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권일구 기자]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선 삼성전자. 일찌감치 그룹공채를 통해 입사해 당시 CD플레이어 개발 연구원으로 근무했던 최신정 연구원은 일에 대한 무력감에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반도체 관련 중소기업의 개발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어린 패기로 연구개발에만 몰두했던 그는 26년이 흐른 지금, 전자쟁이에서 부동산개발회사의 총괄로 업종과 직함이 바뀌었다. 최신정 당진엠개발 총괄을 만나 사연을 들어봤다.

최진성 당진엠개발 총괄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최진성 당진엠개발 총괄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3전4기 끝에 도전한 부동산개발사업

최신정 총괄은 자신은 원래 전자쟁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에서 기본 사회생활에 대한 틀을 배웠다. 일에 대한 염증이 생겼던 것은 한 파트만을 연구하는 연구원에 불과해서다. 그런 와중에 지인분이 반도체 장비 쪽으로 전환해서 개발사업을 하는 것을 보고, 과감히 사표를 던졌다. 한 부분이 아닌, 반도체 시스템에 대한 장비를 전부 개발할 수 있다는 이슈 단 하나만으로 내린 결정이었다. 당시가 IMF 시기였는데, 이때도 가장 사업이 번창했던 분야가 반도체 장비 사업이었다. 반도체 소재에 대한 기본 지식을 익히고 직접 시장을 개척하고 싶다는 생각에 2003년 자영업에 뛰어 들었다. 전자제품을 일본과 홍콩, 러시아에 수출했다. 해외시장의 무서움을 알게 된 계기가 이때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크나 큰 차이를 실감했다. 제품에 대한 심각한 문제로 컴플레인이 들어오면서 결국 도산했다. 이렇게 3번을 길거리에 나앉았다.

제조업이 나의 길이 아님을 깨닫고, 소개를 통해 금융관련 일을 시작하게 됐다. 3년을 일하면서 돈도 좀 만졌다는 그는 시행사업을 우연히 접하면서 자금업무를 맡았다. 그런데 또 금융위기가 터졌고 잘 나갔던 시행사업의 자금줄은 곧 막혔다. 3전4기라고 했던가. 2014년 지인의 도움으로 일본에서 엔화 자금 3억엔을 투자 받았다. 최 총괄은 “처음으로 내가 대표 이름을 걸고 시행을 했는데 3년 만에 그만뒀다. 도시개발 사업이었다”며 “시행사업이 어렵다는 것을 몸소 느낀 후 내가 잘하는 것을 해야겠다 싶어 PM업무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컨설팅 업무로 자금 중계부터 시작을 하는 컨설팅 업무를 시작했던 것.

다 같은 시행사가 아니다...차별화는 ‘안정성’

당진엠개발이 타 부동산개발사와 차별화된 점은 바로 ‘안정성’이다. 시행사업이 굉장히 어렵고 위험하다고 설명한 그에 따르면, 시행은 토지매입부터 준공까지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규모가 있으면 3~5년 기간이 소요된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는데 지금은 3~5년이면 다 변한다. 지리를 모를 정도로 변화가 빠르다. 주변 환경이 바뀌듯 경기도 바뀌고 트렌드, 소비자 니즈도 바뀐다. 앵커테넌트(쇼핑 센터로 대중을 유인하는 유명점포)들의 브랜드들도 유행을 탄다. 그는 “이런 모든 것이 내가 보기엔 너무 불안정해 보였다. 정말 이 자금이 들어가서 토지를 매입하는데 까지 안전하냐? 안전함 뒤에 자금 구조가 받쳐져 있느냐를 먼저 확인을 하고, 토지에 대한 충분한 권리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신정 당진엠개발 총괄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최신정 당진엠개발 총괄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이 같은 권리분석이 없으면, 이로 인해서 수없이 많은 사기행각이 벌어진다. 그는 “사업수지에 대한 부분도 시행사들이 장밋빛을 제시하는데. 나는 굉장히 보수적으로 검토한다. 그렇게 해도 나중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당진 사업의 경우, 코로나19 시기라 더욱 뼈저리게 느꼈다. 그는 “당진 사업의 건물을 그릇이라고 하면, 여기에 무엇을 담을지가 너무도 중요하다. 담을 내용물이 정해지지 않으면 사실 이 건물도 지어질 수가 없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수 없이 많은 병원 담당자도 만나보고, 부동산 중개소들과 상의해 봐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찾은 게 전문가였다. 그는 “각 분야에 전문가 있다. 시행에는 토지매입과 권리분석, 사업 수지를 짜고 자금을 조달하고 공사해서 책임준공까지 건물 소유권이전까지 내가 잘할 수 있다. 그런데 임차인에 대한 부분은 또 다른 영역이고, 다름을 인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행 현장마다 ‘좌초’...인내로 버텼다

그는 인천의 한 자동차 매매단지 건설 시행 사업을 하다가 잘 못된 적이 있다. 인천에서 사업지만 3곳 가지고 하다가 결국 결과가 다 안 좋았다. 2014년도에는 전라도 광주의 자동차 매매단지 약 1만8,000평 규모의 도시개발사업을 진행했다. 하자난 사업장을 넘겨받는 수준이었다. 구조가 다 짜여 있고 자금도 들어왔다. 갑작스런 시행사 대표의 사고사로 사업 진행에 대한 고민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토지를 매입하고 사업시작을 했다. 시행사업 특징상 굉장히 큰 수익을 바라고 들어오는 하이에나로 인해 결국 좌초됐다. 이전에는 영등포 1-3구역 도시정비사업을 업무대행사로 조합과 함께 일을 했다. 가장 어려운 것은 오피스와 상가에 대한 부분이었다. 6개월 정말 고생해서 PM사업했는데 조합 총회서 최종 부결돼 무산되는 아픔을 겪었다. 장한평 오피스텔 사업 역시 분쟁으로 경매에 넘겨져. 분양 진행 중 좌초됐다. 마음의 상처만 남았다. 사실 최 총괄은 스트레스로 인해 급성당뇨라는 병까지 얻었다. 이 같은 온갖 어려운 난관에도 불구하고 ‘인내’로 참고 기다려왔다.

기회를 준 ‘당진 중앙메디컬’ 사업

처음 당진시청 인근 땅을 보러갔을 때 아무것도 없었다. 불모지처럼 아무것도 없는 땅에 사업을 기획한 회장님이 ‘여기에 뭐든 계획을 해보라’ 하셨다. 300평 규모의 토지에 더해 옆에 있는 땅 180평을 추가 매입했다. 총 480평 규모의 사업지가 만들어 지면서 사업계획이 시작됐다. 그래서 건물을 가설계하고, 시장분석을 해보니 메디컬이면 가능할 것 같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당진 인구의 80%가 인천에 위치한 병원으로 간다. 당진엔 당진종합병원 하나만 있다. 시장조사 할 때도 부동산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병원을 지워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당진의 발전상을 찾아보니 당진시가 가지고 있는 모습이 나에게는 울산, 포항 등 항구 옆에 있는 철강산업과 함께 발전한 도시처럼 보이더라. 당진도 철강산업 부분이 활성화되면 주변에 있는 지자체에서 일거리 있는 곳으로 집중이 될 것이다. 시장분석을 마치고 메디컬로 전환하게 됐다”고 말했다.

중앙메디컬센터 홍보관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중앙메디컬센터 홍보관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최 총괄은 시행사업의 마지막이 분양이 끝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우리가 지어서 판매를 했던 그 제품들이 잘 쓰여야 하는데 지역에서 상권을 형성한다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고. 실제 당진 사업장 뒤편에도 롯데시네마가 있는데 코로나19 한방으로 롯데시네마가 갖고 있던 상권의 파괴력이 힘을 잃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으려면 임차인들이 들어와서 사업을 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너무 중요하다. 분양시장에서 많은 분양업체들이, 또 시행사들이 확정수익상품을 파는데 이건 거의 사기다. 확정이 어디있냐. 장사가 잘 돼 임차인들이 월세를 잘 내야 이게 확정이다”고 설명했다. 임차인들의 유입에 대한 경쟁력, 사업에 대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고민해 왔다. 그러던 중에 디앤티홀딩스가 모델하우스를 제안했다. 무슨 모델하우스냐? 앵커테넌트를 위한 모델하우스를 지어야한다는 것이었다. 당진 중앙메디컬에 들어오는 모든 앵커테넌트를 이 모델하우스에서 다 광고하는 것이다. 최 총괄은 “사전 프로모션, 초청행사, 이벤트 다 한다. 중앙메디컬센터가 준공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 시설이 들어왔을 때 같이 잔치를 하는 거다. 연속성 면에서도 연결된다. 이는 앵커테넌트에 자신이 없으면 못 들어온다. 모자신감 때문에 이들을 위한 모델하우스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약 800억 규모이다.

비전과 목표

더리젠메디컬그룹이 당진 중앙 메디컬에 들어와서 많은 사람들을 살렸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것이 훌륭한 F&B(food and beverage)를 제공하면서 그 분들에게 쉼과 즐거움, 맛, 인생의 기쁨도 제공해주었으면 좋겠다. 이것을 목표로 삼고 비전으로 삼고 있다.

그는 “생명보다 더 큰 가치는 없다. 27살부터 사업을 시작해 3번을 넘어졌다. 넘어지는 방법을 너무도 잘 안다. 넘어지더라도 낙법이 있다. 잘 살아간다. 대신 절대로 남에게 피해를 끼치면 안된다. 절대로 못 살아난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