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두산인프라코어가 한국 시장에 출시한 DX800LC 모델.  출처=두산인프라코어
최근 두산인프라코어가 한국 시장에 출시한 DX800LC 모델. 출처=두산인프라코어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두산인프라코어(042670)의 3분기 실적에 시장의 시선이 쏠린다. 매각을 추진 중인만큼 몸값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두산인프라코어, 주가 고공행진… 매각 흥행 기대·중국 시장 호조 영향

19일 두산인프라코어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39%(200원) 오른 857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28일 현대중공업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예비입찰 참여의사를 밝힌 당시 장중 1만550원까지 치솟았던 때와 비교하면 18.8% 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그렇다고 해도 최근 1년간 주가 추이를 보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두산인프라코어 주가는 올 3월 2500원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매각 이슈 등이 불거지면서 최근에는 800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따라 19일 기준 두산인프라코어의 시가총액은 1조8277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매각 흥행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중국 시장 호조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재무개선안 이행계획에 따라 두산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1%에 대한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달 초 예비입찰이 끝나 현재는 현대중공업-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MBK파트너스,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 유진그룹, 이스트브릿지가 인수적격후보로 선정됐다. 이들은 지난 12일부터 예비실사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예비실사는 약 4주간 진행되며, 11월 초쯤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예정이다.

애당초 인프라코어 입찰은 흥행이 어려울 것이란 게 시장의 지배적 반응이었다. 최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회사 DICC의 우발부채 때문이었다. 하지만 두산그룹이 소송 관련 채무를 책임지겠다고 밝히면서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전은 달아올랐다.

중국 시장 호황도 두산인프라코어의 주가 부양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은 코로나19 이후 성장률 회복을 위한 인프라 투자와 홍수 피해에 따른 복구 수요가 맞물리면서 건설 기계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실제 지난달 중국 전체 굴삭기 판매량은 2만2598대로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했다. 역대 9월 판매량이 2만대를 넘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성수기로 불리는 3~5월 성수기 판매량 수준이다. 이에 힘입어 1~9월 누적 굴삭기 판매량도 21만2820대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5%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경우 연말까지 중국 굴삭기 판매량이 30만4000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가운데 두산인프라코어도 9월 1551대의 굴삭기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한 판매율을 올렸다. 중국은 두산인프라코어 매출의 평균 40%를 차지하는 주요 시장이다. 

3분기 실적 ‘글쎄’… 매각 변수 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3분기 두산인프라코어의 실적을 마냥 긍정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매각 흥행에 변수가 될 수가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예상한 두산인프라코어의 3분기 연결기준 실적을 보면 매출액 1조8802억원, 영업이익 1319억원이다. 직전분기 매출액 1조9757억원, 영업이익은 1543억원과 비교할 경우 소폭 하락한 수준이며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영입익이 14.7% 감소한 수준이다. 

인프라코어의 중국 외 지역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점쳐져서다. 증권가에서는 인도와 유럽 기타 신흥국 매출은 4분기부터 천천히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인프라코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분기에도 북미·유럽 및 한국·신흥국에서는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2분기 두산인프라코어의 건설기계 부문 매출 중 한국과 신흥국 매출은 22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2% 줄었다. 같은 기간 북미와 유럽 매출도 1811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3.7% 감소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3분기에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한 코로나19로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고 수요가 위축되면서 엔진 부문의 사업 부진도 점쳐진다. 

두산인프라코어의 핵심 자회사로 실적을 견인중인 두산밥캣(241560)의 경우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 전망치는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매각 대상에서 제외되는 만큼 인프라코어 몸값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가 매물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조금이라도 더 높은 금액을 받고 싶겠지만 반대쪽에선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당장의 실적을 상쇄하고 가격을 낮추고 싶을 것”이라며 “항공업계 사례를 봐도 오랜 시간을 끄는 게 매각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기에 적절한 선에서 빠른 결정을 짓는게 차라리 더 나은 선택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