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플로이 PO 3인. (사진 왼쪽부터) 정윤조·함윤제·임미연. 사진=임형택 이코노믹리뷰 기자.
뉴플로이 PO 3인. (사진 왼쪽부터) 정윤조·함윤제·임미연. 사진=임형택 이코노믹리뷰 기자.

[이코노믹리뷰=전지현 기자] ‘차세대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비상장 기업)’으로 떠오른 뉴플로이(Newploy, 대표 김진용)는 비대면 시대 속 근로 데이터 기반 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혜성같이 등장한 6년차 스타트업이다.

출퇴근 관리를 비롯한 인사·급여 지급 과정 전체를 자동화해 근로영역 내 무에서 유를 창조한 이 회사는 ‘미니CEO’라 불리는 PO(Product Owner)들도 모두 여성으로 채우는 과감한 도전을 펼쳤다. 그것도 20대 후반부터 30대 중반의 소위 ‘영(Young)클럽’들이다. 의욕이나 자세가 있는 사람에겐 경력과 나이 상관없이 충분한 기회를 준다는 뉴플로이만의 ‘실험 정신’이 깃든 결과다.

‘차세대 유니콘’ 기업의 과감한 ‘실험 정신’, 내부에서도 ‘한창’

“맡은 서비스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있다보니 개발 관련 공부를 많이 해야 합니다. 주말·연휴 할 것 없이 읽을 책이 많고 참고할 강의들도 수두룩하죠. 경제, 정치, 문화 등 다양한 지식이 있어야 서비스 개발을 발전시킬 수 있어 다양한 공부도 병행해야 합니다. 퇴근은 하죠. 하지만 당일에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PO 6개월차에 돌입한 ‘영 리더’ 3인방 정윤조(28)·함윤제(34)·임미연(31) 씨가 공통적으로 전한 말이다. 이들은 같은 날 동시에 단 3명뿐인 뉴플로이 PO 자리를 꿰찼다. 모두 디자인 전공자들로, 경험이 많은 남성 개발자들의 직군이라 여겼던 불변한 편견을 깬 ‘젠더·리그 타파’ 주인공이다. ‘까르르’ 웃는 모습이 영락없는 MZ세대를 대변한다. 책임에 비해 다소 나이가 어려 보일지는 몰라도 직무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날카로운 눈빛으로 전문성을 드러냈다.

PO란 기획부터 디자인, 개발, 출시, 마케팅 분석까지 서비스와 관련한 모든 영역을 관여하고 책임지는 사람을 일컫는다. 제품(상품이나 서비스 등) 출시와 운영, 유지보수 등에 관한 총책임자이기 때문에 ‘미니 CEO’라 불리기도 한다.

특히 정 PO는 총 13명으로 구성된 팀 내에서도 나이·경력으로 막내다. 그러나 뉴플로이 대표 서비스인 직원 출퇴근 관리 및 급여계산 서비스 ‘알밤’과 급여 아웃소싱 서비스 ‘뉴플로이’를 이끌고 있다. 그는 “디자인과 기능적 요소를 따로 떼어 놓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디자인을 하면서 기획도 맡게 됐고, PO까지 이어졌다”며 “기본 베이스가 디자인이다보니 개발적 이슈들의 흐름을 읽기 어려워 수시로 인터넷 강의를 통해 자기계발을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플로이 PO 3인. (사진 왼쪽부터) 정윤조(28)·함윤제(34)·임미연(31). 사진=임형택 이코노믹리뷰 기자.
뉴플로이 PO 3인. (사진 왼쪽부터) 임미연, 정윤조, 함윤제. 사진=임형택 이코노믹리뷰 기자.

개발 용어를 이해하지 못할 경우 서비스를 비롯한 팀 컨트롤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이미 충분히 커져버린 서비스 뉴플로이의 문제 발생 시, 기존 틀을 유지하면서 변경도 결정하는 책무을 지고 있다.

정PO는 “보통 PO는 여러 프로젝트를 수차례 경험하고, 한 분야 노하우가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흐름에 대한 파악이 완료됐을 때 맡는다”면서도 “궁극적으로 뉴플로이 서비스가 회사 내 모든 서비스를 통합하는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해나갈지 등을 고민하기 위한 개발공부에 노력을 아끼지 않는 중”이라고 말했다.

터치 한번으로 출·퇴근 체크, 新근로 데이터 서비스 창출

지난 2015년 1월 설립된 뉴플로이는 사명에 담긴 의미처럼 ‘자기주도적 마인드로 일하는 새로운(New) 유형의 근로자(Employer&Employee)’를 목표로, 40명 직원이 모여 급여 방식 개선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기업이다. 대표 서비스로 ▲모바일 출퇴근 관리 서비스 ‘알밤’ ▲고정 지출비 관리 서비스 ‘알밤 페이데이’ ▲급여 아웃소싱 서비스 ‘뉴플로이’가 있다.

뉴플로이 모태 서비스 ‘알밤’은 2014년 9월 국내 최초로 근거리 무선통신 비콘(Beacon)을 이용해 어플리케이션(이하 앱)으로 출퇴근 시간을 기록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일례로 직원이 알밤 전용 기기(비콘)가 설치된 사업장 내에서 알밤 직원용 앱을 켜면 터치 한번으로 출근과 퇴근을 체크할 수 있다. 직원들 출퇴근 정보는 실시간으로 관리자 앱으로 전송, 수집된 근무기록을 바탕으로 각종 수당과 4대 보험료, 원천세 등을 계산해 최종 급여를 보여준다.

뉴플로이 알밤 페이데이. 뉴플로이는 지난 9월 고정 지출비 관리 애플리케이션 '알밤 페이데이'를 출시했다. 출처=뉴플로이.
뉴플로이 알밤 페이데이. 뉴플로이는 지난 9월 고정 지출비 관리 애플리케이션 '알밤 페이데이'를 출시했다. 출처=뉴플로이.

알밤은 이 같은 아이디어로 창업 오디션 TV프로그램 ‘황금의 펜타곤 시즌2’ 본선 진출과 KDB산업은행 주최 ‘스타트업 데모데이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해 사업성과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국내 대표 통합 인사관리 테크 SaaS 기업으로 성장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뉴플로이는 본엔젤스, 캡스톤파트너스, 베이스인베스트먼트, 코오롱인베스트먼트, 두나무앤파트너스 등으로부터 투자금 95억원을 유치하는데 성공한다.

알밤은 9월 기준 13만여 사업장에서 지급한 누적급여액이 6000억원을 돌파하며 최근 2년새 5배 폭풍 성장했다. 지난 9월에는 급여이체와 세금 신고, 납부, 급여명세서 발급, 연말정산 등을 처리하는 급여 관련 플랫폼 ‘뉴플로이’도 개발했다. 간단한 설정만으로 다양한 소득유형의 월별 급여처리가 가능하고 연 1회 실시해야 하는 연말정산 업무도 지원하는 중이다.

‘알밤 페이데이’는 매월 고정적으로 돈이 빠져나가는 날의 계좌 잔액을 미리 예측해 현금이 얼마나 부족한지 또는 여유가 있을지 알려주는 서비스다. 임대료, 재료비, 보험료 등 고정 지출비 출금 날짜별 통장 잔액을 예측해 알려줌으로써 혹시 모를 자금 부족 사태에 대비하도록 도와준다. 최근에는 알짜 기업 수시채용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알밤 커넥트’ 개발에도 성공, 취업준비생 및 구직자들의 고충을 해소하고 있다.

‘미니 CEO’가 짊어진 책임의 무게

‘알밤 페이데이’를 담당하는 임PO는 무거운 두 어깨를 가장 먼저 실감했다. 나와 다른 생각,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을 이끄는 리더로서 역할이 어렵다는 말로 앞선 경험의 무게를 실감케 했다. 임PO는 지난 5월 ‘알밤 페이데이’ 론칭 직전, 처음으로 되돌려야하는 뼈아픈 과오를 겪었다.

이로 인해 ‘알밤 페이데이’ 론칭은 8월로 미뤄졌었다. 초기 방향이 살짝 어긋났을 뿐이었는데, 결과물이 의도와 전혀 다르게 나왔고 결국 처음으로 돌아가야 했다. 팀내 7명의 인력이 새벽 3시까지 일하며 투자한 시간과 개발 자체를 허공으로 날려보낸 순간이었다.

임PO는 “핀테크가 처음하는 영역이라 생소했고 내부에서 팁을 줄 수 있는 사람도 전무했다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나의 작은 실수로 모든 이들이 피해를 봤다”며 “죄책감으로 힘들었고, 역할에 대한 책임을 막중하게 느낀 사례”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 때문인지 임PO는 팀원에 대한 깊은 배려가 엿보였다. 그는 “프로젝트가 장기화 되면 체력적·정신적으로 멤버들이 지치기 마련”이라며 “그럴 때 에너지를 주고 보듬어 줄 수 있는 도량을 넓히려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뉴플로이 PO 3인. (사진 왼쪽부터) 임미연, 함윤제, 정윤조. 사진=임형택 이코노믹리뷰 기자.
뉴플로이 PO 3인. (사진 왼쪽부터) 임미연, 함윤제, 정윤조. 사진=임형택 이코노믹리뷰 기자.

함PO는 뉴플로이 내 ‘베테랑급’ 직원들로만 구성된 ‘알밤 커넥트’를 이끌고 있다. 지난달 초 론칭한 이 서비스 개발에만 5개월여가 소요됐다. 기획단계부터 참여했다는 그는 코로나19로 공채 개념이 사라진 채용 트렌드를 밀접하게 다루는데다 뉴플로이 내 첫 B2C 영역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책임감을 느끼는 중이다.

테스트 단계에서 선보인 페이스북 팔로워는 5200여명. 함PO는 “기술적 용어를 정확하게 푸쉬알림을 보내려면 시간, 내용, 대상, 더 멀리는 지역 등까지 정확하게 설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엉뚱한 유저에게 가거나 결과가 다를 수 있어 앱을 지우게 된다”며 “고치고 뜯어봐야 하는 험난한 과정을 항상 겪어야 한다”는 말로 직업의 세계를 설명했다.

하지만 함PO는 이 직무가 젊은 여성들에게 적합하다는 견해를 전했다. 그는 “채용 서비스와는 확연히 달라야하기 때문에 캐주얼하면서 ‘b급 감성’이 담긴 젊은 문구 사용 등 여성의 꼼꼼함과 순발력이 필요한 상황이 많다”며 “실제 조금씩 문구들을 바꾸자 도달률이 달랐다. 가장 크게 신경쓰는 부분”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PO를 ‘심부름꾼’이라고도 표현한다. 단순 서비스 개발을 넘어 세심한 관심과 배울 수 있는 욕심이 있다면 도전해볼 수 있는 매력적인 직업”이라면서도 “우리 서비스에 국한되지 않고 다른 영역을 넘어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둔다면 과제 수행의 인사이트가 나오기에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고 했다.

3인방의 유리천장 깨기 도전은 오늘도 지속되고 있다. 꿈을 물으니 모두 서비스 개발 계획 답변만 돌아왔기 때문이다. 함PO는 “향후 연봉만큼이나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하게 여기고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문화를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개인 맞춤식 채용정보 제공 서비스로 발전할 계획”이라고 말했고, 임PO는 “사용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판단했으니 어떤 방식으로 앱의 장점을 도출할지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게 나의 고민이자 풀어야할 숙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