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은 미신에 약한 편이다. 특히 지난 12월 21일 종말론을 믿는 중국인들은 많았다. 이에 따라 사재기로 물품을 비축하는가 하면 생애 마지막 온정을 베풀겠다는 사람도 나왔다. 반면 사회적 불만을 표출하는 계기로 삼은 이들도 있었다.

 

사진: 연합

 

마야달력의 마지막 날인 2012년 12월 21일 지구가 멸망한다는 종말론으로 인해 세계 각국에서 이를 믿는 사람들의 다양한 행동이 눈길을 끄는 가운데 유독 중국인들이 종말론에 심취해서 중국 정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쓰촨성의 샹리우와 롱창지역에서는 온라인으로 지구 종말이 다가오고 있으며 3일간의 암흑이 지속될 것이라는 루머가 퍼지자 사람들이 앞 다투어 양초와 성냥 사재기에 나서 이들 제품이 매진되는 기현상을 나타냈다. 쳉두에서는 종말론을 믿는 정보통신기업 관리자가 자신의 부하 직원들에게 생의 마지막을 가족들과 같이 할 수 있도록 휴가를 내주기도 했다.

지구의 종말이 다가오기 전에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는 예비 부부들과 연인들은 결혼을 서둘렀다. 허베이, 광조우, 시안, 상하이 등의 도시에서는 지구 종말이 온다는 21일까지 결혼신고가 밀려들기도 했다.

생의 마지막에 온정을 베풀려는 시도도 있었다. 난징의 50대 여성은 시가 5억원의 아파트를 담보로 1억7000만원을 대출받고 지인들로부터 1200만원을 빌렸다. 삶의 마지막에서 고아들을 위해 기부하고 싶었다는 이 여성은 종말이 21일에 온다고 굳게 믿고 돈을 빌리면서 25일에 갚겠다고 약속했다가 뒤늦게 이를 알게 된 가족들과 충돌을 겪기도 했다.

신장 지역에서는 지구의 종말에 자신의 집이 물에 잠길 것이라고 믿은 한 남성이 전 재산인 1억7000만원을 털어 넣어서 현대판 노아의 방주를 지었다. 건설회사에 다녔던 그는 2년 전 방주를 짓기 시작했으나 돈이 모자라서 완성하지는 못한 상태이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지구 종말 시에 노아의 방주에 탈 수 있는 입장권이 불티나게 팔렸다. 지구 종말을 다룬 영화 2012에서 노아의 방주 탑승 장소가 티벳이었던 관계로 온라인에서 팔리는 이 입장권에는 티벳어로 날짜와 탑승 시간이 적혀 있다.

양초 사재기나 결혼 서두르기 정도는 종말론을 믿는 사람들의 애교로나 치부할 수 있지만 일부 심취한 종말론자들은 폭력적 성향을 나타내기도 했다. 12월 중순께 허난성의 한 시골 초등학교에서는 지구가 곧 멸망한다는 이야기를 굳게 믿은 한 30대 남성이 학교 정문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칼로 무차별 공격을 해서 23명의 어린 학생들과 초등학교 인근 주민 등 총 24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오랫동안 간질을 앓아온 이 30대 남성은 아들의 외출을 원치 않은 부모에 의해서 집에 갇혀 지내왔는데 종말이 다가온다는 말에 부모를 때리고 집을 탈출해 범죄를 저질렀다.

특히 중국의 종말론자들은 공산당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정치적 선동으로 이어지면서 중국 정부가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사회 불안을 조장하는 종말론 유포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서 최근 7개 성에서 93명이 종말론을 퍼뜨린 혐의로 구류 처분을 받았다. 또 여러 지역에서 공산당 통치 타파와 종말론을 선동한 사교집단 전능신의 간부 등 101명을 체포했다. 전능신 집단은 동방 번개나 실제신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기독교에서 출발한 교리이지만 전능신이 동방여성의 몸으로 현신해서 통치하는 완벽한 시대가 올 것이라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인들은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종말론을 더 깊이 믿고 있는데 최근 미국 여론조사 업체 입소스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중국 국민의 20%가 지구 종말을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 일본 등 다른 국가의 12%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중국인들의 종말론 신봉은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미신을 잘 믿는 국민성으로 인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인들이 루머에 현혹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서 지난 9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양국의 긴장이 고조됐을 때 전쟁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생각에 중국인들은 쌀과 소금 사재기를 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2011년 일본의 지진으로 방사선이 누출되고 바다가 오염돼서 소금 생산이 어려워진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중국 전역의 슈퍼마켓과 가게에서는 소금이 동이 나기도 했다. 중국이 소문에 특히 휘청거리는 것은 빈부격차 등으로 인해서 누적된 사회 불만이 사회 불신으로 이어졌고 시민의식이 부재한 것 등도 이유로 꼽히고 있다.

또 절대다수의 국민들이 중국의 의사결정에 전혀 관여할 수 있는 통로가 없는데다 종교 활동도 자유롭지 못한 편이라서 미신이나 사이비종교 등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대표 브랜드들-온라인에서도 ‘집단주의’는 나타난다

집단주의가 강한 중국에서는 그 특성을 반영한 공동구매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신규 상품이나 새로운 레스토랑을 선보일 때 온라인 마케팅 대상으로 공동구매사이트를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중국의 공동구매사이트는 여러 곳이 존재하지만 중국 최대의 공동구매사이트는 메이투완(Meituan.com美團網)이다.

메이투완은 공동구매 제품에 대한 불신과 서비스에 대한 의구심 등을 떨치고 소비자들로부터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인기를 얻어왔다.

메이투완은 매월 3억위안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지난 상반기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4월에는 3억3000만위안, 5월 3억8000만위안, 6월 4억4000만위안으로 전월 대비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메이투완은 창업이후 지속적이면서도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서 2011년에는 매달 20% 이상의 매출 신장세를 나타냈다.

2010년 3월 설립된 메이투완의 창업주는 왕싱으로 포브스지에서 선정한 아시아의 젊은 창업자로 꼽히기도 했다. 메이투완 설립당시 그는 30살에 불과했다. 그는 메이투완외에도 여러 인터넷 업체를 설립했는데 중국판 페이스북인 렌렌(人人)닷컴은 그가 매각한 회사 샤오네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메이투완의 인기 공동구매 상품은 레스토랑 음식, 영화표, 온천 관광 등 단체 구매를 통해 싸진 가격을 무기로 여러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