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위드 코로나’의 규제 완화가 본격적으로 11월의 박스오피스는 이전과는 확실하게 다른 활기가 눈에 띄었다. 그러나 기대작들의 흥행이 부진했던 것은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았다. 많은 MCU 팬들의 기대를 받았던 <이터널스>는 ‘의외로’ 혹평을 받았고, 블록버스터가 이끄는 극장가의 흥행을 이루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개봉 전에는 많은 주목을 못 받았다가 관람 후의 높은 만족도로 입소문이 난 한국영화들의 흥행이 있던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대표적으로는 영화배우 조은지가 감독을 맡은 <장르만 로맨스> 그리고 배우 윤계상 주연의 <유체이탈자>가 있었다. 

12월의 박스오피스는 그간 빈약한 선택권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던 국내 관객들에게 선물과 같은 기대작들의 개봉 일정이 잡혀있다. 예고편만으로 MCU 팬들의 행복회로를 과열시키고 있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부터 <매트릭스: 리저렉션>,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그리고 <킹메이커>까지. 다사다난 2021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박스오피스의 기대작들을 소개해 본다.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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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버스터즈 라이즈> 30여년 만에 ‘제대로’ 나온 속편
수입/배급: 소니픽처스코리아
개봉: 2021.12.1.

<고스트 버스터즈 라이즈>는 1984년 첫 작품이 나온 후 수 십 년 동안 애니메이션·게임 등으로 활용된 ‘원 소스 멀티 유즈’의 대표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영화 <고스트 버스터즈>의 4번째 작품이다. 리부트를 표방한 <고스트 버스터즈>(2016)는 원작의 팬들을 어마어마하게 실망시켰다. 이후 오리지널 스토리의 속편을 요구하는 여론이 힘을 얻었고 <고스트 버스터즈 2>(1989)와 이어지는 내용의 새로운 작품이 제작됐으니 이것이 바로 <고스트 버스터즈 라이즈>다. ‘피터 뱅크먼(빌 머레이)’ 등 고스트 버스터즈의 원년 멤버들과 1편에 등장한 ‘다나 배럿(시고니 위버)’가 이번 작품에 출연한다는 소식은 올드 팬들의 아련한 추억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MCU의 <앤트맨>으로 특유의 넉살 연기를 보여준 ‘폴 러드’가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것을 고려하면 일정 수준 이상의 재미를 보장할 것으로 보인다. 30여년 만에 부활한 유령 잡는 특공대와 아련한 기억 속의 귀여운 유령들이 선사할 웃음과 감동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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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일이> 역사를 바꾼 ‘아름다운 청년’의 이야기 
제작: 명필름, 스튜디오 루머
배급: 리틀빅픽처스
개봉: 2021.12.1.

<태일이>는 자신을 장렬하게 산화시킴으로, 우리나라 노동자 인권의 역사를 바꾼 청년 ‘전태일’의 일대기를 그려냈다. 작품은 1970년대 산업화 시대의 역군으로 일한 공장 근로자들의 처참한 근무환경과 당시의 시대상을 보여준다. 이 땅 모든 근로자들이 누려야 할 권리를 찾게 해 준 전태일 열사의 뜨거운 투쟁은 어떤 콘텐츠로 봐도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애니메이션 특유의 느낌이 더해져 더 크게 다가올 감동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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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멸의 칼날: 나비저택-주합회의 편> ‘귀칼’ 팬이면 무조건 보러갑시다 
수입: (주)애니맥스 브로드캐스팅 코리아
배급: BoXoo 엔터테인먼트
개봉: 2021.12.1.

<귀멸의 칼날: 나비저택-주합회의 편>은 귀멸의 칼날 TV 애니메이션의 극장용 프로젝트의 마지막 작품이다. 본 작품은 <무한열차 편> 직전까지의 이야기들을 다룬다. 나타구모 산에서의 임무 수행 후 큰 부상을 입은 탄지로 일행이 귀살대의 충주(虫柱) ‘코쵸 시노부’의 집인 ‘나비저택’에서 재회하고 최강의 혈귀 ‘키부츠지 무잔’과 그의 부하인 상·하현 혈귀들과 맞서기 위한 수련에 임하는 과정을 그려낸다. <무한열차 편>으로 수많은 ‘귀칼 덕후’들을 양산한 귀살대의 염주(炎柱) 렌고쿠 쿄쥬로를 포함해 각기 다른 매력의 주들이 한 장면에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작품을 감상할 이유는 충분하다.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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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3: 노 웨이 홈> 3스파? 멀티버스? 떴냐~?
수입/배급: 소니픽처스코리아
개봉: 2021.12.15.

‘멀티버스(다중우주)’가 펼칠 MCU 페이즈 4 대환장 파티의 시작, MCU <스파이더맨> 이전의 스파이더맨 영화에서 등장한 2명의 스파이더맨(토비 맥과이어·앤드류 가필드)이 등장할 것이라는 ‘떡밥’만으로 이미 수많은 MCU 팬들의 행복회로를 과열시킨 <스파이더맨 3: 노 웨이 홈>이 드디어 관객들을 찾아온다. 과거 스파이더맨 작품들에 대한 아련한 추억과 MCU의 멀티버스가 아우러져 선사할 전율은 그야말로 생각만으로 소름이 돋게 한다. 일각에서는 MCU 페이즈 3의 <캡틴아메리카3: 시빌 워>에 버금가는 충격적인 작품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여기저기서 표출되고 있다. “떴냐~?”로 유명한 모 영화 유튜버를 잠 못 들게 하는 떡밥의 양산으로도 <스파이더맨 3: 노 웨이 홈>은 명실상부 2021년 한 해를 통틀어 최고의 기대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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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병맛이 없는 킹스맨이라면...”
수입/배급: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개봉: 2021.12.22.

<킹스맨>의 가장 큰 특징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특유의 ‘잔인함’과 ‘병맛’이었다. 평가는 다소 상반되지만 그래도 1편 ‘시크릿 에이전트’와 2편 ‘골든서클’은 진지함과 병맛을 오고가는 특유의 재미가 잘 유지됐다. 그런데 예고편으로 공개된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는 어딘가 모르게 진지한 분위기다. 영국의 비밀 조직 ‘킹스맨’의 기원을 다루는 일종의 프리퀄 격 작품이라고 하는데... 이전과 전혀 다른 성격으로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할지, 아니면 예고편으로 공개되지 않은 병맛의 재미가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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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 리저렉션> “존 윅 형이 왜 거기서 나와?”
수입/배급: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개봉: 2021.12.

트릴로지 시리즈로 ‘완벽한 결말’을 이룬 <매트릭스>가 사람들의 기억에서 서서히 잊혀질 것 같으니 속편이 나온다고 한다. <매트릭스>로 “과연 무슨 이야기를 더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남지만, 트릴로지 시리즈가 관객들에게 선사한 만족도를 생각하면 “이건 꼭 봐야해!”라는 결론으로 귀결된다. (그런데, 네오는 안 보이고 강아지에 대한 사랑이 매우 지극했던 ‘그 분’이 자꾸 보여서...) 아무튼 <매트릭스: 리저렉션>는 트릴로지 시리즈에서 남겨진 ‘떡밥’들이 있었고, 이를 통해 이전보다 확장된 매트릭스의 세계관을 보여준다고 하니. 그저 매트릭스에 열광했던 이들에게는 기대가 될 따름이다.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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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메이커> “정치는 언제나 드라마다”  
제작: 씨앗필름
배급: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개봉: 2021.12.

‘설경구’와 ‘이선균’이라는 주연 배우 투톱만으로도 일단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맛’은 기본적으로 보장이 될 것만 같다. 야심을 가진 정치가 김운범(설경구)와 그를 ‘킹’으로 만들어주기 위해 일하는 선거 전략가 서창대(이선균)의 의기투합과 권력의 정점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변질되는 둘의 관계를 통해 정치라는 영역이 얼마나 냉혹한 세계인지를 보여주는 작품이 될 듯하다. 극중에서의 ‘신민당’과 ‘공화당’이 1960년대에서 1970년대 사이 실제로 경쟁 관계에 있었던 박정희 정권의 민주공화당과 김영삼의 신민당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확실치는 않으나, 나름 과거 국내 정치계의 리얼리티를 살리려 한 느낌이 있다. (다만, 한 가지 걱정되는 점은 영화의 작품성이나 재미를 떠나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왜곡될 수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