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알츠하이머 신약개발에 각축전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바이오젠‧에자이가 개발한 ‘아두헬름(주성분 아두카누맙)’ 허가 이후 바이오젠‧에자이 ‘레카네맙’, 로슈‧제넨텍 ‘간테네루맙’, 일라이릴리 ‘도나네맙’ 등 3개 치료제를 혁신치료제로 지정했다. 이 제도는 중증질환 치료제 개발과 심사를 빠르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알츠하이머는 기억력과 언어, 사고력 등을 낮추고 기분과 행동 변화를 특징으로 하는 치명적인 진행성 뇌질환이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는 5,500만명 규모다. 오는 2030년에는 7,8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젠과 에자이는 아두헬름 허가 이후 초기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 기업은 항아밀로이드 베타 원시섬유 항체인 ‘레카네맙’에 대한 FDA 허가 절차를 밟고있다.

아두헬름과 레카네맙은 알츠하이머가 유발하는 치매 증상 진행을 늦추거나 완화하는 기존 치료제들과 달리 치매 환자 뇌에 쌓이는 베타 아밀로이드 물질을 제거하는 기전을 나타낸다.

레카네맙 바이오의약품 품목허가(BLA) 제출은 임상 2b상 결과에 기반을 두고 진행되고 있다. 레카네맙은 임상2b상 결과 투여군에서 아밀로이드 물질을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다른 임상 지표 역시 임상적 감퇴 또한 일관되게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바이오젠과 에자이는 지난 6월 FDA로부터 레카네맙을 혁신치료제로 지정받았다고 발표했다. 두 기업은 1,795명의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오는 2022년 9월까지 임상 결과를 확인할 계획이다. 뇌 내에 아밀로이드가 확인된 사람이 대상인 대규모 임상도 진행하고 있다.

아두헬름 매출 전망(단위 백만달러). 출처=글로벌데이터, 대신증권
아두헬름 매출 전망(단위 백만달러). 출처=글로벌데이터, 대신증권

일라이릴리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나메맙 허가신청을 올해 말 제출할 계획이다. 도나메맙은 FDA로부터 혁신치료제로 지정을 받았다. 앞서 허가를 획득한 아두헬름과 유사한 기전을 나타내고 있다. 알츠하이머 환자 뇌에서 발견되는 아밀로이드 플라크 축적을 줄이기 위한 항체의약품이다.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게재된 2상 연구결과에 따르면 도나메맙은 임상 대상자 뇌에서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감소시켰다. 연구가 종료된 76주까지 도나메맙을 투여받은 131명의 환자 중 약 68%가 뇌 아밀로이드 음성으로 간주됐다. 치료 환자들의 등급 척도로 측정했을 때 인지기능 저하가 느리게 진행됐다. 릴리는 오는 2023년 중반까지 임상 결과를 얻을 수있는 도나네맙의 3상을 시작했다.

로슈와 제넨텍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간테네루맙을 피하주사제형(SC)으로 개발하고 있다. 간테네루맙은 최근 FDA로부터 혁신치료제 지정을 받았다. 간테네루맙은 앞선 임상에서 치매를 늦추거나 예방 효과를 살핀 1차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했지만 알츠하이머 병과 관련한 것으로 알려진 생체지표(바이오마커)를 개선하는 잠재적 이점이 확인돼 다른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워싱턴 의과대학에 따르면 간테네루맙 투약군에서는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바이오마커인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뇌척수액 내 타우 단백질 등을 현저하게 감소시켰다. 로슈는 간테네루맙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오는 2022년 3상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아두헬름이 여러 논란이 있음에도 FDA로부터 조건부허가를 획득한 이후 알츠하이머 신약개발 열기가 되살아났다”면서 “바이오젠‧에자이, 릴리, 로슈 등이 신약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한국에서 관련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바이오텍들의 기술이전 등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