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열린 '2021년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 발표자로 나선 권광석 우리은행장. 권 행장은 이 자리에서 디지털 혁신 D.N.A를 강조하며 우리은행의 디지털 전환 가속을 주문했다. 출처=우리은행
지난 1월 열린 '2021년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 발표자로 나선 권광석 우리은행장. 권 행장은 이 자리에서 디지털 혁신 D.N.A를 강조하며 우리은행의 디지털 전환 가속을 주문했다. 출처=우리은행

[이코노믹리뷰=박창민 기자] 우리은행이 자체 플랫폼 구축을 통해 ‘공급망 금융(SFC)’을 본격 강화한다. 공급망 금융은 우리은행 디지털 전환의 핵심 과제 중 하나다. 우리은행은 유통·모빌리티 제휴 채널별로 제공하던 공급망 금융을 통합 플랫폼으로 구현해 기업금융 디지털 명가로 입지를 다진다는 구상이다.

기업금융 강자 명성 잇는다…“디지털 공급망 금융 선제 진출”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18일부터 공급망 금융 자체플랫폼을 구축을 위한 입찰을 진행 중이다.

공급망 금융은 ‘디지털 퍼스트, 디지털 이니셔티브’를 올해 경영비전으로 내세운 우리은행이 기업금융 디지털화를 위해 장기 프로젝트로 추진하고 있는 핵심 사업이다. 공급망 금융은 온라인 쇼핑몰과 편의점 등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에 입점한 소상공인이나 가맹점주에 대금을 미리 정산해주는 기업금융 서비스다. 소상공인에 신용등급 대신 매출채권을 기반으로 자금을 지급해 대금 정산 공백을 줄여 자금경색을 막아준다.

그간 우리은행은 롯데멤버스·쏘카·세븐일레븐 등과 제휴를 맺으며 공급망 금융 파트너십을 확대해왔다. 지난 7월부터는 선정산 온라인 플랫폼 ‘비타페이’에 우리은행의 ‘기업 모바일 금융몰’을 입점해 소상공인 대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같이 공급망 금융 확대에 고삐를 당기던 우리은행이 자체플랫폼 구축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플랫폼 구축 사업 규모는 80억원이다. 총 9개월의 개발·안정화 기간을 거쳐 내년 하반기 출시될 전망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구축으로 우리은행은 자체 공급망 금융플랫폼을 구축하게 될 것이며, 낙찰자는 다음달에 결정한다”고 말했다.

새 플랫폼에 담길 새로운 서비스도 주목된다. 제휴사와 입점 고객마다 개별적으로 이뤄지던 공급망 금융 서비스는 플랫폼 내 통합적으로 제공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공급망 금융 확대 전략에 따라 제휴사와 소상공인 고객 수가 늘수록 플랫폼의 경쟁력도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기존 운영자금대출과 함께 소상공인 컨설팅, 해외송금, 매출장부 서비스 등 종합경영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우리은행은 기업의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이나 전문건설공제조합·전기공사공제조합 같은 산업별 데이터 플랫폼을 공급망 금융과 연동할 방법을 모색 중이다.

제휴사로부터 확보한 비금융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소상공인 맞춤형 금융상품 개발은 마이데이터 사업 시행과 함께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은 지난 14일 특허청에 ▲우리마이데이터 ▲우리WON마이데이터 등 상표권 출원 신청을 하며 오는 12월 시행을 앞둔 마이데이터 사업의 본격화를 예고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어떤 서비스를 준비 중인지는 현재 입찰 제안요청서(RFP)에 담긴 내용으로, 입찰기업 외에는 공개적으로 밝히긴 어렵다”라면서 “이번 자체 플랫폼 구축으로 디지털 공급망 금융 시장에 선도적으로 진출, 공급망 데이터 기반의 금융서비스를 지원하는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하고 기업금융의 강자로서 경쟁 우위를 견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