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미화 기자)

 

2013년을 한 달여 앞두고 증권가가 바빠졌다. 2013년을 예측해야 하기 때문이다. 2013년 국내증시는 대체로 낙관적일 것이나 예전처럼 강한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증권사들이 내놓은 코스피밴드는 1750~2554포인트로 집약된다. IT산업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연말이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증권사를 비롯한 금융권에서 실시하는 세미나의 주제는 다가올 새로운 해(年)의 경제와 증시 전망. 한결같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어김없이 11월이 되자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은 2013년 증시 전망을 내놓았다. 경제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증시 또한 올해와 비슷한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주요 증권사의 증시전망은 2012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해 증권사들이 제시한 코스피밴드는 1550~2350포인트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반면 2013년 코스피밴드는 1750~2554포인트로 집약된다. 지난해 코스피지수 하단을 1550포인트으로 가장 낮게 잡은 대우증권은 올해에는 1750포인트를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200포인트 가량 증가한 수준이나 다른 증권사와 비교할 경우 가장 낮은 하단이다.

HMC투자증권도 1755포인트를 예상했다. 성장에 대한 기대보다는 유동성 측면의 글로벌 자산가격 인플레이션의 영향이 커질 것이란 게 이유다. HMC투자증권은 상단 역시 주요 증권사 중 가장 높은 2554포인트를 내놓았다. 한국투자증권도 코스피지수가 2400포인트에 충분히 이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2200선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꽃샘추위만 없다면 안정적인 장세 이어갈 듯

전혀 새롭지 않은 악재였던 유로존 재정문제로 변동성이 커져 1800선까지 무너지며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웠던 2012년 국내증시를 겨울이라고 한다면 2013년은 꽃샘추위가 남아있는 봄에 가깝다. 대다수 증권사들은 내년 증시에 대해 낙관론을 펼쳤다.

하지만 꽃샘추위가 웬만한 겨울날씨보다 매섭듯이 유로존 등 여전히 잔존해있는 악재들을 배제해서는 안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우리투자증권은 증시 조정이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미국 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그 파장이 내년까지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또한 재정절벽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도 증시에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는 판단이다.

다만 지난 4년간 확인됐듯이 위기 극복과정에서의 글로벌 공조에 대한 믿음과 신정부 출범 이후 적극적인 부양 가능성을 감할 때 일시적인 조정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 시기를 매수 기회로 삼으라고 조언한다.

신영증권 또한 내년 초 재정절벽과 관련해 신용평가사들이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경우 코스피지수가 크게 하락할 수 있다는데 무게를 뒀다. 이때 신영증권의 코스피지수 하단인 1830포인트까지도 물러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투자증권은 1분기 조정 이후 회복기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하며, 그 모습을 ‘나이키형’이라고 이름 지었다. 반면 한화증권은 코스피지수가 ‘중고하저(中高下低)’의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2~3분기 사이 지수가 조기에 고점을 형성한 뒤 하반기에 갈수록 저성장과 디레버리징으로 인해 다시 증시가 주춤할 것이란 분석이다.

2013년 국내 증시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대외적인 문제가 크게 부각되지 않을 경우 견조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나 거시경제 환경으로부터 강한 성장 동력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HMC투자증권은 세계 경제가 본격적인 침체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은 낮지만 경제성장률이 낮게 설정된 만큼 강한 상승 모멘텀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해석이다.

다만 미국 국채 10년에 주목할 경우 코스피지수의 반등 신호를 잡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금까지 미국 10년 국채는 분기데이터인 통화량 유통속도와 유사한 추이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미국 국채 10년은 지난 7월 25일 1.38%를 저점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미국 국채10년이 1.9%를 넘어 서면 유통속도의 상승이 빨라지고, 1.5% 전후만 유지해도 하락세는 진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HMC투자증권의 설명이다. 이어 유통속도의 반전은 코스피지수가 상승반전 혹은 강세장 진입을 확인해주는 신호라고 말했다.

2013년 투자 키워드는 ‘성장’

2013년 주목할 만한 업종으로 증권사들은 입을 모아 IT를 들었다. 지난해 2012년 증시전망에도 IT는 포스트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기대 이상의 선방을 보인 IT업종에 대한 증권사들의 기대감이 높은 이유다.

아울러 2011년 반도체 가격 상승이후 업황개선에 성공한 반도체관련 기업의 상승도 기대된다. 이어 에너지, 유틸리티, 정유, 제약, 하드웨어가 증권사들이 공통적으로 꼽은 업종이다.

또한 증권사들은 증시전망과 함께 내놓은 투자전략을 통해 앞 다퉈 기업의 ‘성장’에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경기 둔화와 불황이 이어질 때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다. 또한 고성장보다는 안정적 성장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

한국투자증권은 2013년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성장하는 지역’, ‘성장하는 산업’, ‘성장하는 기업’에 집중할 것을 추천했다. 전체적으로 저성장 기조에서 인구 고령화와 IT 기술의 발달, 트렌드 변화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헬스케어와 모바일 관련 부품업종이 대표적이다. 디지털 콘텐츠 기업의 강세도 앞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지역적으로는 중국과 동남아 시장에서 입지와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거나 생산기지를 가지고 있는 소비재 기업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난해부터 차화정이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국내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자동차도 성장이 기대되는 업종 중 하나다.

이트레이드증권 또한 ‘성장주찾기’를 섹터 전략으로 잡고, 경기 전망이 불확실 할 때는 저평가된 기업을 의미하는 가치주보다는 성장주의 성과가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금융 위기 이후 소프트웨어, 리테일, 미디어 등 성장산업의  시총 비중이 추세적으로 증가한 점을 고려했을 때, 2013년에도 유용한 투자전략이란 설명이다. 우리투자증권도 안정적인 성장에 근거한 내수주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한편 신영증권은 2013년 주목할 만한 산업으로 경기민감주를 꼽으며, 올해에 이어 IT관련 업종과 화장품 등 중국 내수확대 관련 업종의 강세 또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IT 섹터의 경우 재고부담이 높지 않아 내년 2분기까지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하반기에는 은행, 건설업종의 업황도 살아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