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에 STX팬오션 재매각 나서

강덕수 회장이 8년만에 다시 STX팬오션 매각에 나섰다. 그룹의 존폐위기에서 STX팬오션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과 조선 주축의 사업구조 재편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매각을 추진하는 STX팬오션은 국내 최대 벌크선사로 강 회장이 2004년 범양상선을 인수하며 이름을 바꾼 회사다.

STX조선해양(옛 대동조선)과 더불어 STX그룹 최대 계열사다. 유럽발 금융위기 이후 조선과 해운 업종 모두 장기불황 국면에 접어들며 그룹 전체가 휘청거리는 상황에서 두 업종 모두를 안정적으로 이끌어가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올해 3분기 말 현재 STX팬오션의 부채총계는 5조3768억원에 이르며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은 2749억원에 달했다.

조선ㆍ해운 사업을 양대 주력으로 하고 있는 STX로서는 STX팬오션 매각은 사실상 앞으로 조선 '원톱' 체제로 나간다는 의미다. 강 회장은 "향후 그룹 사업구조를 조선산업을 중심으로 플랜트ㆍ에너지 주축 기업으로 재조정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STX그룹은 이번 STX팬오션 매각 추진과 함께 현재 진행 중인 구조조정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3600억원 규모의 STX에너지 지분 매각을 마무리 지었으며 STX OSV 매각도 현재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STX그룹의 가장 알짜 계열사로 평가받는 STX OSV의 매각규모는 800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아울러 각 계열사별 인력 및 사업구조 개편도 진행하고 있다. STX 관계자는 "조선과 해운 사업 모두 글로벌 경기가 살아나야 회복될 수 있는데 경기회복이 불투명해지며 더 이상 버틸 수 있는 유동성이 부족해져 결국 STX팬오션 매각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