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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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코로나19 신종 변이 오미크론에 대한 우려 안정과 외국인 매수 유입에 힘입어 코스피가 3,000선에 안착했다. 다만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증시에 대한 긍정적이 전망에 따른 것인지, 단순 숏커버링(환매수)인지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어 외인의 매수 포지션이 이달까지 지속될 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7.77포인트(0.93%) 오른 3,029.5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한 번도 하락하지 않으면서 지난 8일 2주 만에 3,000선을 회복하는 등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누적 기준 외국인과 기관은 코스피에서 각각 1조9,998억원, 1조4,261억원을 사들였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 11월에도 2조6,073억원을 순매수했다.

최근 외국인은 반도체·2차전지주를 집중 매수 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7거래일 동안  삼성전자(005930) 주식 1조6,009원어치를 사들였다. 이와 더불어 SK하이닉스(000660)(2,257억원)와 삼성전자우(005935)(1,983억원), LG화학(051910)(1,056억원), 삼성SDI(006400)(556억원),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246억원) 등도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런 외국인의 행보는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 감소가 가장 큰 요인으로 풀이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에서 그동안 TSMC와 이원화해서 생산하던 퀄컴 프리미엄 제품을 전량 위탁생산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코로나 장기화로 비대면 수요가 증가하며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증시에 큰 영향을 주는 중국증시가 최근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금융정보업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상해종합지수는 지난달 10일 3,448.44까지 떨어졌으나 이날 3,673.04에 거래를 마감했다. 항셍지수도 지난달 말(2만3,475.26포인트)에 비해 3.4% 오른 2만4,276.80을 기록했다. 중국 정부가 헝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지급준비율(지준율)을 0.5%포인트(P) 인하하고, 재대출 금리를 낮추면서 시장 안정에 나선 것이 영향을 끼쳤다.

이에 11월부터 이어진 외국인 순매수세가 이달까지 지속될 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외국인은 올해 4월(3,716억원)과 9월(1조987억원) 단 두 차례 순매수를 기록할 정도로 ‘셀 코리아’에 편중된 매매를 보였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선진국과 신흥국 주식시장의 수익률 차별화가 다소 완화될 전망”이라며 “중국 긴축강도 완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테크 하드웨어 이익 사이클 개선 기대 등을 생각하면 단기적으로는 선진국과 신흥국 주식시장의 수익률 갭 축소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반도체의 경우 역설적으로 이익 사이클이 가장 먼저 반전할 가능성이 높은 업종”이라며 “특히 중국 통화긴축 완화 가능성이 높은 시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 순매수 지속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외국인이 공매도한 주식을 되갚기 위한 숏커버링(환매수)에 나선 것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 6일 기준 공매도 잔고가 가장 많은 국내 종목은 셀트리온(068270)(9,748억원), HMM(011200)(4,566억원), 크래프톤(259960)(4,229억원) 등이다. 이달 외국인 순매수 상위종목에서 크래프톤은 5위, 셀트리온 10위, HMM 12위등을 차지했다.

김경훈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이후 외국인 자금 유입은 아직까진 추세 형성이라기보다 축적된 숏 포지션 청산일 개연성이 있다”며 “그간 공매도 강도가 강했던 종목을 강하게 사들이고 있는 숏커버링 양상을 의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