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과 함께 투자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손쉽게 중국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펀드. 특히 과거 차이나펀드를 통해 손실을 경험한 투자자라면 이번 기회에 회복을 기대해볼만 하다는 평가다. 신규 투자를 고려중이라면 적립식펀드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바야흐로 11월이다. 올해 11월에는 공교롭게도 대어급 글로벌 정치 이슈가 두 건이나 준비 중이다. 바로 글로벌 경제를 이끄는 G2로 거론되는 미국과 중국의 정권교체가 각각 11월 6일과 8일에 이뤄진다. 특히 차기 정권이 이미 확정된 중국은 권력 이양 후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높다. 이 기대감은 투자 대상으로서 중국을 눈여겨보게 한다. 하지만 과연 중국이 투자대상으로서 매력적인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차이나펀드, 투자대상에 따라 희비 엇갈려
투자구루들의 행방을 보면 투자 방향이 보인다. 최근 헤지펀드의 대부로 불리는 조지 소로스는 아들을 중국으로 보냈다고 한다. 지금까지 미국이 세계 경제를 이끌었다면 그 역할을 앞으로 중국이 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국에 대한 공부를 시키기 위함이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만 보고 중국 투자에 편승하기에는 해외투자에 대한 리스크가 높다. 그리고 그 리스크는 이미 현실화돼 많은 투자자들의 한숨이 됐다.

중국이 투자대상으로서의 매력을 발산한건 두 자릿수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던 2006년부터였다. 그리고 국내에는 차이나펀드에 투자 붐이 불었으며, 2007년에는 ‘묻지마 투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투자자금이 차이나펀드에 자금이 몰렸다. 하지만 차이나펀드에 대한 기대감은 중국의 금리인상과 글로벌 금융위기로 무너졌다. 100%라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던 펀드들까지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평균 -30%의 손실을 낸 것.


이후 2~3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수익률은 큰 변동 없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06년부터 인기를 끌었던 차이나펀드에는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 ‘한화꿈에그린차이나’, ‘신한봉쥬르차이나’ 등이 있다. 이들의 특징은 중국의 H주나 A(중국본토)주 등 중국에 연동된 상품들이라는 점이다. 중국 경기가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투자대상과는 상관없이 모든 펀드들의 수익률이 떨어졌고, 자금이 빠져나갔다.

하지만 이후 펀드 수익률 회복에 있어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H주와 중국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 상장된 주식에 투자하는 A주에 분산해 투자하는 펀드보다 A주에만 투자하는 펀드의 변동성이 훨씬 크게 나타났다. 수익률도 A주만 편입한 펀드보다는 A, B, H, R 등에 분산해 투자한 펀드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에서 운용하는 ‘신한봉주차이나오퍼튜니티’가 대표적이다.

이 펀드는 중국 A주와 저평가된 B, H시장에 골고루 투자하며, 9.44%의 최근 1년 수익률을 달성했다. ‘신한봉주차이나오퍼튜니티’와 투자 대상이 같은 블랙록차이나는 이보다 우수한 12.39%를 기록 중이다. 한화투신운용의 ‘한화꿈에그린차이나’도 0.70%의 수익을 올렸다. 반면 중국A주 시장에만 투자하는 ‘한화꿈에그린차이나A주UH’와 미래에셋차이나A주UH'는 각각 -6.91%와 -11.58%로 수익률이 다소 저조하다.

기존 투자자 수익률 회복에 초점, 신규투자는 시기상조
중국본토펀드와 H주는 펀드의 연초이후 수익률도 희비가 갈린다. H주펀드는 11.08%의 견조한 수익률을 기록 중인 반면 중국본토펀드는 -6.87%를 보이며 여전히 부진의 늪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최근 투자전문가들이 중국경제를 전망하며 추천하는 상품은 중국본토펀드다.

현재 수익률은 다소 부진해도 향후 개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실제로 중국본토펀드 중에서 연초 이후 20%가 넘는 우수한 수익률을 거둔 펀드가 있어 눈에 띈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CHINA본토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 2[주식]_C 3’와 ‘동양차이나본토주식증권자투자신탁UH(주식)ClassC 3’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연초이후 각각 24.27%와 21.53%를 달성했다. 두 상품은 모두 홍콩현지법인에서 운용 중이며, 삼성CHINA본토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 2[주식]_C 3은 중국본토 주식시장에 상장된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펀드다.

지난 9월 말 기준 금융(33.04%)과 산업재(13.97%), 비경기소비재(13.03%) 등의 섹터에 주로 투자 중이다. 홍의석 삼성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중국 증시는 여전히 뉴스 및 정책에 의존적인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며, “펀드는 그러한 정책에 의존하여 섹터를 따라가기보다 시장 조정세에 완만한 속도로 주식 비중을 높이며 민감도를 증가시켜 나갈 예정”이라고 향후 운용 전략을 밝혔다.

삼성CHINA본토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과 함께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한 동양자산운용의 차이나본토주식증권자투자신탁UH(주식)ClassC 3는 중국본토 A주 시장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300종목으로 구성된 ‘S&P CITIC 300 지수’ 종목에 주로 투자한다. S&P CITIC 300 지수는 세계 최대 신용평가사인 S&P와 중국 1위 증권사인 CITIC가 현지 합작해 산출 및 발표하는 시장 대표지수다.

그간 부진했던 중국펀드가 회복기조에 들어섰지만, 기대감을 높이기보다는 수익률 회복에 초점을 맞춘 투자전략이 필요하다. 이영아 기업은행 시장분석가는 “현재 중국 주가는 부정적인 이슈가 반영됐으며, 밸류에이션 또한 낮아진 상황”이라며, “기존에 펀드를 가입한 분이라면 섣부르게 환매를 시도하는 것보다 경기회복과 함께 펀드 수익률이 회복되는 것을 확인하고 환매를 결정하는 것이 옳다”고 조언했다. 다만 원금회복에 대한 기대는 버리라는 설명이다.

중국 경기 회복이 가시적으로 드러나기 위해서는 일정시간이 필요하고, 이러한 이슈가 주식시장에 반영되려면 또 시간이 걸리는 만큼 투자기간이 필요이상으로 길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현재 -20~30% 수준이라면 하락폭을 줄여 -10% 가량 됐을 때 환매를 시도하고 새로운 투자 대상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현재 신규투자를 고려중이라면 신중할 필요가 있다. 통상적으로 중국 증시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이에 따른 리스크도 높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자연히 투자가 장기로 이어져야 하므로, 단기자금일 경우 투자가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이어 이 시장분석가는 “신규투자를 고려중이라면 중국보다는 오히려 국내 증시가 매력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중국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쏟아지고 있는 만큼 투자를 고려중이라면 전체자산에서 10% 가량을 투자하고 투자자 성향에 따라 중국본토펀드, H주 등 편입 대상을 확인해 펀드를 선택할 것을 임주혁 한화투자증권 르네상스점 차장은 권했다. 또한 2006년 차이나펀드 투자를 통해 맛본 실패를 또 한 번 반복하기 싫다면 거치식보다는 적립식투자가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11월 중국의 새로운 정권탄생과 더불어 성장에 초점을 맞춤 경제정책이 중국펀드에 향후 안정된 수익률 창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수혜주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
펀드를 통해 간접투자 하는 방법 이외에 중국 주식시장에 직접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해외주식 투자에 대한 인식 아직 부족하지만 투자 건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증권예탁결제원에 따르면 8월말 기준으로 한국인이 중국, 홍콩, 일본 등 해외주식에 투자한 건수는 5만2925건, 금액으로는 54억 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투자는 중국과 홍콩에 집중됐다. 중국의 경우 8월까지 전년대비 2배가량 늘어난 8097건을 기록했으며, 홍콩 주식투자는 210% 증가한 2만6982건을 올렸다.

해외주식투자는 오프라인 증권사 같은 경우는 HTS나 웹사이트에서 외화증권 약정을 통해 거래가 바로 가능하며, 키움증권, 이트레이드증권 등 온라인 증권사는 해외증권계좌를 별도로 개설해야 한다. 아울러 외화증권약관에 동의하는 절차도 필요하다. 무식을 매수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투자금액을 입금 후 각국 통화로 환전해 국내주식투자처럼 원하는 종목을 매수하면 된다.

하지만 해외주식시세는 15~20분가량 지연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 유의해야한다. 증권사에 따라서는 요금을 지불할 경우 지연된 정보가 아닌 실시간 시세를 받아 볼 수 있다. 현재 신한금융투자를 통해서 미국, 중국, 홍콩 증시 투자가 가능하며,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도 이와 같은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해외주식투자는 HTS를 통해서 가능하며, 지역에 따라 수수료가 차등 부과된다는 점에 유의해야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목돈을 활용해 투자하는 방법이 수수료 아껴 기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또한 미국에 상장된 중국 주식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것도 중국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이외에도 중국에 진출해 중국 경제 회복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되는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투자 방법이 될 수 있다. 이소용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수출, 투자 주도의 양적 성장에서 내수, 소비 중심의 질적 발전으로 경제구조를 구조적으로 전환한다는 면에서 중국 내수 수혜주 찾기는 장기적인 프로젝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중국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오리온과 같은 경쟁력 있는 기업을 찾아 보유하는 것은 현명한 투자전략이 될 수 있는 설명이다.

현재 중국에 진출한 내수업체를 보면, 화장품, 음식료, 유통, 의류 등 다양한 업종의 업체가 있다. 이들 중에서 제 2의 오리온을 찾으려면 이미 성공한 오리온의 성공 포인트를 살펴봐야 한다. ‘초코파이’라는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진출에 성공한 후, 안정적인 유통망을 바탕으로 제품 수를 늘려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점이 바로 성공 포인트가 될 것이다. 다시 말해 경쟁이 치열한 중국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브랜드의 보유가 매우 중요하다.

현재 중국에 진출한 내수주에는 CJ오쇼핑과 코스맥스, 제닉, 예림당 등이 있다. 현재 CJ오쇼핑은 자회사 IMC를 통해 국내 PB (Private Brand, 자체 브랜드) 제품을 중국 및 해외자회사에 공급 중이다.

IMC의 매출액은 2011년 600억원이다. 앞으로 IMC를 통해 중국에 진출할 수 있는 회사도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일례로 최근 CJ오쇼핑은 캐비어화장품 ‘르페르’를 론칭해서 첫 방송에서 7억원을 완판했는데, 이 브랜드의 제조원이 코스맥스이다. IMC에서 ‘르페르’를 동방CJ에 공급한다면, 코스맥스는 중국에서 추가적인 성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정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