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의 역습… 단독주택 개발 붐

사진: 박지현 기자

단독주택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개발붐도 늘고 있다. 택지지구내에 용지공급이 크게 늘어나고 건축비용도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단독주택이 주목받는 큰 이유는 흔히 말하는 스타일과 개성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에서 봤던 공간과 달리 내가 필요하고 갖고 싶었던 공간을 그대로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런 추세가 반영되면서 관심은 더욱 더 높아지고 있다.

경기도 용인의 A부동산 김현아 사장은 “최근 단독주택에 대해 관심이 높아진 탓인지 대지와 관련해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며 “요즘 단독주택들이 많이 들어서 일부러 서울에서 이곳으로 살펴보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판교, 일산 등 경기 지역에 단독주택지구가 따로 형성돼 있어 단독주택 모형과 기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 많다.

서울에서 거주하는 정민철씨는 “단순한 단독주택이 아닌 나만의 공간을 갖고 싶어 주말에 한번씩 일산이나 판교에 들려 집의 모양을 살펴본다”며 “예전과 달리 인터넷으로 공법등을 살펴보는 등 자료가 많은 편이다”고 설명했다.

단독주택 용지 인기

LH에 따르면 올해 3월 경남 양산물금1지구 단독주택 용지 128필지가 전량 팔려 화제가 됐었다. 양산 물금1지구의 공급가는 1억~4억원대다. 경쟁률은 무려 142대1로 1만8000여명이 응찰했다, 지난해 팔려나간 단독주택 용지는 126만9000㎡나 된다. 1월에는 9만4000㎡ 수준이었지만 12월에는 27만2000㎡나 팔려나가 계속 증가 추세다.

정부의 규제 완화도 단독주택 인기에 불을 지폈다. 국토해양부는 지난해 5월 제1, 2종 일반주거지역의 주거전용 단독주택 층수를 기존 2층에서 3층으로 높였다. 또 점포겸용은 3층에서 4층으로 완화했다. 또 1가구(주거전용) 또는 3~5가구(점포겸용)으로 정해졌던 가구수 제한도 풀었다.

이런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부도 단독주택에 ‘배려’를 높이고 있는 추세다. 국토해양부는 전국 36개 택지사업 지구에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해 3만여가구 이상 추가공급이 가능하도록 했다. 단독주택 층수와 가구수 규제완화를 반영한 것이다. 물론 사업지구에 규제 완화 최종 몫은 각 지방자치단체에 있지만 변경하는데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구단위 계획 변경으로 단독주택 총 가구수는 5만2700여가구였지만 변경후에는 8만6000가루고 크게 증가했다.

택지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LH공사도 올 하반기 수도권 2400여 필지, 지방 1500여필지를 단독주택용지로 계획하고 있다. 평택소사벌지구, 고양삼송지구 등 가구수와 층수제한을 완와해 공급하고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행정중심복합도시에도 단독주택용지를 공급한다.

지역별로는 경기도 13개, 충북 11개, 대구 3개, 충남․경남․인천 각 2개 지구 등에서 지구단위계획이 변경됐다.

국토부는 “올 하반기에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하는 지구가 더 증가해 단독주택 가구수 증가여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단독주택 원하지만 가격은

단독주택을 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가족을 위해 선택하는 경향이 많다. 경기 고양시에서 거주하는 최기훈씨는 “그동안 아이들의 학군 때문에 이주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아이와 가족을 위해 이사한 적은 없었다”며 “단독주택을 이사한 뒤 아이들이 가장 좋아했다”고 말했다.

단독주택의 매력은 많지만 제일 문제는 건축비용과 향후 가치다. 단독주택은 향후 집에 대한 가치는 떨어지고 대지 비용 이익만 누릴 수 있는 의견이 강하다. 이런 이유도 단독주택을 고민하는 큰 이유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모듈러 주택과 땅콩주택 등 건축비용을 크게 줄이 단독주택들이 늘고 있다. 1개에 필지위에 2개의 주택을 붙여 만든 주택은 물론 벽과 골조, 지붕, 전기배선까지 공장에서 미리 만들어 조립하면서 비용이 싸진 것이다. 이들 주택의 건축비는 3.3㎡당 300만~400만원대로 심지어 250만원대까지 낮아진 경우도 있다. 투자목적으로 점포를 겸하는 단독주택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옥 건축비를 끌어내리는 연구도 한창이다.  명지대학교 김왕직 교수가 이끄는 '한옥기술개발연구단'이 개발 중인 이 공법은 한옥의 건축비를 3.3㎡당 600~700만원으로 끌어내렸다. 기존의 한옥 건축비가 600~1000만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절반 수준이다.

민간업체에서 택지를 구입해 단독주택 용지로 분양하는 경우도 있다. 양평 숲속마을은 최근 대지비용과 건축비용을 포함해 2억~3억원에 분양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서울에서는 전세값 수준으로 1차 분양당시 수십대1의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부동산 가치도 평가받을 수 있어

단독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투자가치도 주목받고 있다.  서울 교수마을의 경우 강남보금자리지구 개발 덕에 지구 내 각종 편의시설을 모두 걸어서 이용할 수 있어 전세 수요가 크게 늘기도 했다. 이곳에는 중, 장년층의 실수요자는 물론 30~40대의 젊은 층의 전세 수요가 가장 많았다.

김종훈(45)씨는 “단독주택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많은 비용을 들여 건설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며 “이 때문에 차라리 전세로 살아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에 이주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기도 남양주시 평내동 일대는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촌이 형성돼 초, 중, 고교가 들어서면서 전세수요가 많아진 케이스다. 또 용인 수지구 성복동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해지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편의성이 높아지면서 새로운 수요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 용인 A부동산 김 사장은 “단독주택은 대부분 위치상으로 도심에서 떨어진 곳이 많아 교통이 불편했는데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교통과 학원가가 형성되면서 단독주택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단독주택에도 위험성은 존재한다. 노후화된 곳은 물론 아파트처럼 정형화된 가격이 없어 수요자에 따라서 가격 형성이 달리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결정하는데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