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엔 특수 교과서(사진 위), 미래엔 초등 국어 교과서(사진 아래). 출처=미래엔.
미래엔 특수 교과서(사진 위), 미래엔 초등 국어 교과서(사진 아래). 출처=미래엔.

[이코노믹리뷰=전지현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교육 패러다임이 급격한 변화 속에 있습니다. 하지만, 공교육 근간이자 정규 교육과정에서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교과서 가치와 중요성은 변하지 않고 있죠. 교과서는 단순히 교과과정 이수를 위한 도구를 넘어 그 자체로 교육 문화 발전사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육출판전문기업 ㈜미래엔은 지난해 기준 누적 20억4650만부의 국정교과서를 발행한 기업으로 지난 72년간 국민 교육을 위해 힘써왔습니다. 특히 이 수치는 지구를 13바퀴 돌 수 있는 길이인데요. 한국 교과서 역사의 산 증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미래엔은 교과서를 매개로 교육 발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모읍니다.

국내 최초의 교과서 발행...근대 교육의 시작

미래엔은 '교과서를 통해 미래를 만든다'는 창업자 우석 김기오 선생의 신념을 바탕으로 정부 수립 해인 1948년 설립된 ‘대한교과서주식회사’가 모태입니다. 출판업계 최초로 주식 공모를 통해 등장한 대한교과서(現 미래엔)은 이듬해인 1949년 ▲초등학교의 '초등 그림책', '우리나라의 발달' ▲중등학교 실업계 '뽕나무 가꾸기', '누에치기', '생실 만들기' ▲중등학교 인문계의 '문화론', '독일어 독본' 등 국내 최초 국정 교과서 10종 18책을 발행합니다.

미래엔 CI. 출처=미래엔.
미래엔 CI. 출처=미래엔.

이중 '우리나라의 발달'은 정부 수립 후 교과 과정의 틀을 적용한 한국 최초 국어·사회·과학 교과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또 미래엔은 종수에 비해 종별 발행 부수가 적고 수익성이 낮아 선뜻 발행하고자 하는 기업이 없었던 실업계 교과서를 ▲교육입국 ▲실업교육 ▲출판보국이라는 창업 정신과 국가의 공익을 우선한다는 마음으로 발행했죠.

우리가 교과서하면 대표적으로 떠올리는 '바둑이와 철수', '영이' 삽화도 이 시기에 등장했습니다. 미래엔은 1949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국 전 교육과정을 거치며 그 시절 시대정신과 생활사, 정서, 시대별 교육 화두 등을 반영한 교과서를 발행해왔습니다. 특히 1950년 한국전쟁 중에도 교과서 제작을 이어간 일화로도 유명합니다.

전쟁 중에도 학교 교육이 중단되지 않도록 피난지인 부산으로 인쇄기를 옮겨가며 '전시 생활', '전시부 독본' 등 교과서 발행을 멈추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1차 교육과정기에는 교과서 전용 활자기를 도입하고 가로쓰기형 인쇄서체인 '대교체'를 개발, 1958년부터 교과서에 적용합니다.

교육 취약 계층 위한 교과서로 누구에게나 공평한 배움의 기회 제공 

2003년에는 교과서 변천사를 통해 우리 교육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교과서박물관'을 개관했죠. 이런 노력 덕분에 미래엔은 제7차 국·검정 교과서 발행 점유율 1위, 2007 개정교육과정에 따른 검인정 교과서 합격률 1위를 기록합니다. 특히 제1차 교육과정 이후 '초등 국어 교과서'를 전담 발행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초 초등 국어 교과서 표지 캐릭터 '바둑이와 철수'. 출처=미래엔.
국내 최초 초등 국어 교과서 표지 캐릭터 '바둑이와 철수'. 출처=미래엔.

미래엔은 특수교육 국정 교과서 전담 발행사이기도 합니다. 제7차 교육과정과 맞물려 시작된 정부 공공 사업의 민영화 정책에 따라 1999년에 국정교과서주식회사를 인수, 초·중·고 국정 교과서를 모두 발행합니다. 이는 양질의 교육과 교육 기회의 균등 제공을 위해 많은 관심을 기울인 결과였죠.

특히, 12개 특수학교와 공동으로 당시 교육인적자원부에 저시력 학생을 위한 150% 확대 교과서 발행을 청원한 사례는 국내 특수교육 발전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미래엔은 2002년 2학기 확대 교과서 무상 제공을 시작으로 이후 시각·청각·지체장애를 위한 교과서 등을 발행했습니다.

모든 학생들이 장애 여부에 상관없이 공평하게 교육의 기회를 갖고 미래 인재로 자라도록 뒷받침한 것이죠. 2007년부터는 성인문해 교과서를 발행하며 교육의 기회를 놓친 어르신들이 글을 익혀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미래 사회 대비하는 미래형 교과서 제작

미래엔은 '국내 최초의 교과서 발행기업'이라는 타이틀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IT 기술을 토대로 한 스마트 교육에도 앞장선다는 각오입니다. 2007년 당시 교육인적자원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주관한 초등 5학년 3개 과목(사회, 실과, 음악) 디지털 교과서 원형 개발 사업을 완료했으며, 2008년에는 음악 디지털 교과서 시범 개발 사업자로 선정됩니다.

1956년~1974년, 미래엔의 18여년 연구 끝에 탄생한 국내 최초 가로 쓰기형 인쇄 서체가 개발됐다. 가독성이 높으며 미래엔이 발행하는 교과서에 적용되고 있다. 출처=미래엔 홈페이지.
1956년~1974년, 미래엔의 18여년 연구 끝에 탄생한 국내 최초 가로 쓰기형 인쇄 서체가 개발됐다. 가독성이 높으며 미래엔이 발행하는 교과서에 적용되고 있다. 출처=미래엔 홈페이지.

뿐만 아니라 다가올 미래의 통일을 대비해 '통일 초등 국어 교과서'를 개발했죠. 이는 순수 민간 차원에서 개발된 국내 최초의 남북한 어린이 대상 국어과 교과서로, 2018년 초등학교 저학년용을 발행했으며 2020년 말까지 초등학교 중학년·고학년용 교과서 등을 개발 중입니다.

아울러 교과서를 가르치는 교사를 위한 교육 서비스도 제공중인데요. 2017년부터 자사의 교수활동지원플랫폼인 '엠티처'를 통해 수업 혁신 캠페인으로 수업 사례와 교사들의 노하우가 수록된 '거꾸로교실 수업 자료집'을 출간·보급해왔습니다.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맞춘 거꾸로교실 활용 수업 자료를 교사용 지도서와 함께 보급한데 이어, 올해는 초등 거꾸로교실 수업 자료집을 선보이며 초·중·고 라인업을 완성했죠. 미래엔의 '거꾸로교실 수업 자료집'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전통적인 강의 중심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 중심형 교육 방향을 모색하고 있는 교사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최고의 교육출판 콘텐츠 기업으로의 도약...100년 기업 향한 미래엔의 꿈

미래엔의 미래는 종이 교과서를 넘어선 디지털 교과서와 온·오프라인 콘텐츠 융합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다양한 미래교육 콘텐츠를 개발, 한국 최고의 교육출판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하겠단 것입니다.

제 1차 교육과정 국어 교과서 캐릭터 '철수와 영이'. 출처=미래엔.
제 1차 교육과정 국어 교과서 캐릭터 '철수와 영이'. 출처=미래엔.

'기업의 이익은 반드시 사회로 환원해야 한다'는 故 김광수 명예회장 신념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학생과 교사가 행복한 교육 환경 속 역량을 개발하고 성장하는 100년 기업이 되겠다는 복안입니다.

최근 업계 이목을 집중시킨 영실업 인수도 이 일환으로 풀이되는데요. '콩순이', '시크릿쥬쥬', '또봇' 등 지적재산권을 보유한 국내 1위 토종 완구기업을 품에 안음으로써 아동 콘텐츠 비즈니스에 새로운 변화를 이끌겠다는 전략인 셈이죠.

시장에서는 교육출판전문기업으로 쌓아온 미래엔의 교육적 식견과 자산이 영실업 토종 캐릭터 및 콘텐츠와 만나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입니다. 국내 최초의 교과서 발행 기업으로 지난 70여년간 끝없는 도전과 변화를 통해 국내 교육발전에 이바지해온 미래엔의 미래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