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요즘 시대를 위기의 시대, 난세(亂世)에 비유한다. 특히 요즘과 같은 불황기에는 기업들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 실제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다. 워낙 경제 환경이 척박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남을 밟고 살아남아야겠다는 의지가 다른 어떤 때보다 충만할 때인 것이다. 싸워 이기는 지혜가 절실한 때다. 전투상황이니, 병가가 답이다.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인류가 문자를 사용한 이후 21세기 현재에 이르기까지 5000여년 동안 가록으로 남아 있는 전쟁횟수를 모두 합하면 총 1만4531회에 이른다고 한다. 한해 평균 2.6회의 전쟁이 벌어졌던 셈이다.

역사적으로 난세하면 떠오르는 나라는 중국이다. 이 나라가 가장 어지러웠던 때로 꼽히는 춘추시대엔 1211회, 전국시대엔 468회의 전쟁이 각각 일어났다. 이 시기 전쟁은 끊임없이 벌어져 주나라가 낙양으로 천도하는 기원전 770년부터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하는 기원전 221년까지 매년 평균 3회의 전쟁이 터졌다. 수많은 전쟁을 겪으며 당시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적을 이기고 천하를 얻을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무경십서>는 그렇게 오랫동안 고민해온 사람들의 지혜가 쌓여 만들어진 책이다.

당초 중국에선 7가지 병법서가 널리 읽혀왔다. ‘무경칠서’라는 용어는 11세기 말 북송의 원풍 연간에 기존 병서를 무학(武學)으로 정리해 무과 시험과목으로 채택한데서 비롯됐다. 중국에선 무인을 선발하기 위한 무거 제도가 당나라 때부터 내려왔다. 무거 제도를 만든 사람은 측천무후였는데 송나라 시대에 들면서 무경(武經)에 관한 시험이 덧붙여지면서 역대병서인 손자병법, 오자병법, 사마법, 울료자, 당리문대, 육도, 삼략 등 7가지를 채택했다.

그렇다면 <무경십서>는 어떻게 탄생한 것일까. 저자는 “우리도 역대 병서에 나오는 지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독자적인 상사도를 만들어 낼 필요가 있다”며 “오랫동안 무경칠서와 동일한 대접을 받은 장원, 삼십육계, 손빈병법을 포함했다”고 말했다.
중국 내 일부 전문가들은 기존 무경칠서에 제갈량의 ‘장원’을 포함해 명태조 주원장의 책사 유기의 ‘백전기법’과 명대 중기 하수법이 쓴 ‘투필부담’을 ‘무경십서’에 포함시키기도 하지만 말이다.

어찌됐든 ‘무경십서’라 불리는 무경(武經)들은 하나같이 “장수가 용법을 잘못해서 전쟁에서 패하면 나라의 존망이 엇갈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를 지금 시대에 적용해보면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이 경영에 실패해 시장에서 퇴출되면 해당기업은 물론 수많은 관련 업체 종사자가 일거에 거리로 몰릴 수 있다는 이야기로 풀이될 수 있다. 싸움은 무턱대고 뛰쳐나간다고 해서 이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름대로 착실히 준비해야 성공을 할 수 있다. ‘무경십서’가 역설하고 있는 것도 이와 같다. 철저한 준비와 치밀한 계산 아래 이기는 싸움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소한 지지 않은 싸움을 하기 위해선 지략이 필요하다. 오랫동안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각 국가의 정치가들이나 지도자들이 무경(武經)에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동양의 역대 고전에서 지략을 찾아내는 것은 금맥을 찾는 것에 비유할 만하다. 곁에 두고 거듭 읽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무경십서>는 절망적인 사지에서 탈출하는 방안을 포함해 다양한 유형의 위기국면 타개책이 실려 있다.

전국 특산물 어디어디 숨었나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들 한다. 그렇게 2번 강산이 변하면 20년이 흐른 셈인데 과연 원래대로 고스란히 제 모습을 지키는 게 얼마나 될까. 저자는 20여 년 전 잡지사에 근무하며 약 6년간 연재했던 전국 ‘특산물 기행’의 취재수첩을 꺼냈다. 잇고 고치기를 반복해서 한 권의 책으로 다시 엮었다.

저자는 특산물에 대해 “한국의 자연과 한국인의 정신에서만 성장하고 완성될 수 있었던 절대적인 원형질”이라고 말한다. 두 번이나 강산이 변해도 여전히 우리나라의 역사와 정신을 대변하는 특산물을 이야기하며 그는 한민족의 문화사를 이끌어온 오리지널리티의 진정한 힘을 재발견했다고 한다. 이 책은 인간문화재가 빚어내는 한국의 전통공예품부터 생활 속에 함께 발효된 한국의 맛, 우리 땅과 바다가 길러낸 지방 특산물 등 총 60여 가지의 특산물 이야기를 흥미롭게 펼쳐내고 있다.

그 중에서 담양 죽산물, 한산 모시, 안동 하회탈, 전주 합죽선과 태극선, 광주 진다리붓, 원주 나전칠기 등은 말 그대로 한 땀 한 땀 장인의 손길로 완성된 것들이다. 이는 곧 사람의 기록이기도 하다. 저자는 취재를 하며 과거 취재원들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그중엔 뒤늦게 중요 무형문화재로 인정받은 이도 있고 2, 3대가 대를 이어 가업으로 이어가는 경우도 있었지만 아쉽게도 장인이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명맥이 끊긴 경우도 있었다.

저자는 장류와 젓갈, 전통술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들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지금까지 그 맛을 이어오고 있는지도 소개한다. 지금도 옛 방식 그대로 오래된 부뚜막 옆에서 한 방울 한 방울씩 증류하는 방식으로 생산하는 홍주 이야기와 그것을 만드는 허화자 할머니 이야기가 감동을 준다. 그 외에도 부안죽염, 간월도 어리굴젓, 순창 고추장, 강릉 초당두부, 돌산 갓김치 등이 어떤 사연으로 지역 전통품이 됐는지도 소개한다.

마지막으론 우리에게 익숙한 지역 농수산품 이야기를 다룬다. 금산 인삼, 양양 송이버섯, 양양 연어 등 자연 환경은 변해도 특산물의 맛과 품질만은 변함없이 지켜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준다.

홍명보의 미라클
국영호·전광열 지음, 자음과 모음 펴냄

홍명보에겐 아주 특별한 힘이 있다. 모든 선수들이 홍명보를 감독으로 느끼기 전에 마음의 진정한 멘토로 품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지시와 훈련을 기계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함께 하며 움직였다. 주전 선수보다도 후보 선수들을 더 보살피고 스태프들에 대한 존경과 배려를 아끼지 않는 모습에서 진정한 멘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그의 인간적 면모를 재조명했다.

매직
론다 번 지음, 살림 펴냄

2006년 출간돼 전 세계 3억 부 이상 팔린 <시크릿>이란 책을 기억하는가. 이 책의 저자 론다 번이 6년 만에 새롭게 돌아왔다. 매직은 <시크릿>에서 알려준 비밀을 직접 실천에 옮겨 우리 삶에 마법을 거는 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28가지의 마법의 실천 방법을 찾았다. 감사하는 마음을 지닌 마법의 힘을 통해 돈, 건강, 일, 인간관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

머니힐링
조성목 지음, 행복에너지 펴냄

누구나 돈을 떠나서 살 수 없는 시대, 돈이면 거의 모든 것이 해결되는 사회 속에서 사람들은 돈 없음을 저주하고 원망하며 비관하기 일쑤다. 이 책은 돈과 빚 그리고 잃어버린 꿈에 신음하는 사람들의 회복을 이야기 한다. 금융감독원 국장으로 재직 중인 저자가 사금융의 어두운 속성을 실제사례를 인용하며 경각심을 일깨운다. 돈의 본질과 돈의 가치회복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인문의 바다에 빠져라
최진기 펴냄, 스마트북스 펴냄

고전은 각 분야의 최고 전문서적이다. 웬만한 수준의 책도 배경지식이 약하면 읽기 쉽지 않다. 하물며 한 분야를 깊이 파고든 사람의 생각이 응축돼 있는 고전을 바로 소화하기란 여간해선 어렵다. 그래서 인문에 첫발을 내딛는 사람은 처음부터 고전에 도전했다가 좌절하고 독서마저 외면하는 경우도 많다. 이 책은 플라톤부터 장 보드리야르까지 총 42개의 생각을 정리한 인문학 지도서다.

김은경 기자 kekisa@