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뙤약볕이 내리쬐는 레이싱 경기장. 우렁찬 자동차 굉음과 환호하는 관중들이 뒤섞인 이곳에서 가장 화려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존재는 아이러니하게도 차가 아니라 레이싱모델이다.

자동차 마니아들이라면 눈이 번쩍 뜨이는 모터쇼 현장에서도 오히려 차보다 레이싱모델들이 가장 많은 플래시 세례를 받는다. 그러나 정상급 레이싱모델을 하다가 과감히 이런 것들을 뒤로하고 대학 강단에 선 인물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바로 경력 10년차 레이싱모델에서 대덕대학의 교수로 임용된 강현주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강 교수는 현재 대덕대학 엔터테인먼트 학과에서 방송 실무를 바탕으로 한 방송매너와 모델학과에서는 발상과 표현을 가르치고 있다.

오윤아나 김시향처럼 연예계 진출을 마다하고 강단에 선 이유에 대해 강 교수는 “노하우를 바탕으로 저보다 나은 후배를 양성하는 것이 오히려 더 좋은 미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늘 해왔다”며 “제 자신이 연예인이 될 수 있었다 하더라도 현재 지금 저의 모습에 더없이 만족하고 앞으로 학생들에게 더 좋은 스승으로 자리매김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대학 내의 엔터테인먼트 관련 교육에 대해서도 뚜렷한 소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과거에는 기존 문화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지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영역이 전부였지만 지금은 사회적, 문화적인 트렌드를 만들어가는 선두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제는 이 분야에도 최대한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시스템을 리뷰하고 체계화한 이론을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레이싱모델 출신들의 강점에 대해서는 단연코 홍보 효과를 으뜸으로 꼽았다. 강 교수는 “연예인으로 시작한다는 것은 많은 어려움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자신에 대한 홍보다”며 “그러나 레이싱모델은 사진동호회 분들이나 레이싱모델을 좋아하는 팬클럽 분들이 인터넷을 통해 굉장한 홍보를 해주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큰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레이싱모델 출신답게 특징을 잘 파악하고 있는 대목이었다.
강 교수는 “현재는 엔터테인먼트학과와 모델학과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지만 몇 년 후에는 레이싱모델학과를 개설하여 더욱 전문적인 분야로서의 레이싱모델을 양성하고 싶다”며 “좀 더 전문적이고 좀 더 독창적인 레이싱모델을 양성하여 우리나라만이 가질 수 있는 모터스포츠계의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게 제 꿈”이라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안승현 기자 zirokoo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