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베트남 응우옌 쑤언 푹 국무총리가 이재용 삼성전자(005930)부회장에게 베트남에 반도체 공장을 지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은 “더 노력해서 베트남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긍정적인 답변을 전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13일 네덜란드 ASML 출장에 이어 지난 19일에는 베트남 출장길에 올랐다. 이 부회장의 현지 방문 일정에는 응우옌 쑤언 푹 국무총리와의 면담이 잡혀있었다.
21일 베트남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20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 총리관저를 방문해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약 1시간 동안 면담하고 양 측의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응우옌 총리는 이 부회장에게 “(베트남에)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을 지어 달라”면서 투자를 요청했다. 베트남 언론들에 따르면 응우옌 총리는 “삼성이 반도체 공장을 지으면 현재 삼성이 베트남에서 운영하고 있는 전기·전자산업과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이 부회장에게 말했다.
이에 대해 이재용 부회장은 “단순히 제조 영역뿐만 아니라 삼성이 추진하고 있는 연구·개발 분야 투자와 더불어 베트남 기업들과도 협력할 수 있는 체계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라면서 “삼성의 호치민 법인에서 투자 확장에 대한 필요성을 검토하겠다”라고 답했다. 덧붙여 이 부회장은 “삼성이 앞으로 더 노력해서 베트남 법인의 경영과 투자 활동을 잘 이어나가겠다”라고 말했다.
현재 삼성은 자사의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디스플레이 관련 사업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베트남 방문에서 이 부회장이 언급한 현지 추가 투자는 내년 초 쯤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현재 삼성은 베트남 현지에 삼성전자 휴대전화 공장, TV·가전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그 외로는 삼성전기와 삼성SDI의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 전지팩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삼성전자 모바일 연구개발 센터가 현지에서 착공을 시작했다.
삼성은 베트남 현지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기업이다. 지난 10년 동안 삼성은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해외 기업들 중에서 가장 큰 규모의 투자와 고용 성과를 냈다. 이에 베트남은 정부의 주도로 삼성의 현지 투자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