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초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한 한국네스프레소 조지 개롭 사장

 

프리미엄 캡슐커피 브랜드 네스프레소가 최근 한국에 아시아 최초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국내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서울 청담동에 위치해 고객들에게 최상급 커피는 물론 개인 맞춤형 서비스, 커피체험센터 등 특별한 커피 경험을 제공, 한국 프리미엄 커피시장의 새로운 문화를 이끌어 가겠다는 포부다.
 

ⓒ이코노믹리뷰 박지현 기자

 

눈이 펑펑 내린 지난 5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청담동 명품거리의 한 매장은 작은 열병을 앓았다. 취재진과 정장을 차려입은 수많은 내외국인으로 북적거렸다. 정엽, 차예련, 정석원, 남규리, 김성수 등 연예인들과 톱스타의 패션을 담당하는 스타일리스트 정윤기 씨 등 유명인들도 찾았다. 화려한 외관과 조명까지 더해져 근처를 지나가던 행인들은 신기한 듯 발걸음을 멈추고 구경했다. 세계적 프리미엄 캡슐커피 브랜드 네스프레소가 3층 규모의 대형 단독매장(플래그십 스토어)을 오픈한 첫날 풍경이었다.

26년 네스프레소 역사상 아시아 지역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 네스프레소에도, 한국 커피 시장에도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이날 조지 개롭(41) 한국네스프레소 사장은 “한국의 프리미엄 커피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소비자들이 특별한 커피 경험을 즐길 수 있는 독창적 공간으로서 서울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를 선보이게 됐다”고 밝혔다.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공식 개점 행사 이틀 전인 3일 한국네스프레소 본사에서 개롭 사장을 먼저 만났다.

그는 인사를 나누자마자 직접 캡슐커피 머신으로 추출한 따뜻한 커피 한 잔을 기자에게 건넸다. 권해준 커피는 16가지 ‘그랑크뤼’ 커피 중 강한 맛이 덜한 ‘룽고 블렌드’ 라인의 파란 캡슐 ‘비발토’. 미묘한 꽃 향기를 조화시킨 풍부하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라고 했다.

 

한국 프리미엄 커피시장 급성장캡슐커피 소비 증가

“프리미엄 커피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꾸준히 높아지는 곳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주목받는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아시아 첫 플래그십 스토어로 한국을 택한 이유에 대해 개롭 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최근 불어 닥친 ‘홈 카페’ 열풍에서 볼 수 있듯이 커피전문점에서 마시던 고품질의 커피를 집에서도 즐기려는 소비자들이 생겨나면서 캡슐커피 소비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네스프레소 브랜드 역시 호응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청담동 플래그십 스토어는 한국 소비자들과 보다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자사만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시도다. 그는 “국내 소비자들이 네스프레소를 빠르게 받아들이는 속도를 보면 매우 흥미롭다”며 “이는 브랜드 성장에 큰 기폭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네스프레소는 2007년 12월 한국에 상륙한 이후 현재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등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서 총 13개의 부티크 매장(머신·캡슐 판매 및 커피 시음 공간)을 운영 중이다. 올 초부터는 전국적으로 확산, 대구와 부산에도 각각 1개씩 부티크 매장을 오픈했다.

이번 플래그십 스토어는 기존 부티크와는 차별화된 공간임을 표방한다. 규모 면에서도 큰 차이가 있지만 판매 개념을 뛰어넘어 무엇보다 고객이 최상급 커피와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게 하는 데 중점을 뒀다. 자사 클럽 회원(네스프레소의 가정용 커피머신을 구매하면 자동적으로 자격 부여)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네스프레소 커피 체험센터’(NCEC)을 마련해 프리미엄 커피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NCEC는 특히 커피에 대한 이해가 높고 관련 아이디어와 정보 교류 활동을 활발히 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특성을 반영해 설치됐다. “우리 회원들이 NCEC에서 네스프레소의 완벅한 한 잔의 커피를 쉽고 간단하게 다양한 레시피를 통해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예요. 커피 전문가들이 클럽 회원들과 소통하며 커피 관련 전문 지식을 공유할 겁니다. 클럽 회원들은 네스프레소 머신과 그랑크뤼 커피로 나만의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거죠.”

개롭 사장은 “청담동 플래그십 스토어가 캡슐커피 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커피 시장 전체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는 ‘핫 플레이스’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일관된 고품질 커피 제공 위해 가격인하 고려 안 해

네스프레소는 스위스 식품회사인 네슬레의 자회사이자 세계 최초로 캡슐 커피를 개발한 회사다. 세계 프리미엄 캡슐커피 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으며 우리나라에 2007년 처음 진출한 이후 매년 큰 폭으로 성장세를 보이며 커피업계 신시장을 개척했다는 평을 듣는다.

글로벌은 물론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그는 ‘네스프레소 3부작’이라는 경영 철학을 소개했다. ‘누구나 완벽한 한 잔의 커피를 만들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으며 ‘캡슐커피’ ‘커피머신’ ‘고객’이 3부작의 핵심 요소다. 전 세계 커피의 상위 1% 원두만 골라 전문가들이 블렌딩(원두 섞기)·로스팅(원두 볶기)·그라인딩(원두 분쇄)한 최고급 품질의 커피를 캡슐 하나에 담고, 사용이 편리한 특허 추출 시스템의 커피머신으로 한 잔의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클럽 고객들에게 ‘24/7’(일주일 내내 24시간 콜센터 운영)와 같은 만족도 높은 상담 및 A/S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이 세 가지 요소가 결합돼 네스프레소만의 특별한 커피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노력을 하는 것이다. 이런 전략은 국내 커피 시장 내 프리미엄 커피 수요가 증가하는 시점과도 잘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선 어떤 제품이 가장 잘 팔릴까.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들을 살펴보면 대체로 에스프레소 강도가 높은 캡슐의 인기가 높습니다. 진하고 강렬한 맛이 나죠. 강도 8~10에 해당하는 ‘로마’ ‘아르페지오’ ‘리스트레토’가 대표적이에요. 1년에 두 번씩 한정 수량으로 나오는 ‘리미티드 에디션’은 거의 조기 품절되고요. 그런데 한국과 유럽은 커피 음용 방법이 달라 구매하는 커피머신엔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은 머그잔이나 110ml 잔으로 연하게, 유럽은 25ml나 40ml의 작은 사이즈 컵에 리스트레토나 에스프레소로 진하게 마신다고 했다. 흥미로운 점은 한국의 경우 에스프레소에 우유나 크림, 설탕을 혼합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집에서도 이렇게 만들어 먹기를 바란다는 것. 그는 커피머신 가운데 ‘픽시’ ‘라티시마 플러스(우유 거품 기능 탑재)’ ‘유(U)’ 모델을 한국시장 베스트셀러로 꼽았다.

“라티시마 플러스는 우유 거품 기능을 커피머신에 빌트인 시킨 모델이에요. 원 터치 방식으로 그랑크뤼 커피를 카페라테, 카푸치노, 마키아토, 에스프레소 등 다양한 스타일로 만들어 마실 수 있죠. 감명 받을 만큼 놀라운 제품입니다. 최근 출시된 유는 머신에 터치 인터페이스 기술을 적용했어요. 선호하는 커피 양을 기억해 개인의 취향에 따라 자동으로 커피를 추출해 줍니다. 혁신적인 기능과 공간 활용성을 높인 세련된 디자인으로 호응이 뜨겁답니다.”

개롭 사장은 하루 평균 5~6잔의 커피를 마시는데 시간대별로 에스프레소 강도와 향이 각기 다른 커피를 선택한다. 아침에는 정신이 번쩍 나는 진한 커피를, 점심식사 후에는  감미롭고 부드러운 커피를 즐긴다. 주말에는 아내와 함께 우유 거품이 풍부한 카푸치노를 만들어 마신다.

개당 평균 800~900원가량 하는 캡슐(10개들이 8000~9000원대)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도 상당수 있는데 국내 수요를 확대하는 차원에서 가격을 낮출 의향은 없는지 물었다. 그는 “가격 인하 계획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일관성 있게 커피 품질을 보장받고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5년 전이나 5년 후나, 파리이든 서울이든 언제 어디서나 고품질 커피를 마시고 싶어하는 고객 요구에 부응해야 하기 때문이죠. 최상위 1%의 엄선된 원두로 만든 커피이기에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국 지사장으로 부임한 지 1년 6개월. 음식을 통해 한국 문화를 이해하고 있다는 그가 제일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찜닭과 묵은지. 부대찌개, 김치찌개, 막걸리, 소주도 그의 단골 메뉴 리스트다. 개롭 사장은 “품질 좋은 다양한 커피를 통해 네스프레소가 추구하는 프리미엄 커피문화도 한국 사람들과 더 많이 향유하고자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그는 한국 커피 시장의 잠재력을 크게 보고 있다. 현재 캡슐커피가 전 세계 커피 시장에서 8%의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1000억원대 규모인 한국도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

아시아 1호 플래그십 스토어 

가수 정엽과의 콜래보레이션

5일 열린 네스프레소의 서울 청담동 플래그십 스토어 공식 오픈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가수 정엽의 공연이었다. 네스프레소는 이번 행사와 관련해 정엽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다. 자사 브랜드가 선사하는 최고의 커피 경험을 정엽의 부드러운 목소리와 음악에 담아 특별하게 전달하기 위한 것. 이날 정엽은 네스프레소 커피를 처음 만난 순간에 영감을 받아 직접 가사로 표현한 곡 ‘입 맞추고 싶어요’를 잔잔한 기타 선율에 맞춰 불렀다. 이 곡을 포함해 그가 추천한  ‘커피와 잘 어울리는 노래’는 스페셜 음원 CD로 제작돼 각 노래에 어울리는 9가지 캡슐커피와 함께 청담동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단독으로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