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와 더불어 2020년부터 국내 경영계의 화두는 ESG경영이다. ESG는 기업에게 위기인가 기회인가? E(환경), S(사회), G(지배구조) 관점에서 기업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코노믹리뷰는 오퍼레이션 컨설팅회사인 가온파트너스와 함께 ESG경영의 올바른 이해와 성공적 대응을 위한 명확한 방향제시를 위해 시리즈를 기획했다.

 

최근 PWC에서 글로벌 투자자 ESG 조사를 통해 나온 설문결과를 보면 글로벌 투자자의 49%가 ESG경영 부진기업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는 것을 고려한다고 한다. ESG의 영향이 점점 더 기업들 가까이 직접적으로 오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또 다른 두 개의 설문조사에서 눈 여겨 볼 만한 내용이 있다. 하나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서 지난 4월에 발표한 ‘500대 기업 ESG 준비실태 및 인식조사’의 결과다. ESG에 대한 최고경영진의 관심이 높다고 대답한 곳은 66%에 달했지만, ‘ESG의 모호한 개념과 범위’(30%)로 인해 경영전략 수립에는 애로를 겪는다고 한다. 다른 하나는 기업 지배구조 전문 비영리기관인 OCEG가 530명의 전 세계 기업 임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다. ESG 활동이 기업의 재무적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임원 비율은 48%, 회사의 ESG 활동을 전적으로 신뢰한다는 임원 비율도 9% 불과했다. 그리고 두 설문 모두에서 ESG를 추진하는 효과로 기업이미지 제고 및 브랜드 평판이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ESG 추진에 대한 중요성은 인지하고 있지만 아직 기업에서 ESG를 어떻게 이해하고 실행해야 하는지, 정말로 효과는 있는지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각종 법규는 기업이 쫓아가기 어려울 정도로 강화되고 있고, 소비자의 눈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뭔가는 해야겠다는 불안한 마음에 위원회도 만들고 홍보도 강화하고 있지만 설문조사 결과에서 보듯이 정작 기업 내부는 혼란스럽다. 누군가 표준처럼 해야 할 일을 정해주고 그것을 지키면 될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ESG 평가에 관한 기준도 아직 기관마다 상이한 형편이라 그것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누구에게나 방법이 명확하지 않지만 앞으로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면 먼저 제대로 하는 기업이 기회를 갖게 된다고 볼 수 있다. 제대로 ESG경영을 추진하는 것은 기업마다 다를 수밖에 없지만, 공통적으로 고려하고 추진해야 할 내용은 비교적 명확하다. 지금까지 모든 경영 트렌드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된다.

기업이 ESG경영을 추진할 때는 3가지 단계를 거친다. 첫 번째가 ‘갭(Gap)’을 파악하는 것이다. ESG에서 기업에 요구하는 사항과 수준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기업의 현 상태(As-is)와의 차이를 분석해내야 한다. ESG 평가기준을 활용하거나 필요 시 외부기관의 도움을 통해 내 회사에 요구되는 항목과 기준을 이해하는 것이 시작이다. 동일 업종 선진사의 사례가 도움은 될 수 있겠지만 ESG는 현재 누구도 따라할 수 있는 모델이 없다고 보는 게 맞다. 결국 내가 풀어야 할 숙제다.

두 번째는 ‘통합과 조정’이다. 갭이 파악되었다면 이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체계가 만들어져야 한다. ESG를 지향한 기업 전략의 방향 및 목표에 갭 극복이 반영되고, 현재 기업 내에서 진행 중인 여러 활동들이 얼라인먼트(Alignment)를 이루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EHS, 준법경영, 사회적 활동을 비롯해 친환경 제품개발, 공장의 생산활동까지도 ESG와 연계성을 가지고 추진되어야 한다. 기업 내부에서 벌어지는 모든 활동은 ESG와 연관되어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KPI와 같은 지표의 통합과 조정도 물론 필요하다. 지표는 또한 외부와 커뮤니케이션되는 ESG 정보공개와 연관된다. 앞서 언급된 PWC 설문조사에서 투자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공개되는 데이터의 품질과 일관성이다. 재무적 지표와 비재무적 지표가 이제 같이 다루어지는 것이 필수적이다.

세 번째는 ‘실행과 성과창출’이다. 투자자들이 데이터의 품질과 일관성이 중요하다고 하는 것은 보여지는 지표의 값이 아니라 지표를 만드는 실질적 과정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실질적 과정은 기업의 실행력에서 나온다. ESG 위원회가 전략을 세우고 추진계획을 아무리 잘 만든다고 해도 실행해야 할 현업의 공감과 실천이 따르지 않으면 성과는 나오지 않는다. 안전이나 환경이 포함된 ESG라면 더욱 그렇다. 사고는 기업의 안전팀, 환경팀이 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안전과 환경관리가 안전팀이나 환경팀의 노력만으로는 확보될 수 없다. 혁신에 우수한 기업이 ESG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ESG의 지속적 실행을 위해서는 단기적인 성과를 계속 만들어가야 한다. 기 확인된 갭 중에서 가장 낮은 부분에 우선 집중한 활동 전개를 통해 ESG의 결과를 만들고 재무적 효과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활동을 계속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하는 역할이다.

ESG는 ISO와 같은 인증이 아니다. 어느 수준에 이르면 합격과 불합격이 나누어지는 최소한의 요건이 아닌 누가 더 높은 경쟁력을 가지느냐를 확인할 수 있는 전 세계적 기준이다. 누군가는 어떻게 추진할까 고민하고 있을 때 누군가는 이미 저 앞서서 실행을 하고 있기도 하고, 누군가는 법적 기준을 맞추는 것도 어려워할 때 누군가는 법적 기준을 넘어 시장을 선도하는 모델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ESG는 혁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