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도다솔 기자] 장기화된 코로나19 사태로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항공사들이 일단 최악의 위기상황은 넘겼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은 최근 발표를 통해 글로벌 항공사들이 오는 2023년에는 적자 늪을 벗어날 것이란 전망을 내놓으면서 위드 코로나로 인한 항공업 부활 기대감을 보태고 있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IATA는 미국 보스턴에서 연례 총회에서 올해 전 세계 항공사 적자 규모를 약 520억 달러(한화 약 61조원)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오는 2022년까지 3년간 총 2,010억 달러(한화 약 237조원) 규모의 누적 적자를 예상했는데 이는 코로나19 이전 9년간의 수익을 능가하는 수치다.

IATA는 2023년에는 적자 늪을 벗어날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도 내놨다. 윌리 월시 IATA 사무총장은 “가장 극심한 위기 상황은 지났다”면서 “여전히 심각한 문제들이 남아있지만 차츰 회복세로 들어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IATA는 2019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항공 여객 수(현재 약 23억 명)가 오는 2022년에는 88%, 2023년에는 105%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연합(EU)은 일부 국가에 한해 입국 제한을 해제한 데 이어 미국도 지난달 백신 접종자에 한해 입국을 허용한다고 발표해 여행 재개와 항공사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이르면 이달 말에서 내달 초 단계적인 일상 회복을 뜻하는 ‘위드 코로나’에 본격 도입을 앞두고 있다.

국내 백신 접종률도 상승세다. 이날 0시 기준 전 국민 대비 1차 접종률은 77.5%, 접종완료율은 54.5%에 이르면서 국민의 절반 이상이 백신 접종을 마쳤다.

지난 달부터 빨라진 백신접종과 전 세계적인 위드 코로나 도입으로 항공업 부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상승과 함께 외국인들의 매수세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3,000선이 무너진 급락장에서도 불구하고 이 같은 기대감이 반영돼 항공주는 강세를 보였다. 진에어의 경우 전날 하루에만 6.62% 올랐으며 티웨이항공(3.16%)과 제주항공(2.64%)도 상승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는 기업결합 가능성 우려로 주춤했지만 두 회사 모두 지난 9월 이후 주가는 상승세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주요 항공기업들의 외국인 순매수 대금이 지난 9월 중 눈에 띄는 개선세를 보였다”면서 “주요 항공기업의 외국인 순매수 대금은 9월 저점을 찍은 뒤 반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항공업종은 이미 이익 개선에 들어갔으며 이미 백신 여권, 트래블 버블 등의 계획을 수립한 유럽의 경우 이익 모멘텀이 가팔라지고 있다. 내년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돼 주가 흐름이 점차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가 간 협약을 기반으로 상호 방역관리 신뢰가 확보된 지역에 일반 여행 목적의 국제이동을 재개하는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도 이용자가 급격히 늘었다.

지난달 사이판 여행 한국 예약자 수는 4,000명을 기록했으며 아시아나항공은 올 연말까지 1,000명 이상의 사이판 예약 유치를 달성했다.

정부는 접종률 확대 등을 감안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팔라우 등과 협의해 트래블 버블 체결 지역 확대를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국제선 수요는 국내를 포함한 다수 국가들의 백신 접종률이 75%를 달성한 뒤에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며 “내년 2분기부터 해외여행의 안정성이 점차 담보되기 시작하면서 국제선 수요가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고 2023년에는 예년 수준으로 회복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