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 출처= 삼성전자
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 출처= 삼성전자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1일 발표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삼성의 2022년 임원인사가 미뤄졌고 오는 3일 금요일에 발표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재계의 시선은 삼성 전 계열사에 적용될 인사 방향의 기준이 될 삼성전자 사장단의 인사에 집중되고 있다.

다양한 관점의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삼성전자 3명의 사장단은 이번 인사에서 유임될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3대 사업부문의 ‘고군분투’ 

삼성전자는 올 한 해 동안 대외적 큰 위기상황에 직면해왔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한 글로벌 전반의 소비재 수요 감소, 미-중 분쟁의 격화, 공급망의 붕괴, TSMC-인텔 등 반도체 경쟁 업체들의 공격적 사업 확장과 견제 등 어느 하나 쉽게 볼 수 있는 문제가 없었다. 그러한 가운데에서도 삼성전자는 특유의 위기관리 전략으로 대응해 눈부신 성과를 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삼성전자의 주요 사업을 맡고 있는 생활가전(Consumer Electronics, CE), IT&모바일(IT & Mobile communications, IM), 반도체(Device Solutions, DS)사업부문이 기록한 올해의 분기 실적이다. 

우선 CE부문은 1분기 12.99조원, 2분기 13.4조원, 3분기 14.1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의 위드 코로나 전환으로 인한 가전 수요 증가세의 둔화에도 꾸준하게 매출을 늘려갔다. 여기에는 ‘비스포크(BESPOKE)’로 대표되는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의 가파른 성장,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성TV의 입지 그리고 삼성전자의 적극적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다. 다만, 이 기간 동안 CE부문의 영업이익이 1.12조원, 1.06조원 그리고 0.76억원으로 감소한 것은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았다.   

출처= 삼성전자

DS부문은 올 한해 대내외적 어려움 가운데서도 가장 두드러진 실적을 냈다. 1분기 25.82조원, 29.46조원, 35.09조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과 더불어 같은 기간 3.75조원, 8.23조원, 11.58조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모든 지표에서 뚜렷한 우상향 성장곡선을 그렸다. 미-중 분쟁으로 양국으로부터 받는 압박에도 유연하게 대처하며 피해를 최소화했다. 무엇보다 미국 현지 제2 파운드리 공장의 부지를 ‘텍사스 주 테일러 시’로 확정한 것은 추후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결단이었다. 

IM부문은 ‘위기론’으로 침체된 분위기를 모바일 디바이스 신제품으로 반전시키며 세계 시장점유율 정상의 자리를 탈환하는 성과를 냈다. IM부문은 1분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1’의 판매 부진에도 중저가형 제품의 성장으로 매출 29.21조원, 영업이익 4.39조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2분기에는 플래그십 제품의 부진이 반영돼 매출은 22.67조원, 영업이익은 3.24조원까지 하락했고 여기에 화웨이의 빈 큼을 치고 올라온 샤오미 스마트폰의 선전하면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은 큰 위기를 마주했다.

침체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은 ‘3세대 폴더블폰’이었다. 지난 8월 출시된 갤럭시Z폴드3·플립3는 삼성전자의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로 출시 초기의 한동안은 ‘없어서 못 파는’ 정도에 이르렀다. 이에 힘입어 삼성전자 IM부문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8.42조원, 3.36조원으로 반등했다. 

유임 무게 실리는 이유    

올 한해 삼성전자의 성과를 이끈 것은 주요 사업부문의 수장인 김기남 부회장(DS), 고동진 사장(IM), 김현석 사장(CE)의 진두지휘였다. 무엇보다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의 전면에서 자리를 비운 동안 각 경영진들은 대내외 위기에 적극 대응함으로 사업의 안정감을 유지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12월의 임원인사에서 3명의 수장들이 모두 자리를 지켰다는 점과 적극적 ‘세대교체’를 강조한 인사제도를 감안할 때 삼성이 주요사업 수장의 교체라는 변화를 선택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지난 29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새로운 인사제도가 고려하는 가장 중요한 인사평가의 원칙은 ‘성과’였다. 이러한 관점을 따른다면, 올 한해 위기 가운데서 최고의 성과를 올린 삼성전자 3대 사업본부의 수장들이 자리를 지켜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는 것이 재계의 중론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주요 사업부문의 최고 경영자들은 최선을 다했고, 눈부신 성과를 냈기에 이번 인사에서 유임될 가능성이 높다”라면서 “그러나 새로운 인사제도가 대대적 변화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부사장’급 이하 임원들의 경우, 대규모의 승진과 발탁 그리고 인력의 교체가 예상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