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 이코노믹리뷰DB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 이코노믹리뷰DB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우상향 추세와 외국인 매수세 집중 등 호재가 잇따르고 있어 '8만전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숨고르기를 하고 있지만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며 조정 구간에서는 비중확대에 나설 것을 조언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00원(0.13%) 하락한 7만6,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0일 7만8,000선을 기록한 이후 2거래일 연속 하락하는 등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 7.71% 상승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동시에 외국인들의 순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모양새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D램 PC향 범용제품(DDR4 8Gb)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3.71달러로 전달과 같았다. 지난 10월에 전월 대비 9% 수준 떨어지며 본격적인 피크아웃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안정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아울러 최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신고가에 다가서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91% 상승한 3,914.7에 거래를 끝내며 사상 최고치인 4,002.2와 불과 2% 차이를 남겨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4분기에도 호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전망치(7개 증권사)는 매출 75조6,071억원, 영업이익 15조1,781억원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8%, 67.8%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에 이어 12월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 순매수세 유입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외국인 삼성전자를 주식을 8,612억원 어치를 담았고, 이달에서는 이날 기준 1조5,444억원을 사들였다.

출처=인베스팅닷컴
출처=인베스팅닷컴

삼성전자가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사업 정비·다각화에 나선 점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각 사업 부문별 대표이사 3명을 한번에 교체하는 데 이어, 기존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삼성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다양한 가정용 로봇은 물론, 서비스업무를 수행하는 로봇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회사의 주가는 반도체 가격에 선행해서 움직인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내내 4분기 업황 부진을 예상해 지지부진했던 삼성전자의 주가가 향후 내년 상반기 업황 회복을 선반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2022년 메모리 반도체 전망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반도체 산업은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하고, 기술을 구현하는 장벽도 높아졌기 때문에 충분한 자금 투입 없이는 더 높은 청정도의 팹과 장비를 확보하기 어렵다. 다음 사이클 하락기에 낸드 사업과 파운드리 산업에서 삼성전자의 약진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포함 IT 대형주들이 관련 업황 개선,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으며 외국인 수급도 해당 업종을 중심으로 호전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대외 불확실성으로 인한 주가 조정이 발생하더라도 이들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 기회로 삼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