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제공=삼성증권)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제공=삼성증권)

[이코노믹리뷰=이성희 기자] 삼성증권을 대표하는 수식어가 “자산관리의 명가(名家)”다. 특히 고액 자산가들에게 특화된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가 특장점인 삼성증권은 최근 증권사의 WM(자산관리) 부문이 중요한 사업영역으로 대두되면서 한층 조명받고 있다.

현재 삼성증권을 이끌고 있는 장석훈 대표이사 사장은 이러한 장점을 더욱 부각하면서 내실을 탄탄히 다지고 성장으로 이끈 수장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개인형 퇴직연금(IRP) ‘수수료 0원’을 처음으로 선보임으로써 은행이 주도했던 퇴직연금 시장에서 증권사로 ‘머니무브’를 촉발한 계기를 마련했다. 또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증권업계 최초 출시와 MZ세대 투자자를 위한 디지털 콘텐츠 및 서비스 강화 등 다양한 시도로 변화를 선도한 것으로 평가된다.

취임 3년차 장석훈 사장, 본격 성장궤도 진입

장 사장은 지난 2019년 삼성증권 대표이사에 올랐다.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면서 잘하는 분야를 더 특화한 장 사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나는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이를 통해 신규 고객을 확보함과 동시에 초고액 자산사들을 대상으로 특화 서비스를 선보이며 WM사업을 더욱 확대했다. 또 법인영업을 강화함으로써 IB 부문 성장을 주도했으며,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규모를 키우고 있다.

삼성증권은 장 사장 취임 이후 빠른 성장 가도를 달렸다. 취임 첫해인 2019년 삼성증권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5,176억원, 3,918억원으로, 전년(영업이익 4,581억원, 순이익 3,341억원) 대비 각각 13.0%, 17.3% 증가했다.

이어 지난해 영업이익 6,780억원, 순이익 5,078억원으로, 연간 실적 성장률이 30%에 달했다. 또 올해는 3분기 누적 영업이익 1조1,183억원으로, 3분기만에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8,217억원이다. 올해 3분기까지 분기 평균 순이익이 2,739억원 점을 감안하면 올해 연간 순이익 1조원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삼성증권 실적에서 주목할 점은 3분기까지 누적 순영업수익 기준 부문별 비중이 △디지털 32% △본사영업 30% △리테일 27% 등 어느 한 사업부문에 쏠리지 않은 균형 잡힌 수익구조다. 이는 금리인상, 주식거래량 감소 등 외적인 요인에 쉽게 흔들리지 않고 높은 안정성을 보유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삼성증권의 호실적에 대해 전 사업부문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꼽았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WM부문은 고액자산가와 디지털 시장에서 고른 성과로 실적이 개선됐다”며 “자산 30억원 이상 고액자산가 고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고, 같은 기간 디지털 고객 잔고는 133%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향후 엉업의 기반이 될 해외주식 예탁잔고가 16조원을 돌파했고, 금융상품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 늘었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IB 부문에서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혔던 카카오페이를 비롯해 HK이노엔, 일진하이솔루스, 차백신연구소 등을 주관하며 높은 성과를 거뒀다. 주관 참여에 따른 수수료 수익이 늘면서 IB 부문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했다.

또한 올해 급격히 늘어난 공모주 시장에서도 고객을 위한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공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졌지만, 시간 여건에 따라 공모에 참여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밤 10시까지 온라인 청약 시간을 연장하는 등 대(對)고객 서비스를 강화함으로써 호평을 받았다.

고객 자산 증식을 위한 선제적 서비스 대응

올해 증권업계에서 중개형 ISA와 개인형 IRP가 화두로 떠올랐다. 중개형 ISA와 개인형 IRP는 투자 수익과 절세 등을 모두 잡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투자자들에게 각광을 받았다.

기존 ISA는 ‘만능통장’으로도 불렸지만, 국내 주식에 투자할 수 없는 단점에 투자자들에게 외면을 받아왔다. 하지만 올해부터 국내 주식에 투자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이 변경된 데다, 비과세 혜택을 제공하는 중개형 ISA가 나오면서 투자금이 몰렸다. 삼성증권은 이러한 중개형 ISA를 증권업계 최초로 출시하며 보다 빠르게 움직였다. 그 결과 개설된 계좌만 업계 최고 수준인 75만개를 넘어섰다.

올해 급성장한 IRP 시장에서도 삼성증권은 높은 성과를 거뒀다. 증시 활황과 함께 은퇴자산 확보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IRP 시장이 확대됐다. 이 시기 장 사장은 삼성증권 IRP 계좌에 부과한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는 ‘삼성증권 다이렉트 IRP’를 최초로 내놨다. 기존 다이렉트 IRP 수수료(0.1%~0.3%) 비용 부담을 제거함으로써 투자자들에게 실질적인 수익률 향상뿐만 아니라 고객 만족도까지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장 사장 진두지휘 아래 삼성증권이 쏘아 올린 IRP 수수료 ‘제로(0)’ 움직임은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퍼져 나가며 은행에서 증권사로 IRP 자금 이동을 부채질하는 계기가 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은행이 주도하고 있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낮은 수익률 대비 높은 수수료 수익을 거둬가는 구조에 불만을 가진 고객들이 많았다”며 “삼성증권의 IRP 수수료 면제 혜택이 증권업계로 퍼져 나가면서 시장의 주도권을 증권사가 가져오는 마중물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MZ세대 ‘주린이’를 위한 디지털 콘텐츠 강화

장 사장은 MZ세대가 주식시장의 새로운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먼저 판단하고, 이들을 위한 디지털 콘텐츠와 서비스를 강화하는데도 주력했다.

이에 삼성증권은 109만명이 넘는 공식 유튜브 채널 구독자를 대상으로 국내외 시장에 대한 신속한 투자정보와 자산관리 노하우를 소개하고 있으며, 국내외 주식 투자전략을 제시하는 콘퍼런스도 비대면으로 전환해 매 분기 개최 중이다. 또 주린이(주식투자와 어린이 합성어로 초보투자자를 일컫는다)를 위한 체계적인 투자 교육 사이트인 ‘투자스쿨’도 출범해 4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했다.

여기에 MZ세대와 초보 투자자들을 위해 편의성을 강조한 간편투자 애플리케이션(앱) ‘O2(오투)’를 출시했으며, 프리미엄 온라인 상담 서비스인 ‘바로상담’을 통해 PB(프라이빗뱅커)경력 평균 12년인 전문가들의 원스톱 상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장 사장은 급변하는 금융투자 환경에서 삼성증권을 리스크에서 보호하고, 특화점을 더 부각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트렌드를 좇아가는 삼성증권이 아닌, 트렌드를 만드는 삼성증권으로 변화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