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금융데이터 거래소
참고=금융데이터 거래소

[이코노믹리뷰=박창민 기자] 주요 금융사들이 ‘금융데이터 거래소’에서 개인이나 민간기업에 가공한 자사 데이터를 공급한 누적 횟수가 4000건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들어 데이터 거래가 성사된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사들은 지난 5일 시행된 마이데이터 사업에서 개인 고객에 맞춤형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는 가운데 민간기업에도 데이터 개방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데이터 경제 활성화에 ‘든든한 우군’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평가다.

데이터 거래 '카드사' 주도…은행권 최다 '농협은행'

14일 금융데이터 거래소에 등록된 주요 금융사들의 일반데이터 상품의 거래 동향을 분석한 결과, 이날까지 금융데이터 거래소 참여기관인 4대금융지주(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의 계열사와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 대구은행이 자사의 일반데이터를 공급해 민간기업 구매한 누적 횟수는 3,782건이다.

금융데이터 거래소가 출범 1주년를 맞은 지난해 5월 12일 누적 거래 횟수가 1,874건인 것을 감안하면, 7개월 새 98.2%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상품 등록건수는 319건에서 419건으로 31.3% 늘었고, 1회 이상 실제 거래가 이뤄진 상품건수도 153건에서 274건으로 79.1% 증가했다.

현 정부 디지털 뉴딜 정책의 중점 과제인 금융데이터 거래소는 서로 다른 산업 간 데이터를 융합하고 사고 팔 수 있는 국내 최초 빅데이터 중개 플랫폼이다. 금융데이터 거래소를 이용하면 금융지주 계열사가 유통사 롯데백화점 데이터를 거래소를 통해 사오거나 IT기업 네이버 데이터를 자사 데이터와 결합할 수 있다.

참고=금융데이터 거래소
참고=금융데이터 거래소

가장 많은 데이터 거래를 달성한 곳은 KB국민카드다. KB국민카드의 누적 거래는 1,643건으로 조사 대상 총 12곳 가운데 거래 성사 횟수가 가장 많았다. KB국민카드가 최다 거래량을 이끌며 KB금융은 1,674건의 누적 거래를 기록했다. 이는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최다 거래 횟수다. KB국민카드 다음으로는 신한카드(1,586건), NH농협은행(314건), 우리은행(88건), IBK기업은행(64건)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은 구매가 이뤄진 데이터 상품은 신한카드의 ‘코로나19에 따른 카드소비동향’으로 총 562건의 거래가 성사됐다. 이 상품에는 2019년 1월1일부터 9월1까지, 지난해 1월1일부터 6월30일까지 신한카드 이용 고객의 카드 이용건수를 날짜별, 업종별로 모아놓은 상품이다. 해당 상품의 문의 게시판에는 논문 게재나 공모전 사용 여부를 묻는 질의가 올라와 민간기업은 물론 개인도 이 상품에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관측된다.

등록 상품 가운데 1회 이상 구매 상품건수가 가장 많은 곳도 신한카드로 집계됐다. 신한카드는 총 148개의 데이터 상품을 등록해 111개 상품(75.0%)이 1번 이상 거래됐다. KB국민카드가 117건을 등록해 82건(70.1%)의 거래를 성사하며 뒤를 이었다.

카드사가 금융데이터 거래를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에서는 농협은행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농협은행은 총 314건의 거래를 성사시키며 은행권 최다 데이터 거래자로 올라섰다. 거래소 출범 1주년인 지난해 5월 12일까지만해도 누적 거래 수는 16건에 불과했다. 10대 소비 현황과 금융자산 정보를 담은 상품들이 데이터 수요자들의 구매를 이끌었다. ‘지역/연령별 10대 소비(가계자금) 금액 및 금융자산 정보’는 74건의 판매가 이뤄졌다. 이는 은행권 최다 판매 상품이다.

금융데이터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 회원 여부가 관계없이 구매가 가능한 일반데이터 이외에도 수요자의 공급요청이나 공급자의 공급제안을 통해 당사자 간에만 거래가 이뤄지는 맞춤형데이터, 공급자가 특정 수요자를 지정해 해당 수요자에 한해서만 거래하는 지정형 데이터 부문도 거래가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