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태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가 '금속 이산화탄소 배터리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출처=SK이노베이션
김건태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가 '금속 이산화탄소 배터리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출처=SK이노베이션

[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SK이노베이션(096770)이 이산화탄소로 전기와 수소를 생산하는 친환경 배터리 시스템의 상업화에 나선다.

21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당사의 울산 소재 사업장(이하 울산 CLX)은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함께 이산화탄소 저감 시스템 실증화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 울산 CLX와 UNIST는 김건태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금속 이산화탄소 배터리 시스템'의 상업화 가능성을 검증할 방침이다.

해당 시스템은 이산화탄소를 물에 녹여 작동하는 전지 형태로,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는 제거되고 전기와 수소가 생산된다. 구체적으로는 이산화탄소가 녹은 물이 수소 이온(H+) 증가로 산성을 띄게 되면 이때 전자들이 이동하면서 전기가 생산되는 원리다. 

이 시스템은 이미 연구 단게에서 기술 검증이 완료됐으며, 이산화탄소의 전환 효율이 60%에 달할 정도로 높았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시스템은 연료 전지와 마찬가지로 음극 메탈·분리막·양극(촉매) 등으로 구성돼 있으나, 양극이 물에 담겨 있으며 음극과 도선으로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울산 CLX는 실증화 사업을 위해 UNIST 등이 설립한 산학연 공동 연구 법인에 출자 형태로 참여키로 했다. 이를 위해 양 측은 올해 초부터 관련 논의를 지속해 왔다.

또 양 측은 향후 울산 CLX의 생산 공정 중 발생하는 연도 가스의 이산화탄소·질소산화물·황산화물 등 대기 오염 물질 저감 가능성을 테스트할 계획이며, 이 과정에서 연속 공정 사업화 등 상업성이 확인되면 공동 사업 추진도 검토할 전망이다.

최근 지구 온난화 같은 기후 변화 문제가 불거지면서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움직임이 활발한 상황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금속 이산화탄소 배터리 시스템이 상업화되면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 등 대기 오염 물질의 획기적인 저감이 가능해질 것으로 SK이노베이션은 보고 있다.

김건태 교수는 "금속 이산화탄소 배터리 시스템이 실제로 상업화되면 이산화탄소 저감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파생 연구를 통해 시스템을 개선하면 더 큰 이산화탄소 저감 및 수소·전기 생산 효과를 노릴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한편, 이번 사업은 SK이노베이션이 추진하고 있는 '그린 밸런스 2030'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그린 밸런스 2030은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ESG(환경·사회·지배 구조) 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이며, 대외적으로는 대기 환경 오염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저감하는 동시에 자원으로 재활용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임성배 SK이노베이션 울산 CLX 화학생산본부장은 "SK이노베이션은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이번 협업을 통해 탄소 저감을 위한 원천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그린 밸런스 2030' 전략의 성공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