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 주요 파이프라인 개발 현황. 출처=에이비엘바이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에이비엘바이오 주요 파이프라인 개발 현황. 출처=에이비엘바이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이코노믹리뷰=곽예지 기자] 에이비엘바이오(298380)가 보유한 이중항체 플랫폼 및 항암 파이프라인이 주목받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가 글로벌 제약사에 파킨슨병 등 퇴행성뇌질환 치료 이중항체 후보물질을 대규모 기술수출하면서다.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는 사노피아벤티스와 이중항체 후보물질 ‘ABL301’에 대한 10억6,000만달러(약 1조2,720억원) 규모의 공동개발 및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ABL301은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B' 기술이 적용됐다. 파킨슨병 발병 원인인 알파-시뉴클레인의 축적을 억제하는 항체를 뇌 안으로 효과적으로 전달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한 파이프라인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계약금 7,500만달러(900억원)와 임상, 허가, 상업화 등 성공에 따라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로 4,500만달러(540억원)를 포함한 9억8,500만달러(1조1,820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 향후 제품이 상용화되면 순매출액에 따라 경상기술료(로열티)도 별도로 받게 된다.

앞서 사노피는 지난해 파킨슨병 이중항체 치료제 벤글루스타트(IL4 x IL13)의 임상 2상을 중단한 바 있다. 이에 후속 파킨슨 치료제 후보물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사노피는 임상 개발 노하우 등을 통해 개발을 이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키움증권 허혜민 애널리스트는 “계약금과 단기 마일스톤을 합산하면 전체 금액의 11%로 전임상 단계임에도 높은 수준”이라며 “경쟁 기업인 디날리와 비교해도 총액 대비 계약금 비율이 높다”고 분석했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이번 계약을 통해 에이비엘바이오가 보유하고 있는 이중항체 기술력의 무한한 가능성이 입증됐다”며 “이번 계약을 발판으로 향후 그랩바디-B가 알츠하이머병 등 퇴행성 뇌 질환에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개발을 이어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에이비엘바이오 기술이전 리스트. 출처=에이비엘바이오, 언론보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에이비엘바이오 기술이전 리스트. 출처=에이비엘바이오, 언론보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이번 기술수출로 ABL301에 적용된 에이비엘바이오의 자체 플랫폼 ‘그랩바디-B(Grabody-B)’가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는 이번 딜을 통해 그랩바디B 플랫폼 경쟁력이 입증됐다고 분석했다. 그랩바디-B는 다양한 중추신경계(CNS) 질병에 대한 치료제 후보물질의 혈액뇌관문(BBB) 침투를 극대화하는 IGF1R 타깃 BBB 셔틀 플랫폼이다.

에이비엘바이오의 자체 플랫폼과 함께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도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에이비엘바이오는 다수의 4-1BB 이중항체 기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IMAB과 공동개발 중인 ‘ABL503’(4-1BB/PD-L1)과 ‘ABL111’(4-1BB/CLDN)의 글로벌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두 파이프라인 모두 면역 항암 플랫폼 기술인 그랩바디-T 기술이 적용됐다. 이 외 연내 ‘ABL105’(4-1BB/HER2)의 ‘ABL101’(4-1BB/BCMA)의 시험계획(IND) 신청도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투자 박재경 애널리스트는 “그랩바디B의 핵심 경쟁력은 IGF-1R을 활용해 기존 BBB 셔틀 대비 안전성이 높고, 반감기를 늘려 뇌 내로 투과되는 양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라며 “또 에이비엘바이오는 4-1BB 이중항체 기반의 파이프라인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혜민 애널리스트는 “올해 알츠하이머 치료제 본격적인 개발 경쟁으로 뇌혈관장벽(BBB) 투과 플랫폼 주목된다”며 “에이비엘바이오는 플랫폼 기술 레퍼런스 확보로 추가 기술이전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