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사진 좌),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사진 우). 출처=호텔신라, 삼성물산 패션부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사진 좌),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사진 우). 출처=호텔신라, 삼성물산 패션부문.

[이코노믹리뷰=전지현 기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별세하면서 삼성물산(028260) 패션부문과 호텔신라(008770)의 계열가능성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삼성은 이 회장이 2014년 쓰러진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중심으로 3세 경영을 해 왔지만, 계열사간 지분이 완벽한 독립체체를 구축하기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2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 회장 뒤를 이어 회장 자리에 오르고, 호텔신라 등 다른 계열사는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에게 맡길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부진-호텔신라', '이서현-삼성물산 패션부분'으로 계열분리를 할 것이란 이야기다.

'리틀 이건희'라 불리는 이부진 사장은 호텔신라 경영을 총괄하면서 호텔사업과 면세점사업을 이끄는 중이다.  호텔신라 기획부 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초고속 승진을 거듭해 호텔신라 대표 사장에 선임됐다.  냉정하면서도 결단력 있는 경영 방식으로 호텔·면세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서현  이사장은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과 제일기획 경영전략담당 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특히 이서현 이사장은 제일모직에 입사한 이후 신사복 위주 사업구조를 캐주얼과 여성복, 잡화분야까지 확대해 빈폴, 구호 등 대표 브랜드를 키워내며 토털 패션기업을 지향하는 안정적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립한 주인공. 2018년 말에 사장을 사임하고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자리를 이동했지만, 다시 경영일선으로 복귀할 것이란 시나리오도 나온다.

유언장 공개 이후 계열 분리 본격화 '전망'

그러나 이럴 경우 지분 정리가 불가피하다. 지난 2분기 말 기준 호텔신라는 국민연금(10.1%)을 제외하면 삼성생명(7.43%), 삼성전자(5.11%), 삼성증권(3.1%)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경우 이재용 부회장이 17.48%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인 가운데 이부진·서현 자매가 각각 5.55%, 이 회장이 2.88%를 갖고 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추후  이 회장의 지분 상속 과정에서 계열사 지분 맞교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3일을 기준 삼성생명 20.76%, 삼성전자 4.18%, 삼성물산 2.86%, 삼성전자우 0.08%, 삼성SDS 0.01% 등을 소유중이다.

앞서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주력 계열사는 이건희 회장에게 넘겨주고,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과 이명희 신세계 회장 등 다른 자녀에게 계열사를 분리해준 바 있는 점도 이 같은 시각에 무게를 더한다.

다만, 현재로서 당장의 3남매 계열 분리는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3남매를 주축으로 계열사 사장단이 이끄는 자율경영 체제가 유지되고 있어서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유언장 공개 및 지분상속 이후 교통정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재계는 이 회장의 유언장 내용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유언장을 통해 일부 계열사를 상속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의 안정적인 삼성그룹 승계를 고려해 작성했을 것으로 점쳐지는 이 회장의 유언장은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