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정주 넥슨 창업자. 출처=NXC
고 김정주 넥슨 창업자. 출처=NXC

[이코노믹리뷰=김보배 기자] 넥슨을 창업한 김정주 NXC 이사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54세.

1일 업계에 따르면 김 창업자는 미국 하와이에서 사망했다.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광성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학사)를 졸업했다. 학부 재학 당시 일본항공의 장학생 프로그램에 선발돼 몇 달간 연수하며 게임산업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김 창업자는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대학원에서 전산학과 석사를 취득했으며 박사과정을 6개월 만에 그만두고 대학 동기 송재경과 1994년 넥슨을 창업했다. 이후 ‘메이플스토리’, ‘크레이지아케이드’, ‘카트라이더’, ‘마비노기’ 등을 흥행시키며 넥슨을 2011년 도쿄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시켰다.

김 창업자는 게임 개발뿐 아니라 인수합병(M&A)과 투자에도 남다른 능력을 보여왔다. 2011년 ‘타르타로스 온라인’을 제작한 인티브소프트의 1대 주주로 등극했으며 ‘캔디코스터’, ‘빨간마후라’ 등 캐주얼 게임으로 유명해진 게임개발사 엔펀과 ‘데카론’을 개발한 유비펀 지분도 사들였다.

김 창업자는 특히 게임 외 분야의 회사에도 관심이 많았다. 북유럽 유모차 브랜드 스토케를 비롯해 이탈리아 유기농 돌물사료 업체 아그라스 델릭, 블록체인 거래소 코빗 등을 인수했다. 일본의 프리미엄 골프웨어 브랜드 마크앤로나의 최대주주가 되기도 했다.

그러던 넥슨은 최근 몇 년간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유비펀, 네온스튜디오, 라우드커뮤니케이션즈 등 지분을 전략 매각하며 정리했다. 아울러 넥슨레드와 넥슨코리아 합병, 넷게임즈와 넥슨지티 합병 등으로 조직을 재편한 바 있다.

NXC 측은 “유가족 모두 황망한 상황이라 자세히 설명드리지 못함을 양해 부탁드린다”며 “다만 고인은 이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으며, 최근 들어 악화된 것으로 보여 안타까울 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창업주는 넥슨의 지주사인 NXC 지분 67.4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아내 유정현이 29.43%, 두 자녀가 각각 0.68%씩 보유한 지분을 합하면 김 창업주 가족의 지분은 98.28%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