 

CJ푸드빌 '빕스' 중국 1호점

CJ푸드빌 황재규 과장 “올해 성과요? CJ푸드빌의 해외 매장이 100개를 넘어섰답니다. 지난 9월 중국 베이징 리두 지역에 글로벌 100호점이자 ‘CJ푸드월드’의 첫 해외 매장을 열었어요. 2004년 미국에 ‘뚜레쥬르’ 매장을 열어 첫 해외 진출에 나선 지 8년 만입니다. 해외 진출을 통해 이렇게 세계로 죽죽 뻗어나가고 있다는 점을 가장 손꼽고 싶네요.

CJ푸드월드는 자체 개발한 토종 프리미엄 스테이크 하우스 ‘빕스’와 디저트 카페 ‘투썸’ ‘뚜레쥬르’ ‘비비고’ 등 CJ푸드빌의 식품·외식 브랜드가 모인 복합 외식문화 체험 공간이에요. 대표 브랜드들이 동시에 진출한 것이기 때문에 한국의 외식 문화 전파에 그 의미가 더 크다고 볼 수 있죠. 그동안 자체 육성해온 토종 멀티브랜드를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로 오픈하고 있어 출점 속도가 매우 빠른 것도 특징입니다.”

▶CJ푸드빌은 올해에만 영국 런던을 비롯해 13억 인구의 중국 수도 북경, 세계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지인 미국 베버리힐스 등 세계에서 가장 트렌디하고 경제적으로 중요한 도시들을 중심으로 한식의 영향력을 점차 확대시켜 나가고 있다. 특히 유럽에 한국 외식 브랜드가 진출하기는 이번이 처음. 비빔밥을 주 테마로 한 비비고의 진출은 북미 지역의 미국 LA, 아시아 중국 베이징, 싱가포르에 이은 것으로 전 세계 케이푸드(K-Food) 진출의 거점을 마련했다.

최근 글로벌 100호점으로 CJ푸드월드를 중국에 성공적으로 론칭한 데 이어 중국의 대표적인 부동산 기업 소호차이나와 손잡고 베이징 천안문 인근 첸먼 거리에 CJ푸드월드 2호점을 선보일 계획을 발표, 글로벌 진출의 폭을 한층 넓히고 있다. 올 연말까지 목표로 하는 매장 수는 약 150호점이다.

 

오비맥주 이은아 차장 “올해는 초반부터 시장점유율에서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뒀어요. 지난 12일에는 주류업계 첫 ‘1억 달러 수출’을 달성했습니다. 국산 맥주의 해외 수출이 해마다 느는 건, 그만큼 우리의 맥주 제조 기술력과 품질관리 능력을 국제무대에서 인정받는다는 거죠. 최근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한국 맥주는 북한 대동강 맥주보다 맛없다’는 기사를 내놔 이슈가 된 적 있어요.

국산 맥주 맛이 밍밍하다고 혹평했는데 맥주 업계 입장에서는 상당히 자존심 상하고 기분이 나쁩니다. 맛의 평가는 개인 취향에 따라 달라지는 건데…. 내년부터 주류 정책 규제가 강화된다는 점이 우려스럽습니다. 주류 광고를 찍을 때 맥주 마시는 장면을 넣지 못하게 해서 마케팅팀에서도 난감해 해요. 보다 다양한 마케팅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가뜩이나 침체된 시장이 더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 같아요.”

▶지난해 말, 만년 2위인 오비맥주가 하이트진로를 제치고 맥주시장의 정상 자리에 복귀했을 때만 해도 ‘일시적 현상’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지난해까지 박빙의 승부였다면 올해 들어서는 1·2위 간의 격차가 현저히 벌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오비맥주는 최근 한국무역협회로부터 제49회 무역의 날 기념 ‘1억불 수출탑’을 수상했다.

국내 주류업체 중 연간 수출 규모가 1억 달러를 돌파해 수출탑을 받는 것은 오비맥주가 처음이다. 몽골의 수입 프리미엄 맥주 부문에서 1위를 기록한 ‘카스’를 비롯해 홍콩 시장점유율 1위인 ‘블루걸’,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의 ‘데스터’ 등 전 세계 30개국에 40여종의 맥주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내년엔 신제품도 출시하고 더욱 다양한 포트폴리오의 맥주를 공급할 계획이다.

 

CJ GLS 이동수 부장 “2012년은 경기 침체와 고유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서울시·경기도가 ‘자가용 화물자동차 신고포상금제(카파라치)’ 단속 시행 방침을 밝히며 ‘택배 대란’이 우려되는 상황이 벌어지는 등 업계 전반적으로 어려움이 많았던 한 해로 평가하고 있어요. CJ GLS는 올해 고객서비스 혁신을 강조하며 고객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5초 더쓰기 운동, 택배기사 사칭 범죄예방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한국서비스품질우수기업 인증과 소비자중심경영(CCM) 인증을 획득했고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주관하는 ‘고객이 가장 추천하는 기업(KNPS)’ 택배부문 1위로도 선정됐죠. CS(고객 만족) 분야에서 큰 성과를 거둔 한 해였습니다.”

▶불황이 장기화되고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물류업계는 내년에도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단, 고물가로 인해 가격이 저렴한 온라인쇼핑몰 등을 이용하는 경향이 더욱 두드러지면서 택배시장은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CJ GLS는 국내 시장에서는 내실을 다지는 경영에 집중하고, 해외 시장에서는 공격적인 확대 전략을 펴 나갈 방침이다.

12개국 25개 법인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더욱 확대하고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해 ‘2020년 글로벌 Top 5 물류기업’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한 기반을 구축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또한 내년께 예정돼 있는 CJ대한통운과의 내실 있는 합병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내년 소매유통업, 실질성장률 0%대

경기불황 등의 여파로 내년 소매유통업의 실질성장률이 0%대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 최근 유통업체 최고경영자(CEO)와 학계·관련 단체 유통전문가 80명을 대상으로 ‘2013년 소매유통업 전망’을 조사한 결과, 내년 소매시장 규모가 올해보다 3.2% 늘어난 240조원으로 예측됐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소매시장 성장률로 추정된 4.2%보다 1.0%포인트 낮은 수치로,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때 실질성장률은 제로에 가깝다는 게 대한상의 설명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국내경기 둔화, 가계부채 증가, 대형유통점 규제강화 등에 대한 우려가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3%대에 가까운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성장률은 0%대에 그칠 것이란 얘기다.

내년 유통업계 핵심이슈는 ‘대형점 규제강화’(25.6%), ‘대·중소유통 상생협력’(12.2%), ‘유통기업간 경쟁심화’(10.9%), ‘대·중소유통 갈등심화’(10.3%), ‘공정거래’(10.3%) ‘신업태·신포맷 개발’(7.7%), ‘중소유통 경쟁력 강화’(5.8%), ‘유통구조 개선’(5.1%) 순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내년 세계경제 불황이 예상되고 국내 1~2인 가구비중이 증가하면서 소량 구매 소비 경향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통업체들이 저가상품 라인확대 등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며, 내수시장에 안주하기보다는 해외시장을 공략해야만 불황을 타개할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