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살인범이다>15년 전, 10명의 무고한 여성을 살해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연곡 연쇄 살인사건. 하지만 사건은 범인을 잡지 못한 채 공소시효가 끝난다. 사건 담당 형사 최형구(정재영 분)는 범인을 눈앞에서 놓친 죄책감과 분노로 몸부림친다. 그리고 2년 후, 자신이 범인이라고 밝힌 이두석(박시후 분)이 ‘내가 살인범이다’라는 자서전을 출간한다. 연쇄살인범은 수려한 외모와 말솜씨로 스타가 되고, 형사는 어떻게든 그를 잡으려 한다.
감독 정병길 | 개봉일 11월 08일 | 장르 액션, 스릴러

관람 포인트
‘공소시효가 끝난 연쇄살인범의 고백’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불편하지 않다. 액션, 코미디, 가족애, 미디어에 대한 풍자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차례로 등장하지만 교통정리가 잘 되어 있기 때문이다. 몰입도 또한 높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 세상에 나온다면?’이라는 상상에서 출발한 영화는 다양한 장르를 종횡무진 하면서도 절대 지치지 않는다.

과잉이라고 여겨질 수 있는 장면에서도 영화는 에너지를 분출한다. 액션스쿨 출신인 정병길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액션에 일가견이 있는 감독이 만든 작품답게 이 영화에는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액션 장면이 즐비하다. 연쇄살인범과 그를 뒤쫓는 형사의 추격 장면은 관객이 쫓는 자와 쫓기는 자가 된 듯 생생한 현장감을 전달한다. 119구급차와 3대의 승용차가 뒤엉켜 도로 위를 달리는 장면은 짜릿한 쾌감을 선서한다. 실제 존재하지 않는 대형 활어 수조 트럭을 직접 제작해 찍은 후반부 액션신도 인상적이다. 예상치 못한 결말이 주는 충격 효과도 상당하다.

설정의 힘만 믿는 지루한 스릴러 영화들이 난무하는 요즘, <내가 살인범이다>는 제대로 된 관객 서비스를 해준다. 영화가 시종 유지하고 있는 속도감은 우리에게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준다. 배우들의 연기도 당연히 박수를 받을 만하다. 살인범과 형사의 심리전이 팽팽해질 수 있는 것은 두 주인공인 정재영과 박시후의 공이다. 이외 깜짝 등장하는 인물들도 조연들의 활약도 대단하다.

업사이드 다운
가난한 하부의 세계와 부유한 상부의 세계는 서로 다른 중력이 존재하는 두 개의 세상이다. 이 두 세계는 거꾸로 맞닿아 있으며 각자 자신의 세상을 벗어날 수 없다. 다만 남녀의 사랑만이 이 법칙을 거스를 수 있다. 하부 세계의 ‘아담’과 상부 세계의 ‘에덴’이 비밀의 숲에서 만난다. 그리고 우주불변의 법칙을 거슬러 애틋한 사랑을 펼친다. 가상세계를 다루는 만큼 큰 스케일과 신비로운 장면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감독 후안 솔라나스
개봉일 11월 8일

비지터
음악 영화는 음악이 주는 감성으로 관객의 감정을 촉촉하게 적시는 매력이 있다. 젬베를 두드리는 시리아 청년과 노교수의 이야기를 그린 음악 영화다. 영화는 음악이 주는 감동에 두 남자의 진한 우정을 덧입혀 감동을 배가시킨다. 특히 노교수 ‘월터 베일’ 역을 맡은 리차드 젠킨스는 섬세한 연기로 주인공의 변화하는 내면을 관객에게 전달한다. 세계 유수 영화제 18개 부문을 수상 18개 부문 노미네이션 된 이 영화는 세계가 인정한 영화라 할 수 있다.
감독 톰 맥카시
개봉일 11월 8일

터치
평범한 한 가족에게 닥친 예기치 못한 사건과 기적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말한다. 흥행에 대한 욕심보다도 우리나라에 이런 영화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감독은 6년이란 긴 시간에 걸쳐 영화를 완성했고, 직접 배급까지 맡았다. 감독의 이 같은 열정에 주인공 유준상과 김지영은 혼신을 다한 열연으로 화답했다. 스크린 속에서 빛나는 두 배우의 명연기는 영화가 가진 메시지를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해준다.
감독 민병훈
개봉일 11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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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구현 기자 kvanz@maxmovi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