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엔씨소프트
출처=엔씨소프트

[이코노믹리뷰=김보배 기자] 엔씨소프트의 북미 자회사 엔씨웨스트홀딩스(NC West Holdings)가 지난해 연간 흑자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 연속 적자의 부진을 딛고 어렵게 이뤄낸 성과다.

엔씨웨스트는 올해 ‘길드워2’ 중심 본격적인 이익 창출과 함께 순한 게임 퍼블리셔에서 벗어나 엔씨의 글로벌 인수합병(M&A) 거점으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매출 안정화 속 비용 절감으로 이익 전환 성공

7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웨스트의 2021년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1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9% 증가했고 영업손익은 15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1년 전(2020년 1~3분기 누적) 영업손실액이 346억원이었던 점에 비춰 크게 개선된 실적으로, 이대로라면 연간 흑자 달성이 확실하다는 분석이다.

출처=엔씨소프트 정기보고서
출처=엔씨소프트 정기보고서

엔씨웨스트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은 12.8%를 기록 중이다. 매출 규모로 엔씨웨스트와 함께 엔씨의 해외법인 ‘톱2’로 꼽히는 엔씨재팬(NC Japan)의 이익률(23.7%)엔 못 미쳤지만 플러스(+) 전환 의미가 크다.

엔씨웨스트는 윤송이 사장(최고전략책임자, CSO)이 이끄는 북미 현지법인으로 2012년 설립됐다. 엔씨웨스트는 온라인게임 서비스 공급사인 엔씨인터랙티브(NC Interactive)와 온라인게임 개발사 아레나넷(ArenaNet), 북미 신사업 투자사 NCW NCP를 거느려 북미 사업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엔씨웨스트는 2014년 96억원의 영업이익 달성에서 2015년 222억원의 손실로 적자 전환한 이후 2016년 80억원, 2017년 501억원, 2018년 703억원, 2019년 771억원, 2020년 473억원 등 6년 연속 손실을 기록했다.

자체 개발한 ‘길드워’와 한국에서 개발한 ‘아이온’, ‘블레이드&소울’을 이을 흥행작 부재가 영향을 미쳤다. 엔씨웨스트는 모바일 RPG ‘아이온 레기온즈 오브 워’ 등의 신작과 ‘리니지2’의 북미 서비스로 반전을 노렸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엔씨웨스트는 수년간 적자 끝에 자본잠식상태에 빠졌고, 엔씨소프트는 2019년 1300억원의 유상증자로 자금수혈을 단행했다. 여기에 지난해 길드워2의 매출 증대에 구조조정을 통한 획기적인 비용절감 기반 뼈를 깎는 노력 끝에 엔씨웨스트는 기사회생에 성공했다.

◆길드워2 확장팩 출시 예정…적극적 M&A 예상

엔씨웨스트는 올해 길드워2와 리듬게임 ‘퓨저’의 안정적 서비스를 기반으로 이익 창출 구조를 굳건히 한다는 방침이다.

퓨저는 지난 2020년 11월 엔씨웨스트가 북미와 유럽에 출시한 콘솔·PC 플랫폼 게임이다. 미국 하모닉스가 개발한 신개념 인터랙티브 음악게임으로 빌리 아일리시. 콜드플레이, 저스틴 팀버레이크, 마룬5 등 세계 정상급 아티스트 음악을 포함한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탑재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퓨저는 리듬게임 특성 상 막대한 매출을 발생하진 않지만 꾸준한 인기로 성공적으로 서비스되고 있다”며 “지난해 길드워2는 매출 증가로 해당 수익만 지난해 3분기 누적 500억원 이상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씨웨스트는 특히 오는 2월 길드워2의 첫 번째 확장팩 ‘가시의 심장(Heart of Thorns)’, 두 번째 확장팩 ‘패스오브파이어(Path of Fire)’에 이은 세 번째 확장팩 ‘엔드오브드래곤즈(End of Dragons)’를 북미와 유럽에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엔씨웨스트가 단순 퍼블리셔 역할을 뛰어넘어 엔씨의 글로벌 사업 거점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엔씨는 경쟁사에 비해 인수합병(M&A)에 소극적인 편이었지만 향후 ‘빅딜’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둔 상태다.

홍원준 엔씨 부사장(CFO)은 지난해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몇 가지를 검토 중으로 엔씨웨스트를 굉장히 중요한 스테핑스톤(징검다리)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게임사를 비롯해 지식재산권(IP), 콘텐츠, 플랫폼 회사를 M&A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