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밀양시 부북면 밀양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에 건설 중인 ‘밀양 신공장’ 조감도. 출처=삼양식품
경남 밀양시 부북면 밀양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에 건설 중인 ‘밀양 신공장’ 조감도. 출처=삼양식품

[이코노믹리뷰=이정민 기자] 식품업계가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 구축하거나 벤처·스타트업과 협업하는 등 투자를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치열해지는 시장 경쟁 속 디지털 시스템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지속 성장을 이룩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003230)은 내년 1월 완공을 목표로 경남 밀양시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에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고 있다. 이번 밀양공장은 연면적 6만 9,801㎡에 지상 5층, 지하 1층 규모로 자동화, 인공지능(AI) 등 스마트 시스템이 도입된다. 생산공정부터 물류, 관리까지 효율성을 확대하고 면∙스프 등 제품 생산 능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양식품은 밀양공장 신설을 위해 당초 약 9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었으나 지난해 10월 착공후 1,783억원으로 증액한데 이어 최근 300억여원을 추가, 총 2,074억원까지 확대했다. 공장자동화 관리시스템(BMS)을 적용해 시범 운행한 뒤 기존 원주∙익산공장에도 설비 및 전력 자동제어 장치를 도입할 예정이다. 데이터 기반 생산실행관리시스템(MES)으로 생산 과정에 제품 불량률을 낮춘다는 목표다.

동원그룹 주요 계열사 동원시스템즈(014820)는 오는 12월까지 충남 아산시 2차전지용 알루미늄 생산공장에 스마트 팩토리를 설립할 계획이다. 동원시스템즈는 현재 국내에서 운영하고 있는 12개 생산공장 중 총 7개에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며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제조실행시스템(MES), 창고관리시스템(WMS)을 기반으로 모든 생산공정을 데이터화 하면서 생산성을 30% 이상 향상시킬 것이란 회사측 기대다.

풀무원(017810)은 최근 식약처 산하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과 ‘식품산업 디지털 클러스터 제조혁신모델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 협약으로 풀무원은 협력사와 IoT(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클러스터 모델 구축할 방침이다. 다수 스마트 공장 간 데이터와 네트워크 기반 상호 연결을 통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수요 예측 시스템으로 자재관리부터 수주, 생산, 유통, 마케팅 등을 수행, 공장 운영을 최적화한다.

신세계푸드(031440)도 급식, 외식, 베이커리 사업장 등 각 사업별 식품안전 관리를 위해 ‘스마트 식품안전 시스템’을 구축에 나섰다. ‘스마트 식품안전 시스템’은 식품안전과 관련된 주요 5개 항목의 검사를 상시 진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점검결과는 실시간 확인이 가능하다. 태블릿을 통해 현장 관리자가 즉각 검토가 가능하고 개선 및 애로사항 등을 식품안전센터와 주고 받으며 해결하도록 했다.

벤처·스타트업에 투자하며 디지털 전환을 꾀하는 식품기업도 있다. 유망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기술을 공유하며 동반성장 기회를 마련하는 방식이다. SPC그룹은  지난 8월 디지털사업 전문 기업 '섹타나인'을 통해 스타트업 육성 프로젝트에 뛰어들었다. 핀테크, 빅데이터, 디지털마케팅, 커머스 등 아이디어를 제안받아 실제 사업에 반영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이다. CJ제일제당(097950)은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 육성하는 '프론티어 랩스' 프로그램을 지난 6월 론칭, 기업당 최대 1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동원시스템즈 아산공장 2차전지용 알루미늄 양극박 생산 현장. 출처=동원그룹
동원시스템즈 아산공장 2차전지용 알루미늄 양극박 생산 현장. 출처=동원그룹

포스트코로나 신성장동력 '디지털화' 낙점...효율성·생산성 업그레이드

식품업계가 포스트코로나를 대비할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디지털 시스템 전환을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를 거치면서 공장 생산 지연 및 중단 등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것을 대비할 수 있어서다. 물류 보급부터 생산, 공정, 가공, 유통, 배송 등 전 과정에서 비대면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아울러 고도화된 4차산업 기술을 바탕으로 생산성 및 효율성 제고가 가능하다. 실시간으로 제품을 추적 관리하고 제조과정을 모니터링하면서 적절한 투입 시기, 운행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 신제품 연구, 개발, 생산 과정에 있어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필수 경쟁력인 요즘 디지털 전환이 필수인 이유다. AI 지능화를 통해 전반적인 자동화 시스템으로 오류를 방지, 재생산 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으며 수요 예측도 가능하다. 방대한 양의 빅데이터를 연동해 정확도 높은 수요예측을 기반으로 시기부터 생산량까지 최적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더군다나 최근 화두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일조할 수 있단 장점도 따른다. 불필요한 작업 공정과 탄소배출을 줄이고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  환경 오염 요소가 줄이는 원리다. 시스템 디지털화로 노동 강도를 낮추고 인력을 양성하는 동반 성장 의지를 피력,  지역과 함께 상생하는 사회공헌으로 기여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치열해지는 식품시장 경쟁 속 지속 성장을 이룩할 성장동력을 마련해야하는 시점”이라며 “제조 및 생산, 유통 환경의 개선점을 모색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