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성희 기자] 지난주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 여파와 높은 인플레이션 우려로 글로벌 주식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전주 대비 큰 폭 축소됐다. 채권펀드 역시 광범위한 물가상승 압력에 자금 유출이 지속됐다.

지난주 글로벌 주식펀드에는 선진국 58억달러, 신흥국 52억달러 등 총 110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는 전주 유입액(305억달러)에 비해 63.9% 줄어든 것으로, 특히 북미 주식펀드가 84억달러 유입에서 50억달러로 유출 전환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북미 주식펀드는 미국 오미크론 변이 확산 여파에 높은 인플레이션 효과가 겹쳤다. 12월 카드 사용이 기존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등 민간 소비가 크게 감소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서유럽 주식펀드는 19억달러에서 27억달러로 소폭 늘었다. 영국의 코로나 관련 플랜B 종료 검토 등 규제 완화에 따른 경제활동 재개 효과 기대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영국 정부의 재정지원 축소 및 사회보함료 인상, 인플레이션 지속 등은 민간소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신흥국 주식펀드는 67억달러에서 52억달러로 유입이 소폭 축소됐다. 미국 금리 인상이 주요 아시아 지역 신흥국 주식 시장에 압박을 가하는 모습이다. 다만 다소 긴박했던 1월과 달리 향후 몇달간은 미국 금리 인상이 완만하면서도 질서있게 이뤄질 것 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또 현재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이고 금융 여건 역시 여전히 완화적이라는 점, 중국의 통화정책 기조가 완화적으로 전환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채권펀드는 전주 -29억달러에서 지난주 -32억달러로 유출이 지속됐다. 북미 채권펀드(-11억달러)와 유럽 채권펀드(-3억달러), 신흥국 채권펀드(-22억달러)에서 모두 자금이 빠져나갔다. 

북미의 경우 미국 12월 근원 재화 및 서비스 가격이 대부분 품목에서 오름세를 이어가는 등 광범위한 물가상승 압력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향후 타이트한 노동시장으로 인한 임금상승 압력, 여행수요 회복 등에 따른 항공료 상승 등의 영향이 지속되며 서비스 물가가 시차를 두고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압력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 등이 채권펀드 유출로 이어졌다.

유럽은 유로지역 고용시장의 팬데믹 영향이 크게 완화되며 가파른 임금상승이 예상된다. 하지만 임금이 코로나19 위기 이전 추세로 돌아가는 것에 불과하다는 점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과 달리 ECB(유럽중앙은행)는 여전히 현재의 인플레이션 상황을 일시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경우, 다급히 금리인상이 다가올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신흥국 채권펀드는 전주 -4억달러에서 지난주 -22억달러로 유출폭이 크게 확대됐다. 유럽지역 신흥국 물가상승률이 기존 시장 전망을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체코, 헝가리, 러시아 중앙은행이 대규모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폴란드, 루마니아 등 일부 유럽 신흥국 중앙은행의 경우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에도 불구하고 금리인상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펀드 수익률의 경우 주식형펀드는 국내와 해외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부진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한주간 수익률은 -2.85%로 인덱스 주식(-3.16%)이 액티브 주식(-2.16%)보다 손실폭이 더 컸다. 해외 주식형 펀드는 -3.44%를 기록했으며, 특히 신흥 유럽 주식(-8.26%)과 북미주식(-4.65%)이 상대적으로 높은 손실을 나타냈다. 중남미주식(1.98%)은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률을 거뒀다.

채권형펀드 역시 국내형(-0.29%)과 해외형(-0.68%)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출처=에프앤가이드
출처=에프앤가이드

유형별 수익률 상위 펀드는 국내주식형이 '현대M멀티-헤지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 1[주식혼합] 종류A'(0.49%)였다. 수익률 상위 5개 펀드 중 플러스 수익률은 상위 3개뿐이며, 4~5위는 마이너스 수익률이었다.

해외주식형 펀드는 상위 5개 펀드가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거뒀으며, '슈로더라틴아메리카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종류A'가 2.29%로 가장 높았다.

국내채권형펀드는 수익률 상위 5개 펀드가 모두 0.01%~0.02%인 반면 해외채권형펀드는 5개 중 2개가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1~3위는 0.28%에서 0.33%로, 국내채권형펀드를 큰폭 상회했다.

한편 이번주 펀드시장은 미국의 1월 FOMC 회의에 주목하고 있다. 25일부터 26일 열리는 FOMC에서는 정책금리(0~0.25%)는 동결하겠지만 견조한 성장세 지속, 고용시장 회복, 고물가 지속 등으로 본격적인 통화긴축을 시사할 것으로 보인다.

관전 포인트는 3월 테이퍼링 종료 일정 변화 여부와 금리인상 시점에 대한 힌트, 양적긴축(QT) 시점 시사 여부, 오미크론 변이에 따른 경제 평가, 인플레이션 전망 등이다.

25일에는 IMF가 세계경제전망 수정 보고서를 발표한다. 당초 1월19일 발표 예정이었으나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른 영향을 추가로 검토하기 위해 1주일 가량 연기했다.

이번 최대 관심은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의 조정 여부로,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이 작년 말 이후 오미크론 확산 영향으로 작년 및 올해 연간 전망치도 하향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에는 미국의 2021년 4분기 GDP가 발표된다. 이어 28일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주요국들을 시작으로 유로존이 4분기 GDP도 발표된다. 

올해는 유럽 주요국들의 선거도 시작된다. 24일 이탈리아 대선이, 30일에는 포르투칼 총선이 실시된다. 

러시아의 추가도발 여부에도 눈길이 쏠린다. 지난주 서방국가와 러시아 간 갈등이 더욱 고조된 가운데 금주 미국의 러시아 요구에 대한 서면답변 여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지역에 대한 추가도발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