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세르지오 호샤(Sergio Rocha) 사장이 부평 본사에서 개최된 기자 간담회에서 미래에 선보일 차량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경·소형차 시장에만 집중하던 한국GM이 럭셔리브랜드 캐딜락과 함께 시장지배력 강화에 나섰다. 수익성을 높여 다가오는 10년을 준비하겠다는 포석이다. 단순 하청공장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글로벌GM의 경소형차 생산기지라는 것이다. 투자를 통해 앞서가는 자동차 브랜드로 탈바꿈 하게될 한국GM의 미래가 궁금해진다.'

한국GM이 매년 1조원이상의 투자를 통해 차세대 신제품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의 미래성장전략을 발표했다. 한국GM 세르지오 호샤(Sergio Rocha) 사장은 지난 25일 부평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GM은 2002년 출범 이후 GM과 쉐보레 브랜드의 글로벌 성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주도해왔으며, 신제품 개발과 연구개발 시설 등에 대한 투자 확대는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한 차원 더 높은 쉐보레의 가치를 전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르지오 호샤 사장은 “한국GM은 GM의 글로벌 경차 및 소형차 개발 본부로서의 역할을 바탕으로 향후 신차 개발 역량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한국GM은 차세대 신제품 개발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는 한편, 2013년 상반기 글로벌 소형 SUV 트랙스의 국내 판매를 시작으로 향후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 수준의 수익성을 갖춘 완성차 메이커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경소형 모델은 물론 수익성 높은 럭셔리 모델까지 아울러 다음 10년을 준비하겠다는 미래 성장 전략이다.

호샤 사장은 “한국GM은 단순한 하청 공장이 아니다. 앞으로 매년 1조원 이상 투자해 생산은 물론 개발 능력도 강화할 것이다”라며 “1조원 투자는 주로 차세대 신제품을 비롯해 엔진동력전달장치(파워트레인), 친환경차량, 첨단 디자인 개발 등에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런 투자를 계속 이어간다면 10년 뒤인 2022년에 한국GM은 폭발적인 성과를 내는 회사가 될 것”이라며 “‘매년 1조원’이란 투자 규모는 이런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적정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스파크전기차·트랙스로 글로벌공략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신차 출시 계획도 내놨다. 그는 “순수 배터리 전기차인 ‘스파크 전기차’를 경남 창원공장에서 생산해 2013년부터 한국시장에서 판매하고 이를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도 수출하겠다”며 “차세대 전기차를 우리가 주도적으로 개발해 수출한다는 것은 GM 전체의 미래 전략에서 한국GM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걸 입증하는 사례”라고 역설했다.

한국GM 트랙스

스파크 전기차는 미국 GM본사와 한국GM이 공동 개발했다. 순수 배터리 전기차인 스파크 전기차는 창원공장에서 생산한다.내년부터 국내시장에 판매하고,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도 수출할 계획이다. 스파크 전기차는 GM의 앞선 전기차 기술력을 기반으로 개발됐으며, 최대 모터 출력은 85kW(114마력)이다. 이 외 추가적인 제원 및 판매가격 등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호샤 사장은 이어 “한국GM이 만든 스파크와 아베오·크루즈 등 준중형 이하급 차량의 성공을 글로벌 본사에서도 눈여겨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GM은 스파크 전기차 외에 내년 상반기에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트랙스를 국내에서 판매한 뒤 수출하기로 했다. 호샤 사장은 “현재 전 세계에서 팔리는 쉐보레 브랜드 판매량의 40%를 한국GM이 공급할 만큼 GM과 쉐보레 브랜드의 글로벌 성장에 핵심 역할을 다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한국GM은 GM의 경차·소형차 개발 본부로서 역할을 강화해갈 것”이라고 했다.

한국GM은 최근 연비와 주행 성능을 대폭 강화한 차세대 6단 자동변속기를 선보인 데 이어 우수한 성능의 새로운 친환경 파워트레인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한국GM은 친환경설비업체인 KC코트렐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창원공장의 지붕 공간 활용도 추진한다. 태양광 발전 설비를 구축해 친환경 생산설비구축과 청정에너지 생산에도 힘써 나갈 계획이다.

세르지오 호샤 사장은 “경차의 실용성과 전기차의 친환경성을 접목한 스파크 전기차는 GM이 한국에 소개하는 첫 순수 전기차이며, 이 차량의 국내 생산과 판매는 한국GM이 글로벌 GM의 미래 자동차 전략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사례”라고 밝혔다.

“쉐보레와 캐딜락으로 성공할 터”
호샤 사장은 “향후 10년간 한국GM의 성장 전략을 책임질 두 개의 브랜드는 쉐보레와 캐딜락”이라며 “한국GM은 그동안 글로벌 GM 경소형 연구·생산 중심으로서 쉐보레 브랜드를 통해 경소형 모델 개발에 주력했는데 이제 럭셔리 브랜드 캐딜락 까지 아우르며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그는 “한국GM은 2013년을 기점으로 쉐보레와 캐딜락의 동반성장을 모색할 것”이라며 “특히 캐딜락을 통해서는 GM의 럭셔리 가치와 기술력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GM 캐딜락 ATS

쉐보레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랙스와 캐딜락 준중형 모델 ATS는 이 같은 전략을 가동할 첫 번째 모델이다. 한국GM은 트랙스를 내년 초 국내시장에 출시하는 한편 ATS는 올해 말 내년 초 국내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이를 통해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된 낮은 수익성 문제도 점차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캐딜락의 국내 인지도를 넓히고 제품 포트폴리오와 유통망을 강화해 수익성 높은 럭셔리 차종 판매를 늘리고 말리부 등 쉐보레 중형급 모델의 제품 성능도 개선해 전반적인 수익성을 올리겠다는 복안이다.

투자 확대해 디자인·제품 역량 강화
한국GM은 디자인과 제품 개발 시설에 대한 투자 확대를 통해 장기 성장의 필수 요건인 차량 개발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국GM은 부평 본사에 위치하고 있는 디자인센터를 모델링 스튜디오와 품평장, 디자인 스튜디오 시설을 포함, 기존의 2배 이상의 규모로 확장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새롭게 확장될 디자인센터는 GM의 친환경 디자인 원칙에 따라 고에너지 효율를 낼수 있는 재활용 자재를 활용, 시공돼 2013년 말 새롭게 문을 열 예정이다. 글로벌GM내 세번째 규모로 디자인센터를 확충한다.

세르지오 호샤 사장은 “한국GM은 글로벌 GM 디자인의 산실 역할을 하고 있다”며, “확장되는 디자인센터는 전 세계 고객을 흥분시킬 신차를 디자인함으로써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회사가 한발 더 앞서나가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제품 성능의 핵심인 파워트레인 부문에 대한 연구개발과 친환경 차량 및 설비, 첨단 디자인 및 차량개발 시설 투자를 중점적으로 늘릴 예정이다. 파워트레인 부문에서는 직분사 기술과 터보 기술을 통한 엔진 다운사이징(엔진 크기를 줄이는 대신 출력과 연비는 높이는 기술)을 추진해 연비에 중점을 둔 다양한 엔진 라인업을 확충할 계획이다.

한국GM은 인천시 서구 소재 청라 프루빙그라운드(주행시험장)의 신차 개발 역량을 확장한다. 한국GM은 향후 준공될 테스트 시설을 통해 보다 다양한 환경 속에서 종합적인 차량 안전성을 한층 더 배가시킬 수 있게 된다. 이처럼 디자인과 차량개발 시설에 대한 투자 확대는 GM의 경·소형차 개발 본부로서 쉐보레 스파크, 아베오, 크루즈, 올란도 등 글로벌 GM의 연이은 히트작을 디자인하고 개발한 한국GM의 차량 디자인과 개발 능력이 GM그룹 내에서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말했다.

조윤성 기자 korea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