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보배 기자]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점유율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이대로라면 올해 중국의 배터리 시장 점유율이 이른 시일 내 50%를 돌파, 상대적으로 한국계 3사의 지배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7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배터리 5사(CALT, BYD, CALB, Guoxuan, AESC)의 합산 점유율(사용량 기준)은 43.2%로 전년 동기 대비 12.2%포인트 확대됐다.

중국 배터리사의 시장 점유율이 확대된 사이 한국과 일본 기업의 시장 지배력은 약화됐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3사의 올 1~10월 배터리 점유율은 33.7%로 전년 대비 4.5%포인트, 일본계 2사는 15.4%로 9.6%포인트 각각 낮아졌다.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선 LG에너지솔루션의 점유율이 1년 전보다 2.8%포인트 낮아진 23%의 점유율로 중국 CATL(28.2%)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SK온과 삼성SDI는 5.7%, 5%의 점유율로 5~6위에 올랐다.

2021년 1~10월 세계 각국에 차량 등록된 전기 승용차의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198.8GWh로 전년 동기 대비 2.2배 이상 증가했다.

중국계 업체들의 공세 속에 한국 배터리사들의 점유율은 줄었지만 에너지 총량은 모두 증가해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늘어난 45.7GWh로 2위를 기록했다. SK온의 사용량은 은 124.7% 급성장하면서 전년 동기와 같은 5위를 점했다. 작년 연간 6위를 기록한 이후 올 들어 연간 누적 기준 5위를 이어간 것은 나름 청신호로 볼 수 있다고 SNE리서치 측은 해석했다. 삼성SDI의 에너지 총량은 1년 새 65.5% 증가했으며, 순위는 6위를 나타냈다.

다만 CATL 등 중국계 업체들의 성장세가 더욱 두드러지면서 시장 재편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CATL의 1~10월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56.2GWh로 전년 동기 대비 244.5% 급증했고 BYD도 17GWh로 245.9% 확대됐다.

2021년 10월 글로벌 전기 승용차 배터리 사용량은 24.2GWh로 전년 동기 대비 76.2% 늘었다. 2020년 3분기부터 16개월째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앞으로 이러한 추이가 적어도 연말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SNE리서치는 2021년 들어 거세지고 있는 중국계 업체들의 압박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향후 국내 3사가 어떠한 대응 전략을 구사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