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타대우상용차의 LNG 트랙터. 출처= 타타대우상용차
타타대우상용차의 LNG 트랙터. 출처= 타타대우상용차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타타대우상용차(이하 타타대우)가 배터리, 수소연료전지 등으로 친환경 트럭 모델을 활발히 공급하는 현대자동차에 맞서 액화천연가스(LNG)로 움직이는 트럭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LNG는 본질적으로 가스라는 점에서 재생에너지와 동등한 친환경 동력원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다만 가솔린이나 디젤에 비해 오염물질을 매우 적게 배출하는 대체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타타대우가 이번에 포스코에 공급한 LNG 화물차는 기존 트럭 모델 프리마(PRIMA)를 기반으로 개발한 대형 트랙터다. 트랙터는 통상적인 형태의 적재함을 갖추지 않고 샤시를 그대로 드러내 보인 형태를 최초로 갖추고 있는 트럭을 지칭한다. 트랙터를 공급받는 업체는 차량을 트레일러, 윙바디, 특수목적차량 등 다양한 형태로 개조한 특장차로 운영한다.

타타대우의 프리마 LNG 모델은 13ℓ 배기량의 천연가스 엔진을 탑재함으로써 최고출력 460마력, 최대토크 203㎏·m 등 수준의 힘을 발휘한다. 앞서 지난 2018~2019년 기간에 걸쳐 한국가스공사, 인천, 부산 등 기관이나 지자체에 시범 투입한 8.7ℓ 엔진의 LNG 모델과 비교해 출력(400마력)과 토크(173㎏·m)이 모두 강화했다.

타타대우 6X2 트랙터 하이돔 모델의 제원표 .출처= 타타대우상용차
타타대우 6X2 트랙터 하이돔 모델의 제원표 .출처= 타타대우상용차

타타대우는 LNG 트럭의 희소성 뿐 아니라 비교적 높은 친환경성을 갖춘 점에 주목했다. 해당 트럭의 연료로 쓰이는 LNG는 액체 형태로 변형된 천연가스로 차량 운행 과정에서 연소돼도 대기오염물질을 거의 발생시키지 않는다. 해저나 유전지대 등에서 채취한 천연가스를 액화시키는 과정에서 미세먼지나 황 같은 불순물이 제거되기 때문이다.

디젤이나, 석유에서 추출한 동력원으로 승용차와 경상용차에 주로 쓰이는 액화석유가스(LPG)에 비해 친환경적인 이유다. 실제 환경부가 환경정책연구원을 통해 LNG 차량이 배출하는 오염물질을 분석한 결과 동급 디젤 차량 대비 오염물질을 미세먼지 99%, 질소산화물 96%, 이산화탄소 19%씩 적게 배출했다.

LNG 트럭은 또 낮은 유지비를 강점으로 갖췄다. 디젤 트럭과 비교해 연료비가 저렴할 뿐 아니라 배기가스 후처리장치 관리, 요소수 충전 등 작업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환경부가 가상 분석한 결과 14년간 운행한 LNG 트럭의 유지비가 같은 기간 동급 디젤 트럭에 들인 비용보다 7,100여만원 가량 저렴한 것으로 파악됐다.

타타대우상용차의 LNG 트랙터. 출처= 타타대우상용차
타타대우상용차의 LNG 트랙터. 출처= 타타대우상용차

비싼 가격, 충전 인프라 태부족…LNG 트럭 발목잡아

프리마 LNG 모델은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일반 고객에게 판매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존 디젤 모델에 비해 4,000만원 가량 비싼 가격에 판매되는데다 낮은 충전 편의를 보이기 때문이다.

LNG 차량은 디젤 차량에 비해 연료를 저장하기 위해 고도화한 기술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높은 생산단가를 나타낸다. LNG가 높은 밀도로 압축됨에 따라 에너지 효율도 높지만 이 과정에서 필요한 냉각, 단열 등 작업에 필요한 장치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비싸질 수 밖에 없다. 환경부가 지난 2019년 분석한 결과 동급 연료별 모델의 가격은 디젤 1억6,105만원, LNG 2억205만원으로 4,100만원에 달하는 가격 차이를 보였다.

타타대우가 LNG 엔진을 이탈리아 파워트레인인 제조사 피아트 파워트레인 테크놀로지(FTP)로부터 공급받는 점도 생산단가를 높이는 요인이다. 환경부가 올해 처음 LNG 트럭에 대당 2,000만원에 달하는 구매보조금을 지급하기 위해 예산을 책정했지만, 믹서(레미콘) 차종에만 제한적으로 보조금을 적용한 실정이다.

LNG 충전소가 국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점도 고객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현재 LNG 공급이 가능한 충전소는 전국 10개소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LNG 차량 보급대수가 적기 때문에 충전기와 함께 확대 보급되는 시너지를 일으키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밖에 충전시간이 수분 정도 소요돼, 석유 차량에 비해 느린 점도 차량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소다.

이 같은 요인 때문에 소비자들의 LNG 트럭 구매 의향도 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지난해 10월 영업용 화물차 소유자 285명을 대상으로 구매하기 원하는 친환경 화물차 차종을 설문한 결과 CNG차나 LNG차를 선택한 비중은 2.1%에 그쳤다. 이외 연료별 선택 비중은 디젤 54.7%, 디젤 하이브리드 22.1%, 전기 9.8%, 수소 9.8% 등으로 집계됐다.

타타대우는 LNG 트럭을 확대 보급하기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도 차량을 개발하고 정식 출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올해부터 군산공장에 프리마 LNG 모델을 양산하는 시스템을 구축했고, 향후 중대형급 트럭 모델을 중심으로 LNG 트럭 라인업을 확장해나갈 방침이다. 타타대우는 앞으로 LNG 차량이 국내 모든 트럭을 모두 전동화하기 앞서 친환경성을 달성할 교두보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타타대우는 “현재도 LNG 트럭을 구매하려는 일반인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지만 부담스러운 가격 때문에 기업 고객 위주로 차량을 소규모 보급하는 상황”이라면서도 “향후 중대형급 트럭 위주로 LNG 라인업을 구축한 뒤 장기적으론 수소전기트럭으로 전환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