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컨테이너선이 미국 LA 롱비치항에서 하역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HMM
HMM 컨테이너선이 미국 LA 롱비치항에서 하역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HMM

[이코노믹리뷰=도다솔 기자] 글로벌 해운운임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다 5주 연속 하락하며 소폭 조정을 받는 모습이다. 하지만 미국행 화물의 40%가 들어오는 관문인 미국 LA항과 롱비치항의 물류 정체 회복 움직임은 더디기만 하다. 여기에 서안 항만 노사 간 이견으로 파업 가능성도 대두되면서 가뜩이나 심각한 물류난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운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보다 34.92포인트 내린 4946.01포인트를 기록하며 두 달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이번 주 SCFI는 국내 수출기업 주요 항로인 미주 서안 노선을 제외한 대부분 노선의 운임이 하락했다. 

유럽노선은 1TEU(길이 6m 컨테이너)당 7,625달러로 전주보다 25달러 하락했으며 지중해노선은 전주대비 19달러 내린 1TEU당 7,416달러를 기록했다.

미주 동안과 남미노선도 1만870달러, 9,093달러로 각각 152달러, 168달러 하락했다.

반면 서안 노선은 1FEU(길이 12m 컨테이너)당 8,117달러로 전주보다 63달러 올랐다.

미국 물류 관문 서안 항만 파업 위기

업계에선 현재의 운임 하락은 일시적 조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해운 운임이 안정화되려면 물류난의 진원지라 할 수 있는 미국 서부 항만 정체가 해소돼야 하는데 아직 입항 대기 선박이 70척이 넘을 만큼 정체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서안 항만을 24시간 운영으로 확대하고 컨테이너 적체 벌금 등의 조치를 통해 병목 현상을 해소하려 했지만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물류난은 더 가중됐고 현재는 항만 인력 부족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게다가 올해 7월에는 서안항만 운영단체인 태평양해사협회(PMA)와 서안항만노조(ILWU)의 협상이 예정돼 있어 파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협상의 주요 안건으로 ‘항만 자동화’를 두고 노사 간 입장차가 커 합의점을 도출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운영사 측은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자동화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노조 측은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며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처럼 노사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만큼 결국 파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해운업계의 관측이다.

2015년 서부 항만 파업으로 당시 20~25척의 선박이 입항 대기하며 물류대란이 벌어졌는데, 현재 대기 선박이 70척이 넘는 상황에서 파업까지 현실화될 경우 하역작업 차질, 선박 운항 지연 등으로 정체는 더욱 길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해운운임 분석기업 제네타의 수석 연구원은 LA항과 롱비치항 노동자들의 고용계약 협상에 대해 “급여와 자동화에 중점을 둔 올해 협상은 어떤 형태로든 파행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글로벌 공급망 정상화에 또 다른 그림자가 드리워질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