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제안서를 하나 힘을 모아 낸 일이 있었습니다.

MZ 세대에도 부응하는 젊은 감각이어야 해서 준비모임을 하면서 신조어 줄임말들을 아는지 가볍게 테스트하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반모, 주불, 현타, 무물, 설참, 이왜진, 많관부...

얼마나 아시는지요?

떨떠름한 기분으로 테스트를 하는 마음 짐작하시겠지요?

최근 언론에 카카오 회사 관련 기사가 많이 거론되었습니다.

계열사 임원들의 스톡옵션 대량 매도로 인한 도덕적 해이 논란입니다.

900억 원을 팔아치운 카카오 페이 경영진들, 주식 처분 후 주가가 30프로 가까이 하락하니,

임원들의 먹튀 논란이 일고, 일반 주주들은 속이 부글부글 끓어 오른 겁니다.

대표를 교체하고, 사과를 해도 논란이 그치지 않고, 회사는 일종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비판 얘기 중에 한 가지 걸리는 게 있었습니다.

폭풍 성장으로 카카오가 벌써 지난해 계열사 118곳, 그룹 시가총액 120조원을 기록하며 시총 5위까지 도약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대기업에 근무 해본 경험이 별로 없는 주요 경영진들이 기업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스타트업 식 문화를 여전히 갖고 있기에, 기업 집단의 사회적 위치를 생각할 수 없었다는 것이 금번 문제의 핵심이라는 지적이었습니다.

문득 최근 지방에서 성공적으로 뜨고 있는 스타트업 들을 분석한 기사들이 생각되었습니다.

지방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싶은 삶을 살고 있는 젊은이들이

그렇게 뜰 수 있었던 것에는 그들이 일종의 루저로서 대기업은 고사하고,

한 번도 직장에 매인 적이 없었기에 그러했을 것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때 묻지 않은 창의성을 가지고 업에 매달렸기에 오늘날 성공을 일구었다는

칭찬조의 얘기이자, 성공 원인의 핵심이 스타트업 식 문화라고까지 진단하고 있었습니다.

스타트업 문화를 한쪽에선 매도하고,

다른 쪽에서는 칭찬하니 이해는 되면서도 좀 헷갈렸습니다.

어느 쪽에 동의하시나요? 여전히 혼란스럽습니다.

그럼에도 쉽게 동의하게 되는 것은 말조심, 글 조심해야겠다는 겁니다.

그러나 더 조심하게 되는 것은 젊은 세대들의 마음입니다.

불공정을 얘기하며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것 중에 젊은 그들이 가진 억울함입니다.

이게 눌리면 어떻게 되는지 아시죠?

그게 눌려서 표출되면 어찌 될까도 걱정되지만,

그 억울함을 품고, 풀어주어야 하는 게 우리들 몫이 아닐까 생각되어집니다.

그러나 가볍고 밝은 소식도 있습니다.

어느 어르신이 우리 후배들을 표현한 내용을 보니,

‘역대 최강이라 평가되는 2030 후배들..’이런 표현을 썼더군요.

어린 BTS가 전설의 비틀스를 뛰어넘을 것이라 상상조차 했겠는가를 말하면서 말이죠.

정말 맞는 말입니다.

구정에 무거운 마음 내려놓고,

젊은이들이 많이 쓰는 신조어도 익히고 써보면 어떨까요.

막 그런 ‘현타’가 생깁니다. ‘많관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