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이코노믹리뷰=금교영 기자]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의 사이버마케팅(CM) 채널 성장세가 상반기에도 지속됐다. 이 가운데 DB손해보험과 KB손해보험의 실적이 급증하면서 업계 2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2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국내 10개 손해보험사의 올해 2분기 말 기준 CM채널 원수보험료는 2조3109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8155억원) 대비 27.3%(4954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회사별로 보면 삼성화재가 1조3198억원, 57.1%의 비중으로 선두자리를 차지했고, DB손해보험(3503억원), KB손해보험(3072억원), 현대해상(2830억원), 그 외 6개 손해보험사 합계(506억원) 순이었다.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 네 개 보험사의 점유율이 97.8%로 절대적인 상황이다.

점유율로는 일찌감치 다이렉트 시장에 뛰어든 삼성화재가 절반 이상의 실적을 올리며 독보적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가 2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 하는 모양새다.

DB손보 ‘2위’… 1분기 2위 현대해상 4위로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경쟁이 심화되면서 손보사의 CM채널 판도 변화도 더욱 잦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1분기와 2분기 2위 자리가 현대해상에서 DB손보로 바뀌었다. 현대해상은 DB손보는 물론 KB손보에도 밀리며 4위로 두 계단 내려앉았다. 이는 현대해상에 비해 DB손보와 KB손보가 더욱 두드러진 성장을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DB손보는 지난해 국내 최대 모바일 플랫폼사인 카카오와의 제휴를 기반으로 고객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면서 CM채널에서 추가 성장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작년 6월 업계 최초로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채팅창을 통해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신규·갱신 가입이 가능한 ‘DB다이렉트 톡’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현대해상의 경우 지난 9월부터 자동차보험과 여행자보험 가입을 카카오톡으로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행했다.

DB손보 관계자는 “CM채널 실적이 지속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영업이 더욱 잘됐다”고 말했다.

통상 다이렉트 채널로 불리는 CM채널은 온라인과 모바일 등을 통해 고객이 직접 보험에 가입하는 방식이다. 시스템 구축을 위한 초기 투자비용을 빼면 사업비가 낮고, 절감된 비용만큼 다른 채널에 비해 보험료를 저렴하게 책정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비교적 상품 구조가 간단하고 표준화된 자동차보험을 중심으로 지속 성장세다. 주로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가입이 늘어나다 최근에는 40~50대로 가입 연령층도 확대되고 있다.

KB손보 증가율 59.6% 최고… 2위 재탈환 가능성↑

삼성화재가 줄곧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하고는 있지만 점차 점유율이 축소되고 있다는 점도 2위 다툼이 치열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올해 2분기 삼성화재의 CM채널 점유율은 57.1%로 전년 동기 59.6%대비 2.5%포인트 축소된 반면, DB손보는 12.8%에서 15.2%로 2.4%포인트, KB손보는 10.8%에서 13.3%로 2.5%포인트 확대됐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의 점유율은 12.2%로 동일했다.

전년 동기 대비 CM채널 원수보험료 증가율은 KB손보가 56.8%로 가장 높았다. KB손보의 원수보험료는 지난해 2분기 1960억원에서 1년 사이 1112억원이 늘었다. 회사의 전체 원수보험료(5조7156억원)에서 CM채널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3.3%에서 4.7%로 1.3%포인트 확대됐다.

같은 기간 DB손보의 CM채널 원수보험료는 2323억원에서 3503억원으로 50.8% 증가했고, 현대해상과 삼성화재는 각각 28.3%, 21.9%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KB손보 관계자는 “CM실적은 신규물건이 중요하다”며 “편리한 CM프로세스와 대중교통 할인 등과 같이 각종 특약을 통한 가격·상품경쟁력, 여기에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이 더해지면서 성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높은 성장세에 힘입어 KB손보는 2분기 현대해상을 제치고 DB손보에 이어 CM채널 업계 3위에 올랐다. 2위인 DB손보와의 격차는 431억원에 불과해 2위 재탈환 가능성도 있다.

사실 KB손보는 손보사 CM채널 2위 경쟁을 점화시킨 주인공이다. 이 회사는 2018년 1분기까지 삼성화재에 이어 꾸준히 2위를 지켜오다 2분기 DB손보에 자리를 내주며 다소 주춤했다. 이후 그해 3분기에는 현대해상이 그 자리를 차지하며 연말까지 유지했고, 지난해에는 1~3분기까지 DB손보, 4분기 말에는 현대해상이 8억원이라는 근소한 차이로 앞서며 치열한 자리다툼을 벌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늘고 보험사들이 CM채널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펼치면서 시장 확대 및 순위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