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진에어
출처=진에어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진에어(272450)가 유상증자를 목전에 두고 돌파구 찾기에 한창이다. 적극적으로 국내선 확보에 나서는 가하면 저비용항공사(LCC) 가운데 최초로 항공 화물 시장에도 출사표를 냈다. 시장에서는 진에어가 코로나19 이후 업계 1위까지 도약 할 수 있지 않겠냐는 조심스러운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진에어, 유상증자 흥행 ‘청신호’
 
20일 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오는 26일부터 10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26일부터 27일까지는 구주주와 우리사주조합을 상대로 청약을 받고, 29일부터 30일까지는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미달 물량에 대한 청약을 받는다. 신주 1500만주를 주당 7000원에 발행할 계획으로,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이뤄진다.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진에어의 전체 발행 주식은 기존 3000만주에서 4500만주로 늘어난다. 진에어는 당초 1092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이었지만 주가 하락으로 1차 발행가액이 낮아지면서 조달 자금은 1050억원으로 소폭 축소됐다. 신주 상장은 다음달 16일로 예정돼 있다. 

진에어는 유상증자로 마련한 1050억원을 리스료와 유류비, 정비비 등을 지급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고정비로 매달 200억원 안팎의 비용을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시장에서는 지주사 한진칼이 참여하는 만큼 진에어의 유상증자 흥행을 사실상 확실시하는 분위기다. 한진칼은 앞서 지난 8월 진에어 유상증자에 참여해 배정받은 물량 100%에 해당하는 736만9009주를 취득하기로 했다고 공시한바 있다. 모집가액인 주당 7280원을 기준으로, 536억원 규모다. 코로나19로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된 신주물량 20%(300만주)에 대한 청약 미달 우려가 있지만 기관이나 일반투자자가 충분히 소화할 것이라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대한항공의 자매회사라는 점, LCC 유일 중대형기(B777-200ER) 보유, 장거리 노선 보유 등 진에어가 갖춘 독보적인 경쟁력도 유상증자 흥행요소로 꼽힌다. 진에어는 이 같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LCC업계 최초로 항공 화물을 운송하는 등 돌파구 찾기에 나서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현재의 상황만 잘 버틸 경우 주가 반등이 확실해 투자처로서의 매력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상증자로 진에어가 자본확충에 성공하는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버틸 체력은 충분할 것으로 점쳐진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진에어의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약 1300억원이다. 유상증자 성공시 대략 2400억원의 자금이 모아지는데, 상반기 기준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1067억원을 제하더라도 1300억원 이상이 남는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 부채비율도 592%에서 261%로 하락하고, 차입금의존도 또한 71.3%에서 60.2%로 떨어진다. 

유동성 확보 ‘관건’… “버티면 업계1위 도약 가능할 수도 ”

다만 진에어가 이번 유상증자에 성공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유동성 확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우선 해결되지 않는 코로나19가 가장 큰 문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2024년은 돼야 글로벌 항공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아울러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갈수록 심해지는 국내선 출혈 경쟁 또한 고민이다. 진에어는 코로나19 이후 공격적인 국내선 확장으로 현재 15개의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국내 항공사들 중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가장 최근 신규 취항한 ▲군산∼제주 ▲원주∼제주 노선을 포함해 ▲김포∼제주 ▲부산∼제주 ▲청주∼제주 ▲대구∼제주 ▲포항∼제주 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송 승객수는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에 크게 앞서지 못하고 있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진에어의 국내·국제선 수송 승객수는 30만1472명에 그쳤다. 제주항공 31만9356명, 티웨이항공 31만4426명에 이은 3위다.

앞서 지난 8월에는 진에어가 56만2932명을 수송해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한 달 새 분위기는 반전됐다. 격차가 유의미하게 큰 수치는 아니지만 공급량에 비하면 수송 승객수가 많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울러 LCC로서 화물 영업에 나섰다는 점은 고무적이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수익성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티웨이항공도 11월부터 본격 항공 화물 영업에 나설 것이라 발표한 바 있으며, 제주항공도 구체화하지는 않았지만 화물 운송을 검토한 바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 유동성 부족이 큰 일부 항공사들은 결국 기단 규모 축소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진에어가 코로나19 위기만 잘 버텨낸다면 향후 여객 수요가 회복시 가장 수혜를 누릴 것으로 본다. 업계 1위로 도약할 수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