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박지현 기자

김씨 부부는 단독주택으로 이사하고 많은 것이 변했다고 했다. 갑갑했던 아파트에서 벗어나 마당을 밟고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에게도 신난다. 김씨 부부의 북킹하우스는 사람들도 탐내는 공간이 되었다.

김준산(37), 김이나(34)씨 부부는 자신의 첫 단독주택의 이름을 북킹 하우스’(Booking House)로 지었다. 1층 계단을 타고 3층 다락방까지 이어지는 서재 때문이다. 집의 절반을 가까이 차지 하는 서재는 남편 김씨가 가장 갖고 싶었던 공간이었다. 물론 부인 김씨도 이 같은 구조에 찬성했다. 북킹 하우스는 김씨 부부의 것만 아니었다. 아이들이 뛰어놀고 주변 사람들이 언제건 책을 찾아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 했다.

김씨 부부가 단독주택을 선택한 것은 1년 전이었다. 김씨 부부는 "이제 아파트에서는 살지 못 한다”고 말할 정도로 이곳 생활에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었다. 부부가 살고 있는 곳은 경기도 양평 00리에 위치한 숲속마을이다. 이곳은 최근 ‘외콩집’으로 화제를 모았던 곳이다. 김씨 부부는 이곳 첫 분양자 중 하나다. 김씨의 집은 바닥면적 50여㎡(15여평)이다. 다락방까지 포함하면 125㎡(38여평) 가량 된다. 첫 분양 당시 많은 사람들이 반신반의 했지만 김씨 부부는 과감하게 이곳을 선택했다. 1억8000만원대의 저렴한 분양가도 큰 이유지만 무엇보다 유명 건축가가 직접 설계했고 가족들 모두가 원하는 것을 담을 수 있는 집이었기 때문이다. 서울과의 거리도 멀지 않아 1시간30분이 출퇴근도 가능했다.

김씨는 “아이들은 부모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않고 뛰어놀 수 있고 나 역시 서재에서 책을 보며 아이들을 바라볼 수 있는 공간인데 다른 집이라면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김씨 부부는 이곳에 이사한 뒤 많은 것이 변했다고 했다. 가장 먼저 아이들의 변화다. 마음껏 뛰어놀 수 있어 TV를 보는 시간이 줄어들었고 책이 많아지면서 독서시간이 늘었다.

부인 김씨는 “아파트에서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뛰면 주의를 주기 바빴는데 단독주택으로 이사하면서 그런 걱정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김씨 부부는 아이들은 물론 자신들의 식습관 변화에 놀라워했다. 도심에서는 쉽게 인스턴트 음식을 접했지만 이곳에서는 그런 걱정이 없었다. 아이들은 평소에 싫어했던 채소를 잘 먹는 이유도 이 주택에 있다고 봤다.

남편 김씨는 “도심에서 떨어져 있는 지역적 위치 때문이겠지만 인스턴트를 찾는 횟수가 줄어들고 아토피가 없어지는 등 건강해지는 모습을 볼 때마다 단독주택을 선택하길 잘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김씨 부부의 집은 목(木)구조다. 목구조는 시공을 시작한지 6개월이면 집이 완성된다. 사람들은 목구조가 잘 부서지고 화재에 취약할 것이라는 우려한다. 김씨 역시 처음에는 이런 우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남편 김씨는 “제가 생애 처음으로 선택하는 단독주택이기 때문에 많은 자료를 찾아보고 알아봤죠. 콘크리트 구조와 달리 목구조를 선택한 이유는 친환경에 가깝기 때문이었어요. 우려했던 것과 달리 나무가 불에 취약하지 않았고 오히려 잇점이 많았죠.”

1년여 동안 거주해본 뒤 가족들에게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습도다. 부인 김씨는 “아파트에서 살 때는 가습기 없이는 하루도 지내지 못했다”며 “이 집으로 이사하고 난 뒤 가습기 다섯 대는 창고에 보관 중이다”고 했다.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사람들에 대한 가장 큰 걱정 하나. 바로 난방비 등 유지비용이다. 구조와 크기에 따라 비용은 천차만별이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엄청난 비용을 지불한다고 믿고 있다. 김씨가 올 겨울 한달 동안 사용한 난방비는 5만1000원, 전기세 3만원 등 아파트처럼 관리 비용으로 한달에 15만~20만원 가량 사용한다.

김씨는 “많은 사람들이 엄청난 유지비용을 지출한다고 믿고 있는데 그런 곳은 아마 영화나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대궐같은 집일 것이다”며 “북킹 하우스는 오히려 아파트에 거주할 때 보다 유지비용아 작다”고 말했다.

김씨는 단독주택에 살고 싶으면 최소 면적부터 시작하라고 했다. 김씨는 “집이 크면 그 공간을 채워 넣기 위해서는 건축비만 상승할 뿐이다”며 “공간을 최대한 축소한다고 해서 불편한 것은 없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