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마켓포 앱 화면 캡처.
출처=마켓포 앱 화면 캡처.

[이코노믹리뷰=편은지 기자] GS리테일의 이커머스 앱 '마켓포'가 안갯속을 걷고 있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이 지난 7월 합병하면서 야심차게 내놓은 이커머스 출사표였으나 여전히 정식 출시의 갈피를 잡지 못한 채 테스트 단계에 머물러있어서다. 최근 요기요 인수 등 공격적인 행보로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마켓포 출시가 지연되면서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냔 우려도 나온다. 

24일 GS리테일에 따르면 마켓포의 공식 출범 날짜가 여전히 정해지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GS리테일이 지난 4월 테스트버전 마켓포를 처음 공개하면서 정식 출시를 예고했던 시점은 GS리테일 합병 법인이 출범한 7월이다. 이미 당초 계획보다 3개월 가량 늦어진 상황이다. 마켓포 첫 공개인 지난 4월 이후로 따지면 6개월을 훌쩍 넘는 시간 동안 테스트 버전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관련 부서에서 테스트를 거듭하며 앱 구동, 서비스 검토 등 단계를 밟고 있다"며 "아직까지 공식 출범 일정이나 구체적인 방안은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허연수 야심작 '전문몰' 마켓포, GS리테일 발목 잡을까

마켓포는 지난 7월 GS리테일과 GS홈쇼핑이 합병하면서 기존 양사가 갖고 있던 경쟁력을 합쳐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하겠단 전략으로 등장한 승부수다. GS홈쇼핑을 포함한 GS더프레시, 랄라블라, 달리살다, 심플리쿡 등이 총집합된 온라인몰로, 오픈마켓보다는 '전문몰'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셀러를 입점시켜 몸집을 키우는 대신 기존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온라인몰과 협력사 등을 통한 전문성을 내세운 것이다.

문제는 테스트 버전을 운영하는 지난 7개월 동안 마켓포 앱 내 서비스나 앱 구성 등에 큰 변화가 없었단 점이다. 지난 4월과 비교해 현재 마켓포 앱에 추가된 기능은 '마켓포 라이프' 서비스 정도에 그친다. 마켓포 라이프 서비스는 청소, 세차, 반값택배, 편의점 택배 등 오프라인 서비스를 온라인을 통해 예약, 결제 후 이용하는 서비스다. 

이는 GS리테일이 마켓포를 처음부터 정식 출시하지 않고 테스트 버전을 내놨던 주 원인으로 해석된다. 기존 SSG닷컴, 롯데온 등 유통기업이 운영하는 이커머스와 차별성으로 '전문몰'을 내세운 만큼 소비자 반응을 점검할 필요가 컸기 때문이다. 실제 마켓포는 첫 출시 당시부터 대부분 협력사와 서비스가 입점한 상태였고, 주문·배송 서비스도 무리 없이 이용 가능했다. 

기존 이커머스와는 다른 경쟁력을 내세운 만큼 마켓포 테스트 버전 출시 이후 우려의 시선도 잇따랐다. 마켓포와 GS샵 앱이 각자 운영되고 있어 GS홈쇼핑과 GS리테일의 합병 시너지를 마켓포 내에서 확인하기 어려웠던 데다 앱 다운로드 수 역시 적었기 때문이다. 실제 3월 30일부터 운영을 시작했던 마켓포는 약 2달 운영기간 동안 앱 다운로드수 1,000회를 겨우 넘기는 데 그쳤다. 현재 마켓포 다운로드수는 지난 7개월간 1만회도 넘기지 못한 상태다.  

이에 업계에선 마켓포의 정식 출시 지연이 확실한 경쟁력과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했기 때문이란 평가가 나온다. 전문몰이란 승부수가 테스트 기간 긍정적인 반응을 얻는 데 실패하면서 GS리테일 내부에서 고민이 짙어졌을 것이란 추측이다. 

최근 퀵커머스, 온·오프라인 통합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만큼 마켓포가 GS리테일의 아픈손가락으로 남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은 올 초 열린 주주총회를 통해 "고객데이터·온라인플랫폼·물류를 포함한 모든 영역에 걸쳐 경쟁사를 압도하는 고객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올해 온, 오프라인 영역에서 공격적인 확장을 선언한 바 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GS리테일의 오프라인 채널을 이용했던 고객이 많더라도 온라인으로 그 고객을 다 흡수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SSG닷컴이 낮은 점유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결국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방안을 택했듯 이커머스 시장에선 확실한 승부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