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카카오가 가칭 ‘카카오페이 구매’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제 툴의 진화를 통해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는 한편 이커머스 시장의 큰 그림을 그리는 전략으로 보인다. 카카오 결제 인프라를 확장시켜 관련 데이터를 모으려는 전략도 엿보인다.

23일 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카카오는 간편결제 카카오페이와 함께 가칭 ‘카카오페이 구매’라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개발은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으며 조만간 정식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내부에서 이와 관련해 최종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가칭 카카오페이 구매의 구체적인 서비스 방식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카카오 결제 인프라의 확장이 목표에 방점을 찍었다는 말이 나온다.

톡비즈 전략이 핵심이다.

현재 많은 파트너들이 톡비즈를 통해 카카오톡 이용자들과 만나는 가운데, 이용자들이 톡비즈 광고를 바탕으로 해당 파트너들의 홈페이지로 넘어가 상품을 선택하고 결제를 시도할 경우 종종 불편한 일이 벌어진 바 있다. 막상 파트너 홈페이지로 넘어간 후 카카오가 아닌 자체 결제 인프라를 통해 구매할 수 밖에 없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문제 자체가 심각한 일이 아니다. 자체 결제 인프라 자체도 나쁜 전략은 아니다. 그러나 많은 이용자들이 카카오톡을 통해 만난 파트너들의 홈페이지로 넘어가 상품을 선택하고 결제를 시도하는 단계에서 대거 이탈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카카오는 물론 파트너 모두에게 피해가 된다.

가칭 카카오페이 구매 서비스는 여기에 착안해 자체 결제 인프라를 차용한 파트너들에게도 매끄러운 결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물론 톡비즈 파트너가 아닌 기업들에게도 문을 열어 궁극적으로 카카오 결제 생태계의 확장을 노릴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카카오페이가 사실상 PG사 역할을 단독으로 수행하는 가운데 가칭 카카오페이 구매가 자리를 잡을 경우 이용자들은 매끄러운 결제 경험을, 파트너들은 카카오톡에서 넘어온 이용자들을 결제 단계에서 놓치지 않을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가칭 카카오페이 구매 서비스를 톡비즈 파트너가 아닌 제3의 기업에게만 문을 열어 카카오 이커머스 생태계에 편입시키는 전략이 나올 수 있다는 말도 있다. 이와 관련된 정확한 내용은 카카오의 정식 서비스 공개가 시작되면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와 함께 카카오톡 이용자들의 커머스 서비스 이용 편의를 높일 수 있는 간편 구매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며 “도입 일정 등 구체적인 사항들은 미정”이라 밝혔다.

한편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이커머스의 큰 그림을 그리며 톡비즈 중심의 전략을 키우는 점에 주목하는 중이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가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톡비즈 성장률은 사업 기반 확대로 약 50% 정도로 공격적으로 잡고 있다”고 말한 상황에서 공격적인 생태계 전략이 가동된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의 새로운 시도는 사실상 네이버페이 수준의 범용성을 갖추겠다는 뜻”이라며 “결제 인프라부터 차근차근 이커머스 생태계 강화에 나서겠다는 것”이라 말했다.

카카오가 결제 인프라를 키우며 관련 데이터 확보에 열을 올리는 점도 눈길을 끈다. 가칭 카카오페이 구매를 통해 카카오는 기존보다 더 많은 이용자들의 결제 관련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성의 진짜유통연구소장은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발을 뺀 이유 중 하나가 네이버와 이베이코리아의 연결고리다. 많은 이용자들이 이베이코리아를 네이버 검색을 통해 만나며 이 과정에서 네이버가 관련 데이터와 매출 산정, 수수료를 가져가기 때문”이라면서 “카카오의 가칭 카카오페이 구매가 가동될 경우 결제 영토가 넓어지는 한편 수직계열화도 완성되고, 무엇보다 카카오가 결제 관련 데이터를 다수 확보할 수 있다. 만약 서비스 출시가 사실이라면 카카오의 이커머스 큰 그림에 도움이 될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