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스페이스X, 룩셈부르크의 SES와 협력해 이들의 위성을 활용해 전세계에 클라우드 컴퓨팅 센터를 지원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다.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가 스페이스X, 룩셈부르크의 SES와 협력해 이들의 위성을 활용해 전세계에 클라우드 컴퓨팅 센터를 지원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다.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마이크로소프트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등과 손잡고 클라우드 컴퓨팅 경쟁에서 아마존에 대항하는 새로운 전선을 열었다.

아마존 웹서비스(AWS)가 우주 공략 계획을 공개한 지 3개월 만에, 마이크로소프트가 높은 고도에서 지구를 도는 위성 함대들과 스페이스X가 띄운 저궤도 우주선 함대들을 이용해 우주 클라우드 서비스를 연결하고 배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분석가들에 따르면, 우주 클라우드 서비스로부터 발생하는 전체 수입은 10년 후에는 현재 수준보다 몇 배 늘어나 최소 150억 달러(17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 선두주자인 아마존과 2위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경쟁은 최근 몇 년간 더욱 가열되고 있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기업들이 클라우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공급업체를 선택함에 따라 이 경쟁은 더욱 뜨거워졌다. 여기에 군과 정보 기관들도 다양한 우주 프로젝트에 대한 지출을 늘리고 있다.

두 거대 클라우드 기업의 경쟁은 이제 우주까지 정면돌파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6월, 우주 관련 계약에 집중하기 위한 전담 사업부를 출범시켰다. 아마존은 이미 항공 우주 기업 맥사테크놀로지스(Maxar Technologies)와 카펠라 스페이스(Capella Space)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인공위성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관리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목표는 다양한 클라우드, 우주, 지상 기능을 연결하는 안전한 통합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MS의 시스템은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해 우주 잔해물 감시와 미사일 경고 같은 임무를 지원하고, 상업 위성의 궤도를 조종하는 것을 도울 것이다.

MS는 공식적으로 스페이스X와 협력하는 것 외에도, 프로젝트명 O3b라는 이름으로 지구에서 훨씬 더 멀리 떨어진 대규모의 인공위성의 네트워크를 별도로 운영하는 룩셈부르크의 SES와도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 경영진은 예상 투자 규모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이 계획이 인공지능을 활용해,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각국의 우주 안보 확보 계획들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계 모든 곳에 인터넷 연결을 제공하기 위한, 수천 개의 초고속 인터넷 위성으로 구성된 스타링크(Starlink)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는 스페이스X는,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자연스러운 파트너가 될 수 밖에 없다. 스페이스X와 경쟁하는 로켓 회사 블루 오리진(Blue Origin)을 소유하고 있는 제프 베조스가 자체 저궤도 위성 함대 운영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스페이스 X 뿐 아니라 이전에도 아마존의 경쟁업체들과 협력한 적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년 전에 월마트와 클라우드 컴퓨팅 계약을 체결했다. 또 올해에는 페덱스와도 제휴를 맺었다. 이들 모두 각각 다른 분야에서 아마존과 경쟁하고 있는 회사들이다. 아마존은 몇 달 전 아마존닷컴에 입점한 업체들에게 페덱스 서비스 이용을 금지시킨 적이 있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우주 진출은, 미국 국방부가 통신, 감시 및 기타 목적을 위해 한 작은 소형 우주선 함대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을 수립하면서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했다. 미국 국방부 관리는 우주에서의 잠재적인 적대 행위로부터 미국을 보호하기 위해 더 작고, 가볍고, 기동성이 뛰어난 위성이 필수적이라고 말한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톱 킨 부사장은 "우리는 정부의 국방 사업에 특별히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 말했다.

“국방부의 우주 계획은 진출 노력은 군대에 상업적 기술과 혁신을 접목할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입니다.”

스페이스X는 최근, 차세대 미사일 경고 위성 시범 계약을 따냈는데, 업계 관계자들은 이것이 궁극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이 분야에 진출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국가안보 체제도 클라우드 사용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제타이(JEDI) 프로젝트로 불리는 미 국방부와의 100억 달러 클라우드 컴퓨팅 계약에서 아마존을 제치고 낙찰에 성공했다. 이후 아마존은 이 결정에 이의를 제기했고, 미 연방청구법원은 아마존이 제기한 사업 일시 중단 가처분신청을 인용하는 바람에 10개월 동안 계약은 지연됐다. 결국 미 국방부는 지난 9월 초에 “JEDI 클라우드 입찰에 대한 종합적인 재평가를 마쳤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제안이 정부에게 최고의 가치를 계속 보여주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계약 체결을 발표했다.

올해에는 미 중앙정보국(CIA)이 유사한 클라우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인데, 이 역시 AWS와 MS 간에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