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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정보업체들은 왜 ‘황당 이벤트’를 즐길까

결혼시장 규모가 해마다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결혼정보 업체들간 ‘이색 마케팅’경쟁이 치열하다, 사진은 일부 업체들의 ‘골드미스 자산가의 공개구혼’ 광고(왼쪽)와 ‘스피드미팅’이벤트 현장(오른쪽)


인륜지대사인 결혼. 국내에서는 매년 30만쌍(통계청 자료)이 결혼을 한다.
그러다 보니 결혼정보업체 수는 전국에 300여개, 결혼정보업계 시장규모도 1000억원대를 넘나든다.

특히 메이저 결혼정보업체 서너 군데를 제외한 나머지 20~30%의 군소업체들 간 경쟁은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한다. 진입장벽이 없어 하루가 다르게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게 이 업계의 생리인 탓이다.

상황이 이쯤 되니 업체 간 ‘이색 이벤트’ 경쟁이 벌어지기도 당연지사. 하지만 최근 들어 일부 업체를 겨냥해 이벤트 수위가 지나치게 자극적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 업체의 ‘200억원대 자산가 골드미스의 공개구혼’이 대표적인 케이스인데, 일부에서는 “돈으로 사랑을 산다”는 비난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결혼정보시장에서 메이저 업체로 통하는 S사가 최근 질타를 받은 것은 ‘거액의 여성 자산가가 자신보다 10살 어린 남성을 배우자로 찾는다’는 이벤트 내용 때문이다. 이 회사는 지난 5월21일 자사의 홈페이지에서 ‘200억 자산 골드미스! 그녀의 특별한 공개구혼’이라는 제목하에 200억원 자산가 49세 여성의 배우자 찾기 이벤트를 진행했다.


탈북여성·수영복 입은 여자 공개도
개인사업을 통해 재산을 늘린 이 여성은 이상형으로 ‘서울, 경기권에 거주하는 동갑부터 10살 연하의 미혼남성으로 4년제 대학 이상의 학력과 안정된 직장에 활달하고 호방한 성격의 남성’이라는 세부적인 사항까지 요구했다.

이 광고가 나가자 일부 네티즌들은 “200억원이라는 자신의 재력을 내세워 배우자를 찾는 것이냐”며 S사 측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그런데 S사의 이 같은 이벤트는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 2007년에는 150억원대 자산가인 47세 여성을 공개구혼을 통해 결혼시켰으며, 지난해 6월에도 1000억원대의 자산가가 데릴사위를 구한다며 공개 모집해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같은 해 9월 역시 150억원대 재산을 가진 40대 독신여성이 남편감을 찾는다는 공개 구혼 이벤트를 펼쳤다.

사실 결혼정보업체들의 이 같은 ‘황당 마케팅’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지난 2007년 7월에는 W사가 여성이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사진을 공개한 후 이 여성이 공개구혼한다는 이벤트를 벌여 네티즌들로부터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이후에도 이 업체는 ‘333클럽’이라는 고소득층 혼맥 프로그램을 진행해 또 한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333클럽’은 ‘연봉 3억원 이상, 본인 재산 30억원 이상, 부모 재산 300억원 이상’인 사람들이었던 탓이다.

급증하는 탈북여성들을 매개로 자극적인 문구와 사진을 거리 곳곳에 현수막을 내걸어 물의를 일으킨 업체도 있다.

지난 2007년 결혼정보업체 B사가 탈북여성을 대상으로 자극적인 마케팅을 벌인 것이 그 내용. 이 업체는 서울 시내 곳곳의 대로변에다 자신의 신원이 노출되기를 꺼리는 탈북여성의 사진을 당사자들의 동의 없이 ‘눈에 거슬리는’ 자극적인 문구와 함께 대형 현수막을 내걸어 오가는 일반인들에 노출시켰다.


시선부터 끌자…노이즈 마케팅 ‘술수’
그렇다면 ‘조건`’과 ‘선정성’을 앞세운다는 비판까지 받아가면서도 왜 이들 결혼정보 업체는 이 같은 ‘황당한’ 이벤트를 펼치는 것일까.

대다수의 마케팅 전문가들은 지나친 경쟁구도에 따른 결혼정보업체들의 ‘노이즈 마케팅(Noise Marketing)’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노이즈 마케팅’이란 자신들의 상품을 각종 구설에 휘말리도록 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판매를 늘리려는 마케팅 기법.

티플러스의 최소영 대표는 “자본비용이 적어 진입장벽이 낮은 결혼 정보업의 특성상 고객 대상으로 자사의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한 목적의 이벤트라고 판단된다”며 “돈 안 들이고 쉽게 인지도를 높이고 싶어하는 기업들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분석했다.

브랜다임의 황부영 대표도 “200억원 자산 골드미스의 공개구혼은 노이즈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못박고 “1차적으로는 화제를 불러일으켜 대중들에게 회자되게 만들고 2차적으로는 조금이라도 회원을 늘리려는 수단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S사의 이번 이벤트는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본 탓인지, 홈페이지 공지 일주일 만에 330명의 지원자가 몰려들었다고 한다.


인지도 상승, 신규회원 유입도 ‘덤’
황당 이벤트 전개의 또 다른 동기는 경쟁업체보다 단기간에 자사의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전술이 바탕에 깔려 있다.

결혼이 사람들과 네티즌 사이에 보다 쉽게 ‘가십거리’가 될 수 있는 소재이다 보니 ‘황당 이벤트’가 단시간에 주목받을 수밖에 없고, 이벤트 참여를 위해 회원가입을 유도할 수가 있어 인지도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시각이다.

이는 결혼정보업체 특성상 많은 회원 풀(Pool) 확보가 경쟁력 중 하나이며 회원이 많아야 성사확률도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 관여된 부분이다.

최소영 대표는 “결혼은 일종의 화학반응과 같은 속성이 있어 많은 분자가 충돌을 일으킬수록 반응이 활발해지는 원리와 같다”면서 “때문에 우선적으로 인지도를 높여 양적 성장을 이루는 것에 업체들이 목숨을 걸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편에서는 신규 회원을 겨냥한 ‘타깃 마케팅’을 위한 ‘자극 이벤트’일 거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슈를 만들어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시키는 데 있어 그 목표 타깃이 정확히 ‘명시’하는 것인데, 예를 들어 이번 S사의 공개구혼 내용 중 원하는 남성상에 대해 서술되어 있는 부분이 여기에 해당한다.

‘동갑부터 10살 연하의 미혼남성, 4년제 대학 이상의 학력, 안정된 직장, 활달하고 호방한 성격 등’의 내용이 바로 그 부분.

황부영 대표는 “S사의 노림수는 공개구혼을 하는 사람이든 청혼을 할 수 있는 사람이든 회원의 자격을 소비자에게 명확히 각인시키려 하는 데에 있다”면서 “그럼으로써 경쟁이 격화되는 결혼정보업시장에서 본질적인 제품의 질(우량회원 보유 정도)에서 다른 경쟁자보다 탁월하다는 것을 쉽게 인식시킬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진욱 기자 action@asiae.co.kr


김진욱 기자  |  action@ermedia.net  |  승인 2009.05.28  21: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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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why, #결혼정보업체, #황당,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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