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연구원이 연구를 하고 있다. 출처=셀트리온
셀트리온 연구원이 연구를 하고 있다. 출처=셀트리온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셀트리온이 대형 인수합병(M&A) 및 신약 개발을 통해 글로벌 종합 제약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글로벌 제약사 다케다의 주요 품목 18개에 대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특허, 상표, 허가, 판매권 등을 확보했다. 코로나19 항체 신약 ‘CT-P59’의 임상도 순항하고 있다. 주력 제품인 동등생물의약품(바이오시밀러) 부문에서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셀트리온, 대형 M&A 성공… 4분기내 거래 완료 전망

셀트리온은 글로벌 제약사 다케다와 진행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프라이머리 케어(PC) 사업 인수와 관련해 올해 4분기 내 거래가 완료될 것으로 전망했다. 해당 PC 사업 인수를 통해 한국을 비롯해 태국, 대만, 홍콩, 마카오,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호즈 등 9개 시장에서 판매 중인 제품의 특허, 상표, 판매에 대한 권리를 확보하게 된다.

관련 제품은 전문의약품(ETC) 및 일반의약품(OTC) 브랜드 18개 제품이다. 해당 제품군은 각 지역에서 2018년도 기준 170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했다. 브랜드 품목은 ‘네시나’, 당뇨병 치료제 ‘액토스’, 고혈압 치료제 ‘이달비’ 등 만성질환 치료제 ETC와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진 감기약 ‘화이투벤’, 구내염 치료제 ‘알보칠’ 등이다. 이 중 네시나와 이달비는 각각 2026년, 2027년경까지 물질 특허로 보호돼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3324억원에 인수하기로 한 해당 사업 부문은 셀트리온의 싱가포르 자회사를 통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결합신고 및 각 지역 관계 당국의 승인 과정을 거치면 올해 4분기 내 사업 인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우선 안정적인 제품 공급을 위해 인수 후에도 당분간 다케다 제조사를 이용할 계획이다. 이후 기술이전 과정을 거친 후 셀트리온제약의 우수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cGMP) 인증 시설에서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제품은 추후 한국과 동남아, 호주 시장에서 각기 판매망을 보유하고 있는 셀트리온제약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통해 판매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항체 신약 ‘CT-P59’ 임상 순항

바이오시밀러로 유명한 셀트리온은 신약에도 도전하고 있다. 개발 중인 신약은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CT-P59’다. 항체 치료제는 개발 성공 시 효능·효과가 탁월하고 단기 예방 백신 역할까지 할 수 있어 주목을 받는 치료제 중 하나다. 셀트리온은 전임상에서 쥐, 족제비, 원숭이 등을 활용해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국에서 진행한 임상 1상에서도 안전성이 확인됐다.

셀트리온은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국과 영국에서 임상 1상을 각각 진행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임상 1상은 대개 안전성을 확인하는 시험으로 해당 임상은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한 임상 1상이 마무리되기 전 시작됐다. 업계는 경증 환자 대상 임상 1상에서 사실상 임상 2a상 수준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셀트리온 코로나19 신약 CT-P59 개발 특징. 출처=이코노믹리뷰DB
셀트리온 코로나19 신약 CT-P59 개발 특징. 출처=이코노믹리뷰DB

경증 및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3상과 관련한 임상시험계획서(IND)는 한국 등 7개 국가에 제출됐다. 한국에서는 이미 CT-P59의 임상 2/3상과 상업용 의약품 생산이 시작됐다. 셀트리온은 연말까지 임상 중간 결과 등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뒀다.

상업용 의약품 생산은 지난달부터 생산 공정 검증용 배치가 가동되기 시작했다. 임상 2상에서 효능 및 안전성이 검증될 시 연말연초에 조건부 허가를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긴밀한 사전 협의 후 기준을 충족할 시 조건부 허가를 신청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CT-P59와 관련해서 주목할 점은 단기간 예방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 3상이다. 셀트리온은 최근 식약처로부터 코로나19 환자 밀접 접촉자 및 무증상 확진자를 대상으로 CT-P59의 예방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을 승인받았다.

CT-P59와 같은 항체 치료제는 투약 즉시 체내에 항체가 형성될 수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항체 치료제는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최일선에서 고생하는 환자 밀접 접촉 의료진이나 면역력 등이 취약한 고연령층 등 코로나19 고위험군에게 투약될 시 백신으로 충분히 커버되지 못하는 감염 예방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바이오시밀러, 매출 확대 기여

셀트리온은 그동안 이해관계자 등이 복잡해 진출하기 어려웠던 미국 의약품 시장에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 및 항암제 ‘트룩시마(성분명 리툭시맙)’, ‘허쥬마(성분명 트라스투주맙)’ 제품군으로 진입에 성공했다. 트룩시마는 시장에 가장 먼저 출시된 ‘퍼스트무버’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항암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성분명 리툭시맙)'. 출처=셀트리온
셀트리온이 개발한 항암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성분명 리툭시맙)'. 출처=셀트리온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는 지난 8월 처방 수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 19.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미국 대형 보험사 중 하나인 유나이티드헬스케어(UNH)에 선호의약품으로 등재됐다.

오리지널 의약품인 로슈의 ‘리툭산(성분명 리툭시맙)’이 제외되면서 이뤄진 등재로 의미가 크다. 미국에서는 사보험에 가입한 환자가 보험금을 받기 위해서 해당 사보험사의 의약품 리스트에 등재된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