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금교영 기자] “부동산 중개업은 사람의 보금자리를 구해주는 성취감이 가득한 비즈니스로 정말 존중받아야 할 산업입니다. 그런데 존중받지 못하고 많은 분들이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십니다. 이걸 바꾸기 위해서는 효율적으로 중개하는 방법을 찾아야하고 중개사가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개업을 직접 영위하는 기업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이재윤 집토스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이재윤 집토스 대표의 말이다. 집토스는 오프라인의 직영부동산과 온라인 연계를 통해 중개서비스를 제공하는 부동산 거래 플랫폼이다. 개인사업자가 절대적인 부동산중개업계에서 기업형 부동산의 필요성을 느끼며 만들어졌고, 중개업의 발전을 위하 부동산 거래 효율화, 중개사 육성 등을 노력을 펼치고 있다.  

‘중개사의 애환’에서 나온 기업형 부동산

이재윤 대표는 대학생 시절 친구들의 자취방을 구해주는 부동산을 차리며 중개업에 뛰어들었다. 개업 당시 직접 스쿠터를 타며 관악구 내 매물을 수집하고 블로그와 학교 커뮤니티에 올렸고, 문의가 많아지면서 믿고 거래할 수 있는 부동산 중개 브랜드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를 확인했다.

물론 그도 처음부터 능숙했던 것은 아니다.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계약서를 쓰는법조차 몰랐다. 자격증 시험에서는 실무를 다루지 않기 때문이다. 친구 부모님 중에 부동산 하시는 분들,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다니며 일을 배웠다.

이 대표는 “실제로 중개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건을 어떻게 따는지, 집은 어떻게 보여줘야 하고 가장 중요한 노하우는 무엇인지, 또 어떻게 계약을 이끌어 내며 계약한다고 하면 계약서는 어떻게 써야하는지 까지 야생에서 부딪히며 배웠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일을 배우고 나서 돌아보니 다른 중개사들도 상황이 비슷했다. 이 대표는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분들이 약 45만명이라는데 개업하신 분들은 11만명 정도로 자격증이 있어도 실무를 못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 개업을 해도 99%는 개인사업자로 개업하거나 개인사무소에 취업해 기본급 없이 성과보수를 받는 방식으로 일하고 있었다. 광고 플랫폼에 매물을 올리기 위해 비용을 선지급 하다보니 손님을 유치하기 위해 매물의 정보를 휘황찬란하게 올리게 되고 이는 과장, 허위매물 등의 문제를 일으키며 부동산 중개업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

이 대표는 “이런 현상은 시장의 논리 때문이지 중개사가 나쁜 사람들이라서 그런 것이 전혀 아니다”라며 “모객을 위한 중개사의 애환 속에서 ‘중개업에는 무조건 기업이 필요하다. 기업형 부동산을 키워야 부동산 시장 참여자인 임차인·임대인·중개사 셋이 다 행복해진다’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이재윤 집토스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그는 개인중개사로 일한 경험을 토대로 혼자서 일하는 것보다 여러 사람들이 힘을 합칠 때 더 많이 성장하고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겠다는 기대가 있었다. 또 기업이 있어야 전체적으로 인재가 육성되고 산업이 전체적으로 발전하는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는 생각이 확고했다.

청년 1인 가구·외국인 등 임차인 위한 서비스

집토스는 오프라인에서 시작한 회사다. 부동산 중개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개사무소(직영부동산)에서 자체적으로 쓰는 앱을 개발해 고객에게 매물정보를 제공하면서 서비스 지역과 분야를 늘려가고 있다. 다만 빠르게 지역을 넓혀나가기 보다는 현재하고 있는 서비스를 잘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럼에도 2017년 3월 관악점을 시작으로 직영부동산 체계를 구축한지 4년 만인 올해 5월 총 거래금액 1조원을 달성했다. 지난 7월 기준 거래 가능 실매물은 4만여개, 중개 전문 인원은 155명, 상담건수는 12만건에 달한다. 직영부동산수는 서울 19곳과 수원 1곳 등 총 20개이며 방문 고객중 실제 계약까지 이어지는 사례는 절반 정도다.

집토스는 부동산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투명한 정보 공개와 고객이 믿고 살 수 있는 중개에 중점을 둔다. 허위매물에 대한 지적이 많고 불신으로 이어지는 만큼 이런 악순환을 끊기 위해 회사가 직접 매물을 수집하고 그대로 앱에 등록해서 실매물만 담는다. 이것이 고객과의 신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여겼다.

이 대표는 “특히 제가 봤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은 청년 1인가구였다”며 “학교 친구들 집을 구해주기 위해 학교 옆에 부동산을 냈던게 첫 시작이었는데 돌이켜보니 관악구에서 시작하지 않았으면 이렇게까지 못 왔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관악구는 청년 1인 가구의 메카와 같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뿐만 아니라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살이를 처음 시작하는 이들의 많이 선택하는 지역이었고, 그만큼 원룸도 많았다. 다양한 삶의 이야기들을 보면서 더 큰 꿈을 가지게 됐고 원·투룸의 소형매물, 청년 1인 가구에 집중했다.

다만 집토스를 통해 이전에 원룸을 구했던 분들이 투룸을 찾고 빌라, 아파트로 니즈가 점점 바뀌는 것을 보면서 고객의 생애주기에 맞게 서비스를 이어나가야 된다는 사명을 갖게 됐다. 향후 아파트 등으로 중개영역을 확장하려는 계획을 갖게 된 이유다.

이 대표는 “부동산 시장은 계속 요동치다보니 예측이 어렵다. 그래도 트렌드와 고객의 마음을 읽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한테 도움을 주자라는 마음만은 변함없이 유지하며 사업에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중개서비스도 비슷한 생각에서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다른 부동산 플랫폼에는 없는 차별점으로 꼽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처음 이 일을 시작하기 전 대학생으로 외국인 교환학생 버디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이들의 집구하는 과정을 함께 하면서 필요한 서비스라고 생각했다”며 “부동산 앱은커녕 시세 등 기본 정보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집을 구해야하고, 중개사를 찾는 과정에서도 거부감, 경계감, 불안함 등을 안고 있는 외국인들이 의존할 수 있는 것은 버디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인보다 더 필요한 서비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외국인 중개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기본적으로 한국인 중개서비스가 자리 잡아야 많은 매물을 확보하고 서비스 언어 변경을 통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겠다는 결론이었다.

이 때문에 외국인 중개서비스는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중국어와 영어 두가지로 매물 정보를 제공하고 해당 언어가 가능한 중개사들이 직접 중개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서비스를 시작하고 얼마 안돼 퍼진 코로나19 영향으로 해당 서비스 이용도는 높지 않았다.

이 대표는 “서비스 초창기, 작년 초에는 많이 주춤했지만 대체제가 없는 부분이다 보니 입소문을 타면서 모객활동을 크게 하지 않음에도 꾸준한 방문이 이뤄진다”며 “집토스 직영부동산을 방문한 한국인들의 절반이 계약한다면 외국인은 99%가 계약으로 연결된다. 심지어 입국하기 전에 저희를 통해 정보를 알아보고 바로 계약금을 입금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포스트 코로나 시즌에는 외국인 중개서비스 수요가 더욱 풍부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고객경험도 좋을 수밖에 없는 것이 페인 포인트가 너무 크기 때문에 집을 구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 고마워하신다”며 “얼마전 프랑스어, 영어, 한국어 3개 국어로 감사후기를 남긴 고객도 있었는데 그만큼 제공하는 서비스에 저희의 진심이 담겼기에 나올 수 있는 후기가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임대인·중개사로 서비스 확대…기업+기술 결합해야

또 회사의 성장을 위해서는 임차인에게 집중하고 만족을 주는 만큼 임대인과 중개사들의 요구도 계속해서 수용하고 해결해 나가야 함을 깨달았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이재윤 집토스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최근 주택임대관리서비스를 선보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대표는 “임대인의 불만이나 페인 포인트도 해결해주는 회사가 돼야 롱런하고 또 그를 통해서 임차인들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라며 “원룸의 경우 1년 계약 등으로 거래가 잦다보니 입퇴실 정산이나 계약과정에서 발생하는 임대인들의 고충을 듣게 됐다. 서비스 제공으로 임대관리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만족시키는 동시에 회사는 양질의 매물을 확보할 수 있어 윈윈”이라고 부연했다.

중개사를 채용하고 육성하는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집토스는 소속 공인중개사를 위한 사내 교육 프로그램 ‘집토스 아카데미’를 통해 초보 중개사들의 걸음마를 돕고 있다. 사업 초창기 느꼈던 어려움과 직접 부딪히며 체득한 경험, 노하우를 공유하며 단계별 이론 교육은 물론 실제 지점으로 나가 실무도 익힐 수 있도록 한다. 향후 집토스는 개인의 적성과 관심에 따라 부동산 중개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과 소속 공인중개사가 역량에 따라 성장할 수 있는 직급 체계를 구축하고 기업형 부동산의 성장 속도를 가속화 할 계획이다.

집토스 소속이 아닌 지역 내 중개사들과의 관계 형성에도 힘쓰고 있다. 사업 초기 임차인에 대한 중개수수료 완전 무료 프로모션 진행으로 갈등을 빚기도 했지만 수수료 부분에 변화를 주면서 최근에는 같이 가자며 먼저 손을 내밀어 주기도 한다는 것.

이 대표는 “단순히 수수료를 인하하는 것은 특정분들한테 만족을 주기 가장 쉬운 수단이긴 하다”면서도 “이제는 더 본질적인 고민을 하면서 그 수단들을 사용하려고 한다. 수수료는 시장과 서비스 제공자 사이의 밸런스를 맞추는 작업이라고 생각하며 고객이 만족하는 선과 회사가 지속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선을 맞춰가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재윤 대표는 “중개업에 쏠리는 부정적인 시선을 바꾸고 싶고 중개업이 존중받는 산업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더 효율적으로 중개하는 방법을 찾아 고객에 만족을 주고, 중개사들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거래 과정을 효율화하고 업계의 구조를 바꿔나가기 위해서는 기업과 기술의 결합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거래 당사자가 집을 구하는 과정에서 드는 시간과 비용을 아끼는 동시에 회사도 저비용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이 대표는 “지금은 온라인에서 단순 정보제공에 집중하고 있지만 향후 중개과정에서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고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기업이 많은 데이터를 누적하고 이를 기반으로 고객이 원하는 최적의 선택을 기술로 뽑아줄 수 있다면 효율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부동산 거래에서 중개사가 해왔던 알선의 역량과 행위, 사람의 노하우 등을 회사가 할 수는 없을까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해 모든 데이터들을 누적해가고 있으며, 향후 좀 더 많은 데이터가 누적되면 고객의 페르소나와 니즈에 맞는 가장 적합한 매물을 추천해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