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CJ대한통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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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김동일 기자] CJ대한통운(000120)이 3자물류(3PL) 독주 체제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년까지 풀필먼트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지속 확대되는 이커머스 물동량을 흡수하겠다는 계획이다.

9일 흥국증권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의 올해 매출은 12조370억원, 영업이익은 4,51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1%, 3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 유통 시장 확대가 가속화 되면서 이커머스 기업들의 3PL 수요도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4분기 매출 3조60억원, 영업이익 99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6%, 10.0% 성장했다. 같은 기간 전체 물동량은 0.4% 늘어난 반면, 이커머스 3PL 물동량은 127.9% 대폭 상승했다.

CJ대한통운이 이커머스 기업들을 대상으로 3PL 서비스인 ‘e-풀필먼트’를 론칭한 건 2020년 4월이다. 풀필먼트를 통해 네이버의 자체 오픈마켓(스마트스토어, 브랜드스토어 등) 입점 판매자 등 이커머스 플랫폼의 물류를 보관부터 픽업, 포장, 배송까지 대신 해주는 서비스다.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은 2020년 10월 주식교환을 하며 협력을 본격화했다. CJ대한통운은 자사주 179만1,044주(7.85%)를 넘기고 네이버 주식 104만7,120주(0.64%)를 받았다. 이후 2020년 100만 박스에 그쳤던 이커머스 물동량은 지난해 2,900만 박스로 늘어났다. 관련 매출액도 2020년에는 600억원대였지만 지난해 1,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된다.

앞으로 3PL 수요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유통 시장 성장 추세가 여전히 가파르고 그에 따라 빠른배송을 원하는 온라인 플랫폼들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은 네이버를 비롯해 지난해 펫커머스 1위 ‘펫프렌즈’, 여성 패션 버티컬 플랫폼 ‘지그재그’와 풀필먼트 서비스 계약을 맺기도 했다.

CJ대한통운은 2023년까지 2조5,000억원을 들여 풀필먼트 시스템 구축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커머스를 대상으로 한 물량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를 소화할 수 있는 물류 인프라를 확장한다는 판단이다.

시스템 투자도 이어간다. 최근엔 CJ가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원과 함께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씨앗’을 통해 △비전 기반 피킹/검수 프로세스 개선 기술 △설비 연동 PLC 통합 제어 시스템 △풀필먼트 센터 통합 수요 예측 솔루션, 탄소저감 관련 기술 및 BM 등 투자 계획을 밝혔다.

다만 신세계, 롯데 등 ‘유통 공룡’들이 자체 배송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고, 쿠팡도 최근 3PL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는 점은 CJ대한통운이 풀필먼트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는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배송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며 “늘어나는 빠른 배송 수요를 CJ대한통운이 얼마나 흡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